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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에서 새벽에 화장실 문이 잠기고 바로 풀리는 소리

2026-08-23 08:29:11 조회 21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새벽 두 시가 조금 넘었을 때, 원룸 화장실 쪽에서 “딸깍” 하고 잠기는 소리가 먼저 들렸다. 나는 그 시간에 침대에서 폰만 만지작거리다가, 소리가 너무 가까워서 순간적으로 숨을 멈췄다. 문이 잠겼다는 건 누가 밖에서 안으로 들어간 게 아니라, 안에 있는 누군가가 잠금장치를 건 것처럼 들렸다. 그런데 다음 순간, 바로 “딸깍” 하고 풀리는 소리가 연달아 났다.

처음엔 그냥 수전이나 문이 덜컥한 거겠지 싶었다. 내 방이 화장실 바로 옆이라서 배관이랑 문틀 소리가 크게 울리기도 했거든. 그래도 그 간격이 너무 짧았다. 잠금이 걸렸다가 풀릴 때 나는 소리의 결이 똑같았고, 마치 누가 손으로 잠금 버튼을 정확히 눌렀다가 다시 누르는 느낌이었다.

나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깐 귀를 기울였다. 화장실은 원래도 환풍기 소리만 가끔 들릴 정도로 조용한데, 그때는 물 떨어지는 소리도, 샤워기 물 흐르는 소리도 없었다. 대신 손잡이를 한 번 잡았다가 놓는 듯한, 아주 미세한 떨림 같은 소리만 계속 따라왔다. 문이 잠겨 있다가 풀리는 건 “나 지금 여기 있어”라는 신호처럼 느껴질 정도로 또렷했다.

그래서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조심조심 문 쪽을 살폈다. 내 원룸 구조상 화장실 문은 복도 쪽에서 바로 보이는데, 시야가 어두워서 제대로 확인하긴 어렵다. 그래도 커튼 틈으로 불빛이 스치며 화장실 쪽이 희미하게 비치고, 그때 나는 화장실 문에 달린 작은 틈이 어딘가 이상하게 보였다고 느꼈다. 틈이 원래처럼 일정한 폭이 아니라, 마치 안에서 누군가가 몸을 비켜 놓는 것처럼 아주 잠깐 어긋나는 것 같았다.

“누구세요?”라고 부르려다가,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그 소리가 나한테 묻는 느낌이 아니라, 누군가가 내 반응을 기다리는 느낌이었거든. 나는 다시 침대로 돌아가 불을 끄지 않은 채로 이불만 더 끌어올렸다. 잠금이 걸렸다 풀리는 소리를 듣고도 아무 일도 없으면 자연스럽게 잠이 들었을 텐데, 그날은 심장이 계속 뛰어서 잠이 붙지 않았다.

한동안 아무 소리도 없더니, 세 시가 가까워질 때 또 똑같은 “딸깍”이 났다. 이번엔 첫 소리보다 더 낮게, 마치 문 안쪽에서 손이 천천히 움직이는 것처럼 들렸다. 그리고 역시 바로 풀렸다. 나는 그때 처음으로 ‘아, 이건 배관이나 바람이 아니라 사람 동작이다’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누군가가 내 화장실에서 뭘 하는지, 왜 잠금만 반복하는지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나는 다음에 소리가 나면 바로 문을 열어보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정작 소리가 날 타이밍이 오니까, 손이 덜덜 떨려서 문고리를 잡지 못했다. 그 순간, 화장실에서 아주 짧게 물기 머금은 소리 같은 게 났다. ‘물 튄다’ 정도의 소리가 아니라, 뭔가 젖은 손이 손잡이나 문 표면에 스치고 지나간 느낌. 그리고 아주 미세하게, 누군가 숨을 참고 있는 듯한 정적이 뒤따랐다. 그 정적이 길어지면서, 나는 괜히 내 방 안 공기마저 답답해지는 걸 느꼈다.

그날 새벽에 나는 결국 문을 열지 못했다. 대신 집주인에게 연락할까 하다가, 더 무서워져서 번호를 누르다 멈췄다. 혹시 내가 오해하는 거면 어쩌지, 정말로 누가 들어갔다면 왜 문만 잠갔다 풀었다가 나오지도 않는 거지. 그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다음 날 아침엔 화장실 문이 정상적으로 잘 닫히고 손잡이도 멀쩡했다. 그래서 더더욱 ‘내가 들은 그 소리가 뭐였지’라는 의문만 남았다.

며칠 뒤, 나는 청소를 하다가 화장실 문틀 쪽에 작은 먼지 무늬가 반복된 걸 봤다. 마치 누군가가 손으로 자주 짚는 자리만 희미하게 지워진 것처럼, 같은 높이에서 같은 방향으로 쓸린 흔적이 있었다. 내가 보기엔 손자국이라고 하기엔 너무 일정하고, 손잡이를 잡는 방식이라기엔 각도가 묘하게 맞지 않았다. 그 흔적을 따라가다가, 문 안쪽으로 한 번 고개를 들이밀었는데, 어두운 쪽에서 뭔가가 반사되는 것 같았다. 순간적으로 거울이 있나 싶었는데 내 화장실엔 거울이 없다. 그 반사는 그냥 빛 착시였을 수도 있지만, 이상하게도 그날 이후로는 새벽만 되면 화장실 문 쪽을 먼저 확인하게 됐다.

그리고 그 소리는 계속 이어졌다. 꼭 새벽에만, 거의 같은 시간대에, 잠금이 걸렸다가 풀리는 소리만 남겨놓고 사라지는 식으로. 나는 어느 순간부터 문이 잠기는 순간을 기다리게 됐고, 풀리는 소리가 나면 그제야 숨을 쉬었다. 지금도 가끔은 화장실 문이 스스로 흔들리는 날이 있는데, 그때마다 동시에 ‘풀리는 소리’가 먼저 내 머릿속에서 재생된다. 원룸은 얇아서 모든 게 다 들리는데, 정작 내가 감지한 건 소리보다도 “나를 보고 있는 듯한 타이밍”이었다는 게 제일 소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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