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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서버실 근처에서 이어폰이 내 귀에 꽂히는 느낌이 들었어

2026-08-13 20:29:12 조회 3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회사 서버실 근처에서 이어폰이 내 귀에 꽂히는 느낌이 들었어. 출근하고 나서 물류동 옆 복도를 지나 서버실 담당자 자리 쪽으로 걸어가는데, 갑자기 멀쩡하던 내 양쪽 귀 안쪽이 간질거리더니 딱 “툭” 하고 무언가가 들어맞는 느낌이 들었어. 이어폰도 안 끼웠는데도 말이야. 순간 내 손이 귀로 자동으로 올라가서 확인하려고 했는데, 아무것도 없었고 이어폰 케이스도 가방에 그대로 있었어.

처음엔 장난인가 싶어서 고개 돌리고 주변을 봤어. 그런데 서버실로 이어지는 출입문 쪽은 늘 그렇듯 조용했고, 그 시간엔 교대조가 들어오기 전이라 사람도 거의 없었거든. 대신, 복도 천장에서 아주 낮게 어떤 소리 같은 게 들렸어. 음악은 아닌데, 방송 잡음처럼 “지이—” 하는 톤이 아주 미세하게 깔린 느낌. 그 소리가 귀 속에서 더 크게 들리는 것 같아서, 내가 실제로 이어폰이 꽂힌 줄 착각한 건지 헷갈렸어.

이상하긴 했지만 업무가 급해서 서버실 문 앞까지 갔는데, 그때부터 더 선명해졌어. 내 귀 안쪽에서 버튼을 누르는 것 같은 압력감이 느껴지고, 볼륨을 올렸다 내렸다 하는 듯한 감각이 번갈아가며 스쳤거든. 물론 나는 어떤 조작도 안 했어. 이어폰이 없는데도, 귀 안에서 “재생”이 시작되는 느낌이라서 등골이 서늘해지더라. 그래서 얼른 이어폰을 찾으려고 가방을 뒤졌는데, 손에 잡히는 건 충전기랑 보조배터리뿐이었어.

서버실 내부로 들어가기 전, 나는 습관대로 복도 거울 앞에서 잠깐 몸을 비춰봤어. 이어폰이 빠져도 티가 나잖아. 근데 내 귀는 그냥 귀였어. 귓바퀴에 무언가 닿은 흔적도 없고, 피부가 눌린 흔적 같은 것도 없었지. 근데도 그 이상한 감각은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남아 있었어. 마치 누군가 내 귀 안쪽을 손가락으로 툭툭 건드리는 것처럼 말이야. 그 느낌이 “지금 들어올 때까지 참아” 같은 식으로 시간이 흐르는 게 아니라, 특정 순간에만 확 올라왔다가 꺼지는 패턴이 있었어.

그날 서버실 쪽에서 전송 에러를 잡아야 해서 들어가긴 했는데, 이상하게도 소리가 더 또렷해졌어. 처음엔 잡음뿐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누가 속삭이는 것처럼 단어의 윤곽이 들리는 거야. “알림… 알림…” 같은 말이 겹쳐 들리고, 내 이름이 아닌데도 내 이름을 부르는 듯한 리듬이 섞였어. 물론 실제로 누군가가 부르는 건 아니었고, 서버실 안에 있는 사람들도 평소처럼 모니터만 보고 있었거든. 나는 그 소리를 들으면서도 웃기게도 이상하게 안정이 됐어. ‘아, 지금 시스템 점검이 진행되나?’ 같은 생각이 들면서.

점검 로그를 확인하고 있는데, 귀 안쪽에서 갑자기 “끼익” 하고 아주 짧게 늘어지는 소리가 났어. 동시에 내 귀에 끼워진 감각이 다시 강해졌고, 이번엔 한쪽만 더 심했어. 오른쪽이 특히. 그래서 나도 모르게 마이크 테스트 하듯 “여보세요” 하고 속으로 말해버렸는데, 목소리가 나간 건지 아닌지 모르겠어. 근데 컴퓨터 스피커에서 아무 소리도 안 나왔는데도, 귀 속에서는 누군가 내 말을 받아먹는 것처럼 “응” 하고 응답하는 느낌이 들었거든. 그 순간, 서버실 공기가 확 차가워졌다고 느꼈어.

나는 그냥 참고 일 끝내고 바로 퇴근했어. 그런데 집에 가서 샤워할 때도 이상하게 그 감각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어. 물이 귀로 들어가면 보통 눌리는 느낌이 나야 하는데, 그때는 반대로 귀 속이 비어 있는 느낌이었어. 마치 이어폰이 빠지기 직전의 공간감처럼. 그리고 잠들기 전에 휴대폰 알림을 확인하려고 화면을 켜는 순간, 귀 안쪽에서 다시 짧게 “딸깍” 하는 소리 같은 게 났어. 화면에는 아무 알림도 없었는데 말이야.

다음 날에도 같은 시간대에 비슷하게 증상이 왔어. 서버실 근처 복도를 걷는 순간, 또다시 귀가 간질거리고, 그 “툭” 하고 들어맞는 느낌이 반복됐거든. 다만 이번엔 내가 눈치를 챘는지 모르겠지만, 이상한 소리의 내용이 바뀌었어. 속삭임이 아니라, 이어폰을 끼고 있는 사람에게서 나올 법한 숨소리 같은 게 들렸어. 숨이 내 귀에 맞춰서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하는 것 같아서, 나는 그때부터 일부러 이어폰을 끼고 걸어봤어. 내 이어폰을 실제로 귀에 꽂아도, 귀 속의 느낌이 겹쳐서 더 불쾌했어. ‘이상한 게 내 이어폰을 대체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지막은… 내가 그 복도에서 멈춰 서서 건물 전기실 쪽 방향을 유심히 봤던 날이야. 전기실 문 옆에 작은 환기구가 있는데, 그쪽이 유난히 어두웠거든. 그때 아주 잠깐, 환기구 바람이 얼굴을 스치면서 “소리”가 같이 들어오는 것 같았어. 바람은 차가운데, 바람 타고 귀 속으로 들어오는 감각은 마치 누군가가 내게 이어폰을 꽂아주는 것처럼 정교했어. 그리고 그날만큼은 내 귀 속에서 분명히 한 문장이 들렸어. 확실한 발음은 아니었는데, 뜻은 분명했어. “들려?” 하고 묻는 느낌. 나는 대답도 못 하고 그냥 고개를 돌려버렸고, 그날 이후로는 신호처럼 반복되진 않았어.

그래서 요즘도 서버실 근처를 지나갈 때면, 귀가 먼저 간질거리는지 아니면 내가 먼저 긴장하는 건지 헷갈려. 그런데 이상한 건, 그 감각이 오기 전에는 늘 복도의 조명이 아주 미세하게 깜빡인다는 거야. 사람들은 그냥 전구 수명 다 된 거겠지 하고 넘어가는데, 나는 아직도 그 깜빡임이 “준비됐어”라는 신호처럼 느껴져. 한 번 귀에 꽂히는 느낌이 나면, 그 다음부턴 소리보다도 내가 듣는 방식이 바뀐 것처럼 계속 따라오거든… 그래서 가끔은 이어폰을 안 끼고도, 내 귀 안에서 누군가의 재생 버튼이 눌리는 소리가 들릴까 봐 문득 멈춰서 확인하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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