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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로 받은 마우스에 누군가의 연습 클릭 소리가 남아 있는 것 같아

2026-08-19 20:29:10 조회 21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중고거래로 받은 마우스에 누군가의 연습 클릭 소리가 남아 있는 것 같아. 처음엔 그냥 기분 탓인 줄 알았는데, 며칠 지나니까 그게 “삐—” 하고 튀어나오는 소리가 아니라 누군가가 일부러 반복해서 만든 리듬처럼 들리더라.

사건은 평범하게 시작됐어. 동네 중고앱에서 무선 마우스를 싼값에 올린 걸 봤고, 상태 사진도 대충 깔끔해 보였어. 택배 받아서 포장 뜯자마자 감았던 고무 냄새랑 먼지 섞인 냄새가 확 올라왔는데, 마우스 자체는 버튼도 잘 눌리고 스크롤도 멀쩡했지.

문제는 그 다음이야. 내가 평소 쓰는 클릭 소리는 손끝이랑 맞물리면 “톡, 톡” 정도로 일정하게 나는데, 이 마우스는 처음 몇 번 누를 때마다 소리 결이 조금 달랐어. 똑같이 클릭을 했는데도, 어딘가에서 작은 “연습하듯” 하는 소리 같은 게 따라오는 느낌? 정확히는 버튼 소리 뒤에 아주 얇은 잔향이 붙는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처음엔 불량인가 싶어. 혹시 스위치가 헐거워서 공명하는 건가 하고 유튜브처럼 ‘딸깍’ 소리 비교도 해봤는데, 내 귀엔 그게 단순한 공명보다 더 규칙적이었어. 예를 들면 내가 한 번 클릭하면, 바로 옆 버튼을 누른 것처럼 연속으로 “톡…톡”이 찍히는 순간이 있더라. 근데 마우스 버튼은 분명히 한 번만 눌렀고, 더블클릭 설정도 없었어.

나는 조용한 밤에 노트북을 써서 소리가 더 잘 들려. 어느 날은 새로 설치한 프로그램에서 기능을 테스트하다가, 무의식적으로 클릭을 계속했거든. 그때 소리가 이상하게 맞물렸어. 내가 누르는 박자에 반응해서, 마우스 안에서 이미 익숙한 리듬이 같이 굴러가는 것처럼 느껴졌어. 마치 누군가의 손이 아직 남아있는 것 같은, 그 찝찝한 감각.

그래서 청소를 제대로 했어. 분해는 못 하고, 겉면은 알코올 티슈로 조심히 닦고, 버튼 주변 틈도 에어로 먼지 날리고, 스크롤 휠도 가볍게 털어냈지. 그런데 이상하게도 청소 후에도 소리는 그대로였어. 오히려 더 선명해졌다는 사람처럼 느껴질 정도로, 버튼 뒤 잔향이 또렷해졌어.

그 다음엔 내가 민감해진 건가 싶어서 일부러 이어폰을 끼고 타이핑 소리도 다른 걸로 가려봤어. 그래도 특정 각도에서, 특정 압력으로 누를 때면 “연습”이라는 단어가 떠오를 만큼 똑같은 패턴이 튀어나왔어. 예를 들어 버튼을 세게 한 번 누르면, 바로 다음에 약하게 한 번 더 눌러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그 약한 잔향이 두 번 연속으로 붙는 타이밍이 계속 반복됐어.

그러다 떠오른 게 있어. 판매자 프로필 사진에 작은 글이 있었는데, “FPS 연습용으로 잠깐 썼음” 같은 식의 문구였거든. 나는 그걸 그냥 장비 자랑이라고 넘겼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 문구가 너무 가볍게 붙어 있었어. 혹시 누군가가 특정 스위치, 특정 클릭 감에 맞춰서 “연습”을 해둔 상태로 쓰다가, 급하게 다른 걸 사면서 내놓은 걸지도…

근데 더 이상한 건, 그 리듬이 내가 특정 게임 화면을 켜는 순간에만 강해진다는 거야. 윈도우 바탕화면에서는 그 잔향이 거의 없는데, 게임 로딩 화면이나 조준선이 뜨는 타이밍에서 갑자기 소리가 일정해졌어. 그래서 나는 마우스를 의심하다가 결국 내 손과 화면이 뭔가 “트리거” 역할을 하는 건가 생각했어. 너무 말이 안 되는데도, 귀가 먼저 믿어버리는 느낌이 있더라.

지금은 마우스를 바꿨어. 새 마우스를 쓰면 마음이 편해질 줄 알았는데, 며칠 뒤엔 오히려 이전 마우스를 떠올리게 되더라. 그 클릭 소리가 단순한 기능 이상이 아니라, 누군가의 루틴이 기계 안에 박혀 있는 것 같아서… 막연하게 소름이 돋아. 가끔 택배 박스 포장지에서 나는 종이 냄새를 맡으면, 아직도 버튼 안쪽 어딘가에서 “한 번 더, 한 번 더” 같은 연습이 이어지는 것 같다고 느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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