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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컵얼음통이 비어 있는데 소리만 계속 나

2026-08-11 12:29:12 조회 8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편의점에서 컵얼음통이 비어 있는데 소리만 계속 나. 처음엔 그냥 직원이 깜빡했나 싶었는데, 그 소리가 이상하게 “사람이 있는 쪽”을 향해 계속 걸려서 밤마다 머리가 멍해졌어.

사건은 늦은 새벽, 손님도 거의 없던 시간에 시작됐어. 카운터 안에서 물류 정리하다가 “지글… 지글…” 하는 얇은 소리가 들리더라. 소리 위치는 얼음 나오는 기계 쪽이었는데, 정작 컵얼음통은 분명 비어 있었어. 얼음을 더 넣는 날이 아닌데도, 통 안에서 뭔가가 굴러가는 듯한 소리가 계속 났지.

나는 처음엔 그냥 기계 내부에서 나는 소리라고 생각했어. 컵얼음통 아래에 있는 배출부가 꼬였거나, 냉장 라인이 덜 식어서 소리가 울리는 건가 싶어서 그냥 넘겼는데, 문제는 그 소리가 일정하지가 않았다는 거야. 중간중간 딱딱 끊겼다가 다시 “지글… 지글…” 하고 이어졌고, 끊기는 타이밍이 이상하게도 손님이 들어오는 발소리랑 맞물리는 느낌이었어.

그날 새벽에 혼자 근무했는데, 누가 들어오면 보통 종소리가 나잖아. 근데 종소리는 안 났는데도, 소리만 먼저 “살짝 멎었다가” 다시 재개됐어. 마치 누가 문 밖에서 멈춰 세우는 것처럼. 나는 한 번 더 확인하려고 얼음 기계 쪽으로 다가갔고, 그때부터 소리가 더 가까워졌어. 통이 비어 있는데도 소리가 손으로 뚫고 들어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컵얼음통 옆에는 청소용 걸레와 일회용 집게가 같이 걸려 있었어. 그런데 소리가 날 때마다 집게가 아주 미세하게 떨리는 거야. 바람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누가 건드리는 흔적도 없는데. 손을 올려서 집게를 잡아보면 소리는 잠깐 안정되는 것 같다가, 손을 떼는 순간 바로 다시 시작됐지. 얼음통이 아니라 다른 데에 뭔가가 있는 느낌이 강했어.

그래서 다음 행동은 그냥 “전원 껐다 켜기”였어. 멀쩡한 사람이면 그걸 먼저 해야 하잖아. 나는 콘센트 근처를 확인하고 기계 전원을 뺐다가 다시 꽂았어. 그랬더니 소리는 잠깐 멈췄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더 선명한 톤으로 돌아왔어. 이번엔 “지글…”이 아니라 아주 얇게 긁히는 소리랑 섞여서 들렸고, 소리가 통 안쪽 바닥이 아니라 컵얼음이 떨어지는 배출구 라인에서 나는 것처럼 느껴졌어.

그날 이후로는 내가 너무 신경을 쓴 건지, 아니면 진짜로 시간이 맞아서 반복되는 건지 헷갈렸어. 그런데 그 뒤로 몇 번 더 비슷한 일이 생겼거든. 새벽 두세 시쯤 되면, 항상 컵얼음통은 비어 있었는데도 소리가 났어. 그리고 그 소리 끝에, 한 박자 늦게 카운터 쪽 전자계산대의 영수증이 종종 한 번씩 출력되듯 “틱” 소리가 나더라. 아무도 결제하지 않았는데 말이야.

처음엔 내 착각 같아서 물어봤는데, 같이 근무하는 직원은 “그 기계 가끔 헛소리 나”라고만 했어. 하지만 나는 그 말을 믿기 어려웠어. 헛소리라면 통 안에 뭐라도 들어 있어야 자연스럽잖아. 비어 있는 통에서, 계속 같은 방향으로 가까워지는 소리였으니까. 게다가 소리 날 때마다 매대 진열된 컵얼음 관련 종이컵이 바닥을 향해 아주 살짝 틀어져 있었어. 손으로 누가 정리하는 게 아니라, 누가 “꺼내” 놓은 것 같은 각도였지.

며칠 지나고 나서, 나는 결국 야간 점검용으로 기계 아래를 확인했어. 다행히 너무 깊이 파지는 건 아니고, 커버를 열면 부품이 보이는 구조였거든. 그런데 이상하게도 커버 안쪽에 손자국 같은 게 남아 있었어. 마치 누가 급하게 뭔가를 열었다 닫은 것처럼. 기름때나 습기 흔적은 없는데, 손이 닿았다는 감각만 남아 있는 느낌. 그 순간 소리가 딱 멎었고, 대신 내 뒤에서 아주 작게 “뚝” 하는 소리가 났어. 나는 돌아볼 틈도 없이 다시 컵얼음통 쪽에서 지글거림이 시작됐어.

그 뒤로는 나도 방법을 바꿨어. 소리가 나기 시작하면 바로 얼음 기계를 확인하지 않고, 한참 지나서 가만히 있어. 그러면 소리는 처음엔 계속 나다가 어느 순간 “끝”을 내리거든. 문제는 그 끝이 늘 같은 방식이라는 거야. 소리가 꺼지기 직전에, 컵얼음통 위쪽에서 미세하게 공기가 흐르는 소리가 나는데, 그 소리가 마치 누군가가 숨을 고르는 것처럼 느껴져. 그래서 지금도 새벽만 되면 그 통이 완전히 비어 있는지 먼저 보게 돼. 통은 비어 있는데도, 소리만 남아 있는 게 제일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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