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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 새로 생긴 편의점에서 알바가 나만 유독 친절했던 썰

2026-08-17 08:14:11 조회 0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동네에 새로 생긴 편의점이 있잖아, 진짜 딱 오픈 시즌 느낌으로 깔끔하고 밝은 데. 나는 그날도 그냥 늦은 시간에 편의점 들렀다가 별일 없겠지 싶었는데, 그 알바가 나만 유독 친절하게 챙겨주더라. 처음에는 기분 좋게 인사하는 정도인 줄 알았는데, 생각해보면 그게 계속 이어졌던 게 참 신기해.

처음 방문한 날은 비가 살짝 오던 저녁이었어. 매장 문 열자마자 공기부터 다르더라. 안쪽은 아직 오픈한 지 얼마 안 돼서 냄새도 새 거였고, 진열도 깔끔하게 정돈돼 있었지. 나는 따뜻한 거 찾다가 라떼랑 빵 하나 집어서 계산대로 갔고, 그때 알바가 “비 오셔서… 잠깐만요” 하면서 바로 말을 붙였어.

원래 편의점 알바들도 인사야 다들 하잖아. 근데 그 알바는 뭔가 톤이 달랐어. 내가 우산 접는 게 좀 서툴렀던 걸 봤는지, “이거 우산 물기 닦아두는 종이 있으세요” 하면서 휴지랑 작은 닦이용 종이를 같이 내주더라고. 나는 그냥 “아, 감사합니다” 하고 받았는데, 그 한 번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오히려 내가 민망했어.

계산하는 동안에도 질문이 되게 구체적이었어. “오늘 비 오니까 따뜻한 거 드실 텐데, 드실 때까지 손 시리실까 봐요. 커피는 이쪽이 보온돼요.”라고 하더라. 그 말이 그냥 영업 멘트 같지 않고, 진짜로 내가 어떤 걸 고를지 이미 알고 있었다는 느낌이었어. 나는 “아, 몰랐어요” 하니까 그제야 웃으면서 “자주 오시면 더 편하게 골라드릴게요”라고 했지.

문제는 그 다음이야. 나는 그 편의점을 자주 가는 편은 아닌데, 다음에 또 지나가다가 들렀거든. 이번엔 빵 대신 삼각김밥이랑 음료였어. 그런데 그 알바가 내 얼굴 보자마자 “지난번에 라떼 드시던 분 맞죠?” 하고 바로 알아보는 거야. 나는 순간 당황했지. 솔직히 편의점에서 얼굴 기억해주는 건 흔한 일일 수도 있는데, 이렇게 딱 정확하게 말하니까 뭔가 더 챙겨줘야 할 이유가 생긴 느낌이었어.

그리고 진짜 사소한데 계속 반복됐어. 내가 물티슈를 찾으면 바로 “이거 한 장씩 드릴게요” 해주고, 내가 결제하다가 지갑에서 카드 찾느라 뜸 들이면 “여기 두시면 돼요, 천천히 하셔도 됩니다” 하면서 계산대 쪽을 한 번 정리해 주는 거. 내가 부탁도 하기 전에 먼저 손을 내미는 느낌이라, 그냥 친절한 정도가 아니라 뭔가 관찰하는 듯한 배려였어.

나는 혹시 내가 뭘 잘못한 건가 싶기도 했어. 예를 들면 지난번에 내가 실수로 뭔가 떨어뜨렸는데 알바가 기억하는 경우 같은 거. 근데 점점 생각이 바뀌더라. 실수 같은 건 없었고, 오히려 내가 뭘 고를 때마다 “그거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같은 말로 분위기를 맞춰줬거든. 그래서 어느 날은 그냥 궁금해졌어. “아까부터 저만 이렇게 챙겨주셔서요… 제가 뭘 특별히 했나요?”라고 물어봤더니, 그 알바가 아주 조용히 웃으면서 “아니요, 특별한 건 없는데요. 손님 오실 때마다 표정이 피곤해 보이셔서요”라고 하더라.

그 말 듣고 좀 찔렸어. 나는 원래 밖에서는 괜찮은 척하는 편인데, 얼굴이 티 나는 타입이었나 봐. 그 뒤로는 나도 그 편의점 갈 때 그냥 무작정 사지 않고, 뭐 먹으면 컨디션이 좀 나아질까 고민하게 됐어. 예를 들면 따뜻한 차 쪽으로 고른다든지, 단 게 땡기면 그날은 과하게 말고 딱 적당한 걸로 맞춘다든지. 그러다 보니 알바가 나한테 해준 친절이, 사실은 내가 내 컨디션을 챙기게 만든 계기가 된 셈이더라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확실하게 느꼈던 날이 있어. 그날은 일이 좀 꼬여서 늦게 퇴근했는데, 편의점에 들어서자마자 그 알바가 “오늘은 좀 안 좋은 날 같으신데요. 이거 드셔보세요. 너무 달지 않아요” 하면서 딱 한 가지를 추천해준 거야. 나는 웃으면서 “이렇게까지 하시면 부담되는데요” 했더니, 그 알바가 “부담은요, 제가 너무 오래 봐주셔서요”라고 말하는데, 그게 장난인지 진심인지 애매한 말투였어. 근데 묘하게 마음이 편해지더라. 내가 그동안 혼자 다 버티는 줄만 알았는데, 누군가가 멀리서도 알아봐 주는 순간이 있다는 게.

그 뒤로는 편의점을 계속 자주 가게 된 건 아니지만, 가끔 들를 때마다 그 알바가 늘 같은 속도로 반겨주는 느낌이 남아 있어. 세상에 완벽하게 친절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적어도 그 편의점 알바는 “오늘의 나”를 잠깐이라도 괜찮게 만들어 주는 사람이었지. 지금도 비 오는 날이면 자동으로 그 생각이 나고, 별거 아닌 라떼 한 잔이 왜 그렇게 오래 기억나는지 모르겠어. 그냥… 동네가 조금 더 따뜻해진 것 같아서, 그 감각이 오래 남아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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