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건물 2층에만 이상하게 엘리베이터가 빨라졌어
회사 건물 2층에만 이상하게 엘리베이터가 빨라졌어. 정확히 말하면, 버튼을 눌러 1층에서 출발할 때는 평소랑 다를 게 없는데, 2층이랑 그 근처만 지나가면 갑자기 속도가 확 치고 올라가. 처음엔 내가 바쁘다 보니 체감이 달라진 건가 했는데, 그 이후로는 계속 똑같이 반복돼서 결국 사람들한테도 은근히 떠들게 됐거든.
그날도 야근 끝나고 올라가던 길이었어. 나는 7시쯤 1층 로비에서 2층으로 올라가서 인사팀 서류를 받아야 했거든. 엘리베이터는 늘 2~3층 가는 데도 답답할 정도로 느린 편이었는데, 문이 닫히고 출발하는 순간 이상한 느낌이 스쳐 지나갔어. 몸이 앞으로 확 밀리는 것처럼 가속이 붙더니, 속도가 빨라져서 창밖도 아닌데 귀가 살짝 먹먹해지더라.
2층에 도착하자마자 문이 열려야 할 타이밍이 있었는데, 열리기 전에 한 번 더 ‘휙’ 하고 더 빨라진 느낌이 들었어. 그리고 문이 열렸는데, 놀랍게도 2층에 서 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분명 내가 봤던 시간표에 2층에는 누가 올라오는 동선이 없었거든. 그런데 문 앞 바닥에는 신발 자국 같은 게 아주 얇게, 마치 누가 방금 밟고 지나간 것처럼 남아 있었고, 그게 이상하게도 내 시야에서만 또렷했어.
나는 얼른 밖으로 나와 인사팀 쪽으로 걸었는데, 2층 복도 공기가 묘하게 차가웠어. 에어컨 바람은 나오고 있었지만, 그 바람이 ‘차갑다’는 느낌이 아니라 ‘정지해 있다가 갑자기 스친다’는 느낌에 더 가까웠어. 그리고 복도 끝에 있는 안내표지판을 봤는데, 거기에 적힌 층수 표기가 아주 잠깐, 내가 눈을 깜빡이는 동안만 살짝 어긋나 보였어. 물론 기분 탓일 수 있다고 생각하려 했지. 그런데 그날 이후로 이런 게 계속 쌓이더라.
며칠 뒤에는 팀장님이랑 같이 회의가 끝나고 엘리베이터를 탔어. 우리는 1층에서 2층으로 갈 일이 생겼고, 엘리베이터를 타는 순간부터 속도가 다르다는 걸 팀장님도 눈치챘어. 팀장님이 “야, 왜 이거 오늘 유난히 빨라?”라고 하더라. 내가 말을 꺼내기 전에 팀장님이 먼저 그랬다는 게 더 찝찝했어. 그리고 문이 열렸을 때, 2층 버튼 램프가 깜빡이듯이 한 번 꺼졌다가 다시 켜지더라고.
그 뒤로는 아예 ‘2층 구간’만 유난히 체크하게 됐어. 출근 시간엔 1층에서 2층으로 갈 때마다 체감 속도가 빨라지고, 반대로 2층에서 1층으로 내려올 때도 똑같이 갑자기 빨라졌거든. 그런데 3층이나 4층은 그런 현상이 없었어. 건물은 총 8층짜린데, 2층만 유독 그래. 마치 엘리베이터가 2층을 ‘기어가는 구간’으로 처리하는 게 아니라, 반대로 뭔가를 피해서 튀어나가려는 것처럼 느껴졌어.
그러다 어느 날, 내가 2층에서 내렸는데도 이상하게 엘리베이터 안쪽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늦게 따라오는 걸 봤어. 거울은 원래 약간의 지연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건 그런 정도가 아니었어. 문이 열리고 복도로 걸어 나가려는 순간, 거울 속 나는 아직 멈춰 있더라. 딱 한 박자. 그 짧은 한 박자가 너무 선명해서, 나는 잠깐 숨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어. 엘리베이터 문은 닫히기 직전이었는데, 그때도 아무도 없었고, 2층 버튼만 유난히 반짝였어.
이쯤 되면 장난처럼 넘기기 어려워서, 나는 관리팀 쪽에 “2층 구간에서 엘리베이터가 빨라진 것 같아요”라고 아주 조심스럽게 물어봤어. 그랬더니 담당자가 웃으면서 “그런 민원은 처음이네요. 센서나 제어 로직 점검해볼게요”라고 말하더라. 근데 그날 점검표 같은 게 걸리지 않았고, 다음 주에도 똑같이 반복됐어. 오히려 더 이상해진 건, 2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사람이 없는데도 문이 열리는 횟수가 늘었다는 거야. 마치 누가 호출을 해두고, 그 호출에 맞춰 엘리베이터가 ‘정해진 속도’를 내는 것처럼.
마지막으로 가장 소름 돋았던 건, 내가 늦게까지 남아 1층으로 내려가려 했을 때였어. 2층 버튼을 눌렀는데, 정작 2층에 멈추지 않고 바로 1층으로 내려가더라. 당연히 버튼을 잘못 눌렀나 싶었지. 하지만 손끝 감각이 분명했어. 그럼에도 엘리베이터는 2층을 생략했고, 1층 도착 후 문이 열리자마자 아까 그 얇은 신발 자국 같은 게 다시 보였어. 이번엔 로비 바닥이 아니라, 2층에서 출발한 사람처럼 보이는 방향으로 이어져 있었고, 그 자국이 이상하게도 내 발자국 바로 옆에 맞춰져 가더라.
그날 이후로 난 2층 버튼을 거의 안 눌러. 꼭 가야 할 일이 있어도 손끝이 망설여지고,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면 ‘이번엔 통과할까, 아니면 멈출까’부터 생각하게 되더라. 이상한 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빨라지는 게 아니라 더 빨라지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거야. 마치 엘리베이터가 아니라, 2층이 먼저 내 속도를 정해버리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