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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에서 문이 닫히기 전에 누가 내 등을 툭 쳤다

2026-08-08 16:29:11 조회 5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엘리베이터에서 문이 닫히기 전에 누가 내 등을 툭 쳤다. 그냥 “아, 타세요” 같은 느낌일 수도 있는데, 그날만큼은 이상하게 시간이 느리게 늘어지듯 멈추는 느낌이 들었어. 엘리베이터는 7층에서 내려오고 있었고, 나는 복도 끝에서 손잡이를 잡은 상태로 문이 열리는 걸 기다리고 있었다.

문이 열리고 나는 바로 들어갔는데, 그 순간 누군가 내 뒤에서 아주 가볍게 툭— 하고 쳤다. 손바닥도 아니고 손가락 끝으로 살짝 건드린 정도. 그런데 그 “툭”이 이상하게도 내 등뼈를 따라 안쪽으로 파고드는 것 같았고, 동시에 문이 닫히려는 소리도 더 빨리, 더 단단하게 들렸다. 나는 뒤를 돌아볼 틈도 없이 “네, 들어가요?”라고 말하려다가 목구멍이 말라버린 느낌이 들었다.

엘리베이터 안은 조용했고, 버튼은 내가 누르려던 11층만 켜져 있었어. 내 옆에는 사람 그림자 같은 게 보였는데, 정확히 말하면 “있는데 없는” 느낌이었어. 조명 때문에 생기는 실루엣도 아니고, 누가 서 있다가 숨을 들이마신 것처럼 공간이 찌그러진 느낌. 나는 잠깐 웃고 넘기려다가, 문이 완전히 닫히는 걸 보고도 누가 들어왔다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

“혹시 아까 뒤에 계셨어요?” 하고 조심스럽게 말했는데, 대답이 없었어. 엘리베이터가 출발하자 바닥이 아주 미세하게 울렁거렸고, 그 울림이 내 등에서 시작돼서 목 아래로 이어지는 것 같더라. 나는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는데, 잠금화면이 떠야 할 순간에 화면이 한 번 꺼졌다 켜졌어. 분명히 내 손이 화면을 건드린 적이 없는데도.

11층까지 올라가는 동안 나는 계속 뒤를 봤어. 문 쪽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 말고, 내 머리 뒤 공간이 자꾸만 조금씩 달라지는 느낌이 들었거든. 마치 내가 보는 시점이 아니라, 누가 내 시선을 대신 가져다놓고 있는 것 같은… 그런 느낌. 결국 참지 못하고 엘리베이터 천장 쪽을 봤는데, 스피커가 있는 라인에서 아주 희미한 진동이 느껴졌고, 나는 그때야 깨달았어. 아까 “툭” 하고 쳤던 감각이 계속 남아 있다는 걸.

손을 등 뒤로 가져가 보니까 멍도 상처도 없는데, 이상하게 손바닥 감각만 남아 있었어. 손가락으로 살짝 문질렀을 때는 아무것도 안 닿는 것처럼 매끈했는데, 동시에 그 지점만큼은 뜨겁게 타오르는 것처럼 미세하게 열이 올라왔지. 나는 옷깃을 세게 여미고, 혹시 내가 너무 놀란 탓인가 싶어서 심호흡을 했어. 근데 엘리베이터가 11층에 닿았을 때, 문이 열리기 전에 한 번 더— 아주 얇게— “툭” 하고 울리는 소리가 들렸어.

문이 열렸고 복도는 평소처럼 하얗게 밝았어. 나는 서둘러 나가면서도 뒤를 한 번 더 확인했는데, 엘리베이터 안에는 아무도 없었고 버튼판도 그대로였어. 다만 내 등 뒤쪽, 옷깃 안쪽에 젖은 기운이 배어 있는 게 느껴졌어. 비를 맞은 것도 아닌데, 땀도 아닌데, 마치 누가 짧게 숨을 쉬고 지나간 것처럼 따뜻하고 축축한 느낌이 스쳤다 사라졌지.

그날 밤 집에 돌아와서도 계속 그 “툭”의 결이 떠올랐어. 샤워를 하면서 거울을 봤는데, 이상하게 내가 서 있는 각도마다 등 쪽이 조금씩 어긋나 보이는 거야. 멍 같은 건 없는데, 피부 아래의 라인이 미세하게 바뀐 것처럼. 그래서 결국 등 부위를 손으로 조심조심 눌러봤는데, 아무 통증도 없는데도 “누르지 마”라고 경고하는 듯한 불쾌감이 올라왔어. 마치 누군가가 이미 내 몸에 자리를 잡아둔 것처럼.

며칠 뒤, 회사 엘리베이터 앞에서 우연히 경비분이랑 마주쳤는데 그분이 “요즘 엘리베이터가 가끔 이상해요”라고 말하더라. 문이 닫히기 직전에 누가 손을 넣는 경우가 있어서 센서가 헷갈리는 것 같다고 했는데, 나는 웃으면서 “아니요, 전 그런 적 없는데요”라고 했어. 그때 경비분이 고개를 살짝 갸웃하면서 “어떤 날은요… 사람이 없는데도 버튼 쪽이 눌려 있는 것 같아요. 확인해보면요.”

그 말을 듣고 나서, 나는 그때 내 옷깃 안쪽의 축축함이 떠올랐어. 누군가 내 등을 툭 쳤다는 건 내가 느낀 한순간이었는데, 사실 그건 “들어오세요”가 아니라 “그만 돌아서지 마” 같은 종류의 신호였던 건지도 모르겠어. 지금도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기 직전, 내 뒤에서 공기가 살짝 바뀌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 그럴 때마다 나는 본능적으로 뒤를 보지 않으려고 해. 혹시 돌아보는 순간, 이미 늦어버린 누군가의 발자국이 내 쪽으로 옮겨올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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