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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로 산 에어프라이어에서 낯선 도어 소리가 났어

2026-08-06 20:29:11 조회 9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중고거래로 산 에어프라이어에서 낯선 도어 소리가 났어. 사실 처음엔 기분 탓인 줄 알았어. 택배로 받자마자 테스트한다고 한 번 돌렸는데, 예열 시작하고 나서 손잡이 있는 쪽에서 “딸깍” 하는 소리가 계속 났거든. 분명 내가 만진 적이 없는데, 마치 문이 스스로 조금 열렸다 닫히는 것처럼 들렸어.

나는 단순히 고장이나 부품 유격일 거라고 생각했어. 에어프라이어는 뚜껑이랑 손잡이 쪽에 잠금이 있어서, 내부 온도 올라가면 열림 감지나 잠금이 걸릴 수 있잖아. 그래서 첫 날은 그냥 “참, 중고는 중고구나” 하고 넘어갔지. 그런데 두 번째로 돌렸을 때부터 소리가 규칙적이었어. 10초~20초 간격으로, 아주 짧게, 하지만 분명하게 나.

소리가 나는 타이밍이 이상했어. 팬이 돌아가는 소리나 열풍 소리는 꽤 일정한데, 도어 소리는 그 사이사이에 끼어들어. 그리고 이상하게도 내가 주방에서 가만히 있으면 소리가 더 또렷하게 들렸어. 반대로 설거지하면서 이것저것 움직이면 잘 안 들리더라. 그래서 나는 점점 “내가 듣는 환경이 맞물리는 건가?” 싶어서 신경이 곤두섰어.

그래서 나는 제품 박스에 적힌 판매자 연락처를 찾아 다시 문의했어. “작동 중에 도어에서 딸깍 소리가 나는데 정상인가요?” 이렇게 물어봤지. 근데 답이 좀 뜨뜻미지근했어. 판매자는 “원래 그런 모델이 있어요. 잠금이 자동으로 풀렸다 다시 잠기는 소리일 수 있어요. 사용해보세요.”라고 했거든. 그 말이 맞을 수도 있는데, 나는 “자동으로 풀렸다 다시 잠기는 소리” 치고는 너무 작은데도 날카롭게 들린다고 느꼈어.

그때부터 나는 소리를 녹음해보기 시작했어. 휴대폰을 주방 한쪽에 두고, 타이밍 맞춰서 소리가 나는 순간만 집중해서 들어봤어. 그리고 놀란 건, 도어 소리가 나올 때마다 전원 버튼 근처의 작은 LED가 아주 잠깐 흔들리듯이 꺼졌다 켜지더라. 정확히 몇 초는 아니지만, 딸깍 소리 직전에 아주 미세하게 깜빡였어. 전원은 계속 켜져 있는 상태였는데도, 마치 내부에서 무언가가 재부팅되는 것처럼.

나는 혹시 회로 접촉 문제인가 싶어서 플러그도 뺐다가 다시 꽂았어. 그런데 플러그를 꽂는 순간에도 “딸깍”이 한번 나더라. 그리고 더 소름 돋는 건, 에어프라이어가 예열 중이 아닐 때도 문득 소리가 들릴 때가 있다는 거야. 전원을 켜지 않았는데도, 주방이 조용하면 “딸깍”이 스르륵— 하고 스쳐 지나가듯 들렸어. 전원이 꺼져 있는데도 소리가 나니까, 기계 결함이라기보단 뭔가 ‘상태’가 있는 느낌이었어.

그래서 결국 직접 열어보려고 설명서대로 점검했어. 전원 끄고 식히고, 외부 뚜껑을 조심히 열었는데, 안쪽 트레이나 부품은 멀쩡했어. 그런데 손잡이 쪽 잠금부를 만지는 순간, 진짜로 아주 약한 탄성 같은 게 느껴졌어. 누가 살짝 당겨서 놓은 것처럼, 딱 고정되기 직전의 위치랄까. 그리고 그 탄성을 느낀 직후에, 내 손을 떼기도 전에 다시 “딸깍” 하고 돌아가는 소리가 났어. 내가 만졌기 때문에 기계가 반응한 건가, 아니면 그 전에 이미 움직일 뭔가가 있었던 건가 헷갈렸지.

그날 밤은 잠을 설쳤어. 에어프라이어를 아예 사용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플러그를 빼놓은 상태에서도 주방 쪽에서 가끔 들려. 소리는 정확히 도어가 열렸다 닫힐 때 나는 소리랑 비슷했어. 그런데 내가 문을 열어보면 아무것도 없고, 주변 소리도 아니야. 벽 반대편에서 누가 걸어가는 소리도 없고, 냉장고나 환풍기 소리도 아니고, 딱 에어프라이어 손잡이 쪽에서 울리는 느낌이랄까.

다음 날 아침, 나는 판매자에게 “그럼 잠금부를 교체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다시 물어봤어. 근데 이번엔 답이 더 늦었고, 마지막엔 아예 읽씹이 됐어. 이상하게도 판매자는 처음엔 친절했는데, 소리 관련해서만 연락이 끊겼거든. 그때 생각이 스쳤어. 중고로 올린 글에 “사용감 약간, 작동 잘 됩니다”라고만 적혀 있었지, 도어 소리 같은 건 한 줄도 없었어. 그리고 물건을 받았을 때, 포장 스티커가 아주 조금 찢긴 흔적이 있었거든. 누가 한 번 열어본 흔적처럼.

오늘도 가끔 주방이 조용해지면 그 딸깍 소리가 떠올라. 에어프라이어는 지금도 창고에 넣어놨는데, 나는 이상하게도 그 소리를 ‘내가 겪은’ 소리로만 기억하지 못하겠더라. 마치 누군가 테스트하듯, 누군가 다음 차례를 기다리듯, 도어가 스스로 움직이는 타이밍이 있는 것 같아. 그 소리는 아직도 끝났다고 확신하기가 어려워… 오늘 밤도 조용하면, 또 들릴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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