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최신글
자유/잡담 괴담 추천 0

회사 엘리베이터에서 1층 버튼만 유독 뜨겁게 만져졌어

2026-08-19 00:29:12 조회 18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회사 엘리베이터에서 1층 버튼만 유독 뜨겁게 만져졌어. 정확히는, 다른 층 버튼은 손끝에 아무 느낌이 없는데 1층 버튼만 손가락에 닿는 순간 열기가 “툭” 하고 올라오는 느낌이랄까. 처음엔 내가 손이 좀 뜨거운 날인가 싶어서 넘겼는데, 그날 이후로 자꾸만 같은 패턴이 반복되더라.

나는 9층에 앉아 있어서 아침에 내려갈 때 엘리베이터를 거의 매일 탔어. 보통은 버튼을 누를 때 그냥 가볍게 톡 누르고 끝이잖아? 근데 어느 날부터 1층 버튼만 손가락이 닿자마자 따끔한 정도는 아니고, 살짝 데인 것처럼 뜨거워. 장갑 낀 것도 아닌데, 유독 그 버튼만. 손을 빼고 나면 또 멀쩡해지고, 몇 초 뒤에는 이상하게 내가 손끝이 민감해진 건지 의심이 들더라.

처음에는 전기적으로 고장 난 건가 싶어서 점검 요청을 하려고 마음먹었어. 근데 문제는 “고장 같지 않다”는 느낌이었어. 버튼이 미친 듯이 뜨겁다거나, 계속 뜨겁다거나, 한 번 누르면 더 심해지는 식이 아니거든. 그냥 그 순간, 내가 1층을 누르려는 타이밍에 맞춰서 열기가 올라오는 느낌이라서 더 찝찝했어. 마치 버튼이 누르기만 기다렸다가 반응하는 것처럼.

퇴근 시간에도 똑같았어. 퇴근할 때는 보통 1층에서 현관 나갈 준비를 하느라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거든. 그때도 1층 버튼만 유독 뜨거웠고, 나는 손을 슬쩍 대 보듯이 눌렀는데 그 열기가 손가락을 따라 쭉 스며드는 느낌이 들었어. 똑같이 닿았는데 다른 버튼들은 차갑거나 미지근한 정도였고, 1층만 달랐어. 순간적으로 식은땀이 나는데, 이상하게도 엘리베이터 안 공기가 더 서늘해지는 것 같았어.

그래서 다음 날엔 일부러 다른 층으로 먼저 확인해봤어. 예를 들어 3층이나 7층을 눌렀다가, 다시 1층을 누르지. 그럴 때마다 1층 버튼만 똑같이 뜨겁고, 누르는 순간 손끝이 살짝 “멈칫”해. 이상하게도 그 버튼을 누르기 직전에 손이 먼저 알아차리는 느낌이랄까. 나는 버튼을 보면서 누르는데, 시선이 버튼을 향하기 전에 손가락이 먼저 당기는 느낌이 들었어. 누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압박 같은 게 생기더라.

그런데 더 이상한 건, 열기가 “내가 아는 방식”으로 설명이 안 된다는 거였어. 예를 들어 누르는 장갑이 두꺼운 날에도 똑같이 느껴지더라. 손등에 열이 배는 것처럼 단순한 온도 차가 아니라, 버튼 표면에 닿는 통증과 감각이 뚜렷했어. 게다가 같은 시간대에 반복되는데, 내가 특정한 기분일 때 더 심하게 느끼기도 해. 아침에 출근이 늦어지는 날, 혹은 어떤 메일을 열고 나서 마음이 불편한 날—그런 날이면 유독 1층 버튼이 더 뜨거웠어.

결국 나는 민망하지만 동료한테 슬쩍 물어봤어. “엘리베이터 1층 버튼 요즘 이상하지 않아?”라고 말했더니, 돌아온 답이 너무 단순해서 더 소름이 돋았어. 동료는 잠깐 뜸 들이더니 “그건 그냥 다들 한번쯤 느끼지 않아?” 하더라. 다들? 내가 겪는 게 혼자만의 착각이 아니란 뜻이잖아. 근데 동료는 자세히 말하진 않았고, “고장난 건 아니고… 이상하게 그렇게 돼 있어” 정도로만 넘겼어. 마치 말하면 더 커질 일인 것처럼.

그 다음 주부터 나는 습관을 바꿔서 버튼을 누를 때 최대한 빨리 누르고 손을 떼기 시작했어. 근데 그러다 보니 열기가 더 잔인하게 느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또렷해지는 느낌이 들더라. 마치 “빨리 떼는 만큼 더 확실하게 남긴다”는 식으로. 버튼을 누를 때마다 머릿속에 아주 짧은 생각이 스쳐 가. “1층에서 내려야 해.” 근데 나는 9층에서 일하고 있고 매일 1층으로 내려가야 하니까, 그 생각은 당연한 것처럼 들리는데도 이상하게 자동으로 따라붙었어.

그리고 어느 날, 엘리베이터가 내려오는데 1층 버튼이 아니라 1층 표시등 쪽이 먼저 깜빡였어. 누르지도 않았는데 반응이 보인 거야.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우리 둘만 타고 있었는데도 버튼에는 열기가 여전히 남아 있었어. 그때부터 나는 손끝 감각이 더 예민해진 게 아니라, 엘리베이터가 뭔가 “정해진 행동”을 요구하는 것 같았어. 내가 1층 버튼을 누르는 순간만큼은, 내가 아니라 다른 무엇인가가 내 손을 대신 눌러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지금도 가끔 1층 버튼에 손가락을 대기 전에 잠깐 멈칫하게 돼. 뜨겁지 않은 날도 있거든? 그런데 그럴 때는 오히려 마음이 더 불편해. 뜨거움이 사라진 게 해결이 아니라, 다음 타이밍을 기다리는 것 같아서.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순간, 나는 꼭 한 번 뒤를 돌아봐. 문이 닫히는 소리가 유난히 길게 들리는 날이 있어. 그 소리가 “계속” 이어질지, 아니면 정말 끝인지—아직도 모르겠어.

이 글 반응 남기기
추천과 비추천은 회원당 1회만 가능하며, 다시 누르면 취소됩니다.
추천 0 · 비추천 0
글 신고 안내
같은 회원은 같은 글이나 댓글을 1회만 신고할 수 있으며, 누적 신고가 5회 이상이면 자동으로 숨김 처리됩니다.
현재 글 신고 0회

댓글

댓글 작성은 로그인 후 가능합니다.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