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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에서 문 닫힐 때마다 등 뒤가 간질거렸어

2026-09-08 04:29:11 조회 12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엘리베이터에서 문 닫힐 때마다 등 뒤가 간질거렸어. 처음엔 그냥 몸이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그날 이후로 그 느낌이 특정한 순간마다 정확히 튀어나오더라. 문이 “착” 하고 닫히는 그 찰나, 등 가운데가 누가 손끝으로 살살 긁는 것처럼 간질거렸고, 몇 번이고 같은 타이밍이 반복됐어.

회사 빌딩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면 습관처럼 버튼을 누르고 휴대폰을 봐. 그런데 어느 날부터 문이 닫히려는 순간부터 목 뒤까지 아주 미세하게 열이 올라오는 느낌이 들었어. 진짜 간질간질해서 소름 돋을 정도였는데, 이상하게도 문이 완전히 닫히고 출발하면 바로 사라져. 그래서 처음엔 “하필 그 순간에 자세가 틀어졌나” 싶었지.

문제는 다음 주부터였어. 엘리베이터가 내려가거나 올라가거나 상관없이, 문 닫힐 때마다 똑같이 간질거렸거든. 엘리베이터 안 사람 얼굴을 한 번씩 쳐다보게 되더라. 혹시 누가 뒤에서 장난 치는 거 아닐까 싶어서. 근데 매번 사람들은 각자 휴대폰을 보고 있거나 한 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있었어. 누가 그런 장난을 할 분위기도 아니고, 무엇보다 “등 뒤”라는 위치가 너무 정확했어.

처음엔 한두 번이고 말겠지 했는데, 그날은 연속으로 세 번이나 그랬어. 7층에서 탔는데 4층에서 내린 뒤 바로 다시 4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탔고, 그때도 문 닫힐 때마다 간질거림이 왔어. 그리고 1층에서 내렸다가 곧장 다시 타도 똑같이 “착” 소리와 함께 간질거리는 게 생기더라. 그때부터는 몸이 먼저 알아차리는 느낌이랄까. 휴대폰을 보고 있다가도 문이 닫히려고 하면 손이 멈추고, 무의식적으로 등 뒤를 한 번 쓸어.

어느 날은 너무 신경 쓰여서, 일부러 사람들 시선이 안 갈 때 최대한 자세히 봤어. 엘리베이터 거울이 옆에 있어서 뒤모습도 비치거든. 거울로 보면 내가 등 뒤를 만지기 전까지는 아무도 내 뒤에 손을 뻗지 않았어. 그런데 간질거림이 시작되는 타이밍엔 거울 속 내 어깨 뒤쪽이 아주 잠깐, 아주 잠깐만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어. 바람이 스친 것도 아닌데, 마치 누가 내 등을 기준점처럼 잡고 있다가 손을 떼는 느낌.

그러다 한 가지 이상한 걸 알게 됐어. 엘리베이터가 완전히 비어 있는 날에는 이상하게 간질거림이 거의 없거나 약해. 반대로 사람이 있을 때, 특히 내 바로 옆이나 뒤에 서 있는 사람이 있을 때 더 확실하게 와. 물론 그 사람들이 갑자기 뒤로 손을 뻗거나 그런 건 아니야. 그런데도 “누군가가 아주 가까이 서 있다”는 감각이 생겨. 그걸 설명할 말이 없어서, 누가 내 등에 손끝을 대고 있는 거리 같은 표현밖에 못 하겠더라.

그래서 나는 결국 엘리베이터를 피하려고 계단을 몇 번 탔어. 그런데 그날도 이상하게 계단을 내려오는 길에 한 번 더 그 느낌이 났어. 문이 닫히는 소리도 안 났는데 등 뒤가 간질거려서, 나는 멈춰서서 주변을 봤지. 복도에 사람은 없었고, 형광등만 윙윙거렸어. 그 순간 깨달았어. 내가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겪는 게 단순한 자극이 아니라, 어떤 “패턴”에 내가 반응하고 있다는 거. 그래서 더 무서웠어.

회사 생활이 길어지면 별일 다 겪는다고들 하잖아. 근데 그건 너무 반복돼서 점점 익숙해지더라. 문 닫힐 때마다 등 뒤가 간질거리는 게 이제는 “알림”처럼 느껴질 정도였어. 그래서 어느 날은 일부러 다음 층을 누르면서도, 문이 닫히는 걸 기다렸어. 마음속으로 “또 오면 진짜로 확인할 거야”라고 생각했지. 그런데 이번엔 간질거림이 조금 달랐어. 딱 한 번, 손끝이 간질거리는 것보다 차갑게 쓸고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졌어. 그리고 바로 뒤에서 아주 짧게, 사람이 숨을 들이쉬는 소리가 들렸는데, 돌아보면 아무도 없었어.

그날 이후로 나는 그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기로 했고, 다른 라인을 쓰기 시작했어. 근데 가끔은 복도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소리를 멀리서도 들을 수 있잖아. 그 소리만 들리면, 내 등 뒤가 자동으로 반응했어. 간질거림이 실제로 오진 않아도, 감각이 먼저 떠오르는 거야. 마치 내 몸이 이미 그 타이밍에 학습해버린 것처럼.

지금도 나는 엘리베이터 문 닫히는 소리를 들으면 눈을 잠깐 감아버려. 확인하려고 하면 더 신경 쓰일까 봐. 이상하다고 느끼는 순간부터는 자꾸 떠올라서, 어떤 날은 그 간질거림이 “내가 느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누군가에게 닿아 있는 것”처럼 느껴지거든. 그래서 결론은 단순해. 엘리베이터는 타도 되는데, 문 닫힐 때만큼은 등 뒤를 의식하지 말아야 해. 착 하고 닫히는 순간, 네가 보고 있는 게 사람인지, 아니면 네 등 뒤에서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는지—그 경계가 흐려질 때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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