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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 민족에서 ‘문 앞에 두고 가세요’ 했는데 문자만 남은 썰

2026-08-11 08:14:11 조회 10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배달의 민족에서 ‘문 앞에 두고 가세요’ 했는데 문자만 남은 썰, 진짜 너무 어이가 없어서 아직도 가끔 생각나요.

그날은 비가 좀 오락가락하던 평일 저녁이었어요. 저는 집에 있는데도 손이 덜 움직이게 되는 날이 있잖아요. 특히 현관문까지 나가는 건 귀찮고 젖을까 봐 더 싫고요. 그래서 주문하면서 배송요청에 딱 한 줄 적었습니다. 문 앞에 두고 가세요.

요청은 분명히 남겼는데, 알림은 정말 이상하게 왔어요. 배달 기사님이 오셨다는 알림도 뜨고, 잠깐 후 “배송 완료”라고 나오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현관문 밖으로 나가질 않았는데도요. 일단 문 손잡이만 살짝 잡고 창문으로 바깥을 봤는데, 아무도 없고 비에 젖은 흔적도 없었어요.

그래서 “문 앞에 둔 건가?” 싶어서 문을 열려고 했죠. 근데 열고 보니까 제 앞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박스도 없고, 봉투도 없고, 배달 가방도 없고요. ‘분명 문 앞에 두고 가세요’라고 했는데, 여긴 문 앞이 아닌 다른 데가 있나? 하고 순간 집이 아니라 다른 곳에 주문했나 싶었어요.

그때 딱 문자 하나가 왔습니다. 내용은 대충 이런 느낌이었어요. “문 앞에 두었습니다”라고요. 저는 그 문자 읽고 바로 한 번 더 확인했어요. 혹시 제가 못 본 건가 싶어서 현관 바닥을 훑고, 신발장 쪽, 쓰레기 분리수거함 옆, 엘리베이터 쪽까지 눈으로 쭉 훑었습니다. 그런데 진짜로 없더라고요.

그다음 행동은 보통 사람들이 다 그렇겠죠. 고객센터에 문의하기 전에 기사님께 바로 연락을 했어요. 전화가 왔는지, 안 왔는지 잠깐 뜸이 있었고, 다시 문자를 받았습니다. “문 앞에 두고 갔습니다”라는 말만 반복해서 오고, 위치를 물어보면 답이 없었어요. 저는 솔직히 그때부터 기분이 좀 상했어요. 제가 비 맞고 뛰어나가서 찾지도 않았고, 요청사항도 분명히 적었는데 왜 이렇게 애매하게 끝나는지 이해가 안 됐거든요.

아, 그리고 더 웃긴 건 그날 집 앞이 “공용 현관” 구조였다는 거예요. 현관문이 이중으로 되어 있거나, 같은 층에 사람이 여러 명이라 택배/배달이 애매하게 다른 집 앞에 놓이는 경우가 있잖아요. 저는 “문 앞”이라고 썼지만, 기사님은 “공용 입구”를 문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관리실 앞이나 다른 호수 쪽도 혹시나 하고 확인했는데, 역시나 없었습니다.

결국 저는 다시 앱으로 들어가서 주문 상태를 봤어요. 사진이 첨부되어 있더라고요. 근데 그 사진이… 제 집 현관이 아니었습니다. 누가 봐도 다른 층, 다른 현관 느낌이었어요. 저는 그 사진을 보고 “아, 이거면 누가 가져갔겠구나” 싶었어요. 누군가가 가져간 것도 문제지만, 가장 큰 문제는 기사님이 확인 없이 둔 위치를 올린 거겠죠. 저는 그 순간 배달의 민족 앱이 잘못인지, 기사님이 잘못인지보다, 그냥 이 상황 자체가 너무 황당해서 손이 굳었어요.

문의 결과는 생각보다 빨리 나왔습니다. “조사 후 처리” 같은 말이 오고, 환불이나 재배송을 선택하라더라고요. 저는 솔직히 재배송은 좀 무서웠어요. 방금도 다른 데에 둔 사진이 올라갔잖아요. 그래서 환불 쪽으로 진행했는데, 그 과정도 묘하게 시간이 걸렸어요. 물론 고객센터가 바쁜 건 이해하는데, 저는 이미 빈 배달을 받은 상태라 마음이 더 급했어요. 결국 환불 확정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걸렸고, 그 사이 저는 저녁을 굶듯이 기다리게 됐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이 썰이 더 오래 남은 이유는 ‘문 앞에 두고 가세요’ 한마디가 생각보다 누군가에겐 그냥 자동 문구가 될 수 있단 걸 느꼈기 때문이에요. 저도 가끔 배달 받을 때 기사님이 뭘 하시는지 상상은 못 하잖아요. 근데 이번에는 진짜로 문 앞이라는 단어가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걸 몸으로 겪었어요. 그래서 그 뒤로는 가능하면 현관문 앞에 놓아주실 건데, 정확히 제 번호/호수 기준으로 찍어 주세요라고 더 구체적으로 쓰게 됐습니다.

그리고 제일 마지막에 든 생각은, 혹시 누군가가 그날 제 음식 대신 먹었을지도 모른다는 거였어요. 저는 그 사람을 탓하고 싶진 않아요. 그냥 ‘여기에 두고 간다’가 ‘여기가 아닌 곳’이 되어버린 그 순간이 너무 아쉽고 찝찝했거든요. 지금도 비 오는 날 주문하면, 그때 문자만 남기고 사라졌던 기사님의 모습이 아른거려서 왠지 더 조심하게 됩니다. 배달은 도착이 전부가 아니라, 도착이 맞아야 한다는 걸 그날 아주 확실히 배웠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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