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문서 파일명 규칙 어긴 사람 때문에 고생한 썰
회사에서 문서 파일명 규칙 어긴 사람 때문에 진짜 고생한 썰 풀어볼게요. 별일 아닐 수도 있는데, 그날은 왜 그렇게 일이 꼬였는지 아직도 생각하면 답답합니다.
저희 팀은 문서 파일명 규칙이 꽤 엄격해요. 예를 들면 ‘연도-월-프로젝트코드-문서종류-버전’ 같은 형식이 기본이고, 파일이름만 봐도 어떤 건지 바로 찾게 되어 있죠. 특히 회의 준비할 때는 공유 드라이브에서 필터로 훑고 들어가야 해서, 규칙 어기는 순간부터는 검색이 아니라 거의 탐정놀이가 됩니다.
사건은 월요일 아침부터 시작됐어요. 새 결재 라인 타는 문서들이 올라오는 날이었는데, 담당자가 파일을 올리면서 아무 생각 없이 기존이랑 다른 이름으로 올려버린 거예요. “최종본(진짜최종)” 이런 식으로요. 확실히 눈에 띄긴 하는데, 문제는 규칙에 안 맞으면 자동 분류도 안 되고, 사람들이 기대하는 폴더 구조랑 매칭이 깨진다는 겁니다.
처음엔 저도 “어, 이건 테스트 파일인가?” 하고 넘어가려 했는데, 그 파일이 ‘결재 필요’로 표시된 폴더에 들어가 버렸어요.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이 ‘아 이건 결재 문서구나’ 하고 열어보는데, 정작 버전이 어디까지 업데이트 됐는지 감이 안 잡히는 거죠. 회의 시간은 다가오는데, 누가 마지막으로 손댄 버전인지 찾으려고 파일 목록을 몇 번이고 다시 확인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더 큰 문제가 나왔어요. 저희 팀은 버전업 규칙이 있어서, 같은 문서라도 ‘버전’ 숫자가 올라가며 진행돼요. 그런데 그 사람이 만든 파일은 파일명에 버전이 없어도 되는 줄 알았는지, 본문이나 주석에만 대충 적어두고 올렸더라고요. 결국 다들 문서 안을 직접 뒤져보면서 “이게 5버전 맞아?” “아니 4버전인데?” 같은 대화가 반복됐습니다.
저는 그때 문서 담당에 가까운 포지션이라, 회의 30분 전까지 자료를 정리해서 링크를 공유해야 했거든요. 그런데 링크 걸어야 할 파일이 규칙에 맞지 않아서, 팀 공용 템플릿에서 자동으로 불러오는 항목이 비었어요. 템플릿은 개발자가 만들어둔 거라 제가 손댈 수 있는 범위가 한정적이었고, 결국 시간 없는데 사람 손으로 하나하나 정리하면서 급하게 링크를 다시 만들었습니다.
그 와중에 가장 짜증나는 건, 파일명 규칙을 어긴 사람이 직접 문제를 설명해주지 않았다는 거예요. “올려놨어요~ 확인 부탁!” 이 한 마디가 끝이었거든요. 저는 확인한다고 해놓고 사실상 추적을 한 셈이 됐어요. 파일 생성 날짜, 작성자, 수정 시간까지 다 대조해가며 “이게 진짜 최종이 맞는지”를 판단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몇 명은 회의 중에 자료를 다시 열어보느라 화면을 계속 공유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제가 메신저로 정리해서 공유했죠. ‘파일명 규칙 어길 시 자동 분류/템플릿 로딩이 깨집니다’ 라는 내용이랑, 다음부터는 최소한 ‘연도-월-프로젝트코드-문서종류-버전’만 지켜달라고요. 그리고 그날 바로 회의 끝나고, 해당 건 올린 분에게 조용히 재발 방지 얘기도 했습니다. 처음엔 “제가 급해서요” 정도로 넘어가려 하길래 더 설명해줘야 했고, 결국 “다음부턴 꼭 규칙대로 하겠습니다”라고 하더라고요.
그 뒤로는 규칙 어기는 일이 줄어들었냐면, 솔직히 완전히 없어지진 않았어요. 다만 “왜 하필 파일명까지 신경 써야 하지?” 하던 사람들이, 실제로 검색이 얼마나 힘들어지는지 몸으로 겪고 나니 확실히 조심하더라고요. 문서 하나 이름 잘못 붙여놓은 게, 팀 전체의 흐름을 흔들 수 있다는 걸 그날 제대로 배웠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날 제가 가장 힘들었던 건 사실 파일을 찾는 게 아니라 “시간이 줄어드는 압박”이었어요. 규칙을 지키는 건 번거롭다고 느낄 수 있는데, 그 번거로움이 누군가의 시간을 지켜준다는 걸 알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다음엔 누가 또 ‘진짜최종’ 같은 이름으로 올리려 할 때, 다들 한 번 더 멈춰서 보게 될 것 같아요. 그게 작은 배려라도, 결과적으로는 우리 모두를 덜 고생하게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