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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점심 메뉴 투표했는데 내가 선택한 게 최악이었던 썰

2026-08-13 08:14:11 조회 6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회사 점심 메뉴 투표하는 날이 있었는데, 그날은 진짜 내가 선택한 게 최악으로 이어질 줄 몰랐어. 팀 단톡방에 “이번 주 점심 투표할 사람!” 올리고 다들 링크 눌러서 고르면 되는 시스템이었거든. 나는 평소에 무난한 걸 좋아해서, 평타 이상일 거라 생각한 메뉴를 딱 눌렀다. 근데… 그 선택이 그날의 전설을 만들 줄이야.

투표 시작하고 1시간쯤 지나자 점심 메뉴가 대충 정리되기 시작했어. 보통은 다들 “그냥 먹을 만한 거” 위주로 찍어서 갈 때가 많잖아. 그런데 이번엔 직원들이 갑자기 예민해졌는지 의견이 팍팍 갈렸어. 누군가는 매콤한 걸 원하고, 누군가는 국물 있는 걸 원하고, 또 누군가는 “오늘은 가벼운 거!”를 외치고. 나는 그 사이에서 가장 안전해 보이는 메뉴를 골랐고, 내 생각엔 실패할 확률이 낮다고 믿었지.

문제는 메뉴 이름만 보고 판단했다는 거야. 메뉴가 “제육 비빔” 비슷한 느낌으로 올라와 있었는데, 사실상 회사 식당 특유의 방식이랑은 결이 좀 다를 수도 있잖아. 근데 나는 ‘제육이니까 무조건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버튼을 눌렀어. 옆자리 대리도 “이거 맛있다던데” 하면서 너스레를 떨길래 더 확신이 생겼고, 그렇게 나의 선택은 1위로 굳어졌어.

점심 시간, 식당에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더니 회전율이 뚝 떨어지는 게 느껴졌어. 주문이 들어오면 금방 나오던 평소랑 달리, 그날은 뭔가 준비 과정이 길어 보였거든. 나는 설마 설마 했는데, 배식 받는 줄이 생각보다 길어지면서 공기가 좀 이상해졌어. 다들 말은 안 하지만 표정이 이미 “뭔가 큰일 났는데?” 이쪽으로 기울어 있는 느낌.

드디어 내 차례가 왔고, 트레이에 그 메뉴가 올라왔는데 순간적으로 향이 먼저 확 튀어나왔어. 향 자체가 나쁘다는 뜻은 아닌데, 기대했던 ‘달달한 제육’ 같은 느낌이 아니라 뭔가 강하게 양념이 밀어붙이는 타입이더라. 그리고 제육이 아니라, 딱 봐도 소스가 더 주도권을 쥐고 있는 비주얼. 나는 그래도 “그래, 맛은 또 다르겠지” 하고 한 입 떠봤는데… 한 번 맛보고 바로 멈칫 했어.

맛이 너무 진했거든. 달달함과 매콤함이 섞여 있는데, 그 비율이 내 취향을 완전히 벗어나 있었어. 게다가 밥이랑 소스가 만나면 더 강해지는 스타일이라, 입 안이 금방 무거워지더라고. 계속 씹으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뒤로 갈수록 더 부담스러워져서 결국 중간부터는 “이거 남기면 눈치 보일 텐데…” 하는 생각으로 억지로 먹게 됐어. 동료들 표정도 비슷했는지, 다들 대화가 줄고 숟가락 소리만 들리는 기분이랄까.

식후에 직원들끼리 수다 타임이 오잖아? 근데 그날은 각자 말이 늦었어. 누가 먼저 입을 열었냐면, 내 옆자리 과장이었어. “투표는 잘못 뽑으면 진짜 인생이네…” 이런 느낌으로 말하더니, 뒤이어 누가 “저녁 전에 이미 물부터 찾는다”는 농담을 했어. 웃긴데 씁쓸하더라. 그때 나는 속으로 ‘나 때문일 수도 있지’ 싶어서 더 조용해졌고, 괜히 웃고 지나가려다가 결국 아무 말도 못 했어. 내가 선택한 게 최악이었구나 그 확신이 그제야 딱 들더라고.

나중에 집에 가서 생각해보면, 사실 문제는 메뉴 자체가 아니라 내가 너무 확신을 가졌다는 거더라. “제육이면 안전” 같은 단순한 공식으로 판단했는데, 회사 식당은 늘 변수들이 있잖아. 오늘은 양념 비율이 다르다, 고기가 더 늦게 들어왔다, 소스가 덜 섞였다 이런 식으로. 그리고 투표는 생각보다 결과가 크게 오거든. 한 사람의 선택이 “한 끼”를 통째로 흔들어버리는 느낌. 그날은 정말 투표 버튼 누르는 손가락이 무겁게 느껴졌어.

그 후로 회사 점심 투표는 아예 다른 방식으로 바꿨어. 메뉴 이름만 보고 찍지 않고, 평소에 먹어봤던 사람들 말 한 번 더 듣고, 심지어 단톡방에 “이거 지난번에 어떴?” 같은 질문도 던졌지. 그리고 아직도 기억나는 건, 그날 먹다 남긴 사람들이 버리기 아까워서 물이랑 같이 마구 비우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결국 잔반을 너무 오래 바라보고 말았다는 거야. 결국 마지막 한 입이 남아있을 때 그릇을 내려놓는 순간, 왠지 모르게 “다음엔 내가 좀 더 신중해져야겠다”는 생각만 또렷하게 남더라.

며칠 뒤에 누가 또 투표 링크 올리더라. 다들 장난처럼 “이번엔 제발 무난한 거로” 이러고 웃는데, 나는 그 글을 보면서도 괜히 등골이 서늘해졌어. 그래도 어쩌겠어, 결국 또 선택해야 하잖아. 다만 이번엔 좀 덜 확신하고, 더 확인하고, 더 조심해서 누르기로 마음먹었지. 회사 점심 투표는 결국 맛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누군가의 시간을 같이 책임진다는 감각을 남겨주는 이벤트 같아. 그날의 최악은 꽤 오래 갔고, 그래서 나는 지금도 ‘선택’이란 게 생각보다 무겁다는 걸 잊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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