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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에서 밤에만 부엌문이 자동으로 잠기는 느낌

2026-09-09 20:29:11 조회 6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시골집에서 밤에만 부엌문이 자동으로 잠기는 느낌이 처음엔 그냥 오래된 집이라 그런가 싶었어. 근데 그게 시작된 날은 진짜 딱 “밤이 되자마자”였고, 나도 모르게 소름이 돋을 정도로 타이밍이 정확했지.

그날은 비가 오락가락 내리던 저녁이었어. 거실에서 티비 보고 있는데 부엌에서 “딸깍” 하고 잠그는 소리가 나더라. 분명 내가 잠근 적 없었는데도 손잡이 쪽에서 걸리는 느낌이 딱 전해졌어. 순간엔 바람에 문이 철컥거리나 싶었는데, 문이 열려 있는 상태에서 잠기는 소리라 더 이상했어.

다음 날 낮에 확인해봤어. 부엌문은 예전에 달아놓은 자동잠금 장치가 있다기보단, 그냥 오래된 도어락 비슷한 거였거든. 나는 손으로 잠금 버튼을 확인하고, 문틀과 문짝이 들뜨는지도 봤어. 그래도 이상한 건 없었지. 그런데 이상하게도 해가 지고, 바깥이 깜깜해지면 그 소리가 다시 났어.

처음엔 “내가 못 봤나?” 싶어서 밤에 일부러 시간을 맞춰 봤어. 부엌 쪽 전등은 스위치가 잘 안 내려가는 편이라, 혼자 있으면 어쩔 수 없이 어둡게 지내게 되잖아. 근데 그날은 외출했다가 돌아와서 현관에서 불을 켜고 있는데, 부엌문에서 또 “딸깍” 하는 소리가 들렸어. 내가 현관등 켜는 순간에 맞춰서 잠기는 것처럼 들려서, 그때부터 진짜로 심장이 빨라졌어.

이상한 건 소리만이 아니었어. 잠기는 타이밍이 항상 비슷했거든. 밤 10시 조금 넘으면 거의 같은 타이밍이었고, 가끔 늦어도 11시 안에는 꼭 잠겼어. 그리고 문이 잠긴 다음부터는 부엌 쪽에서 아주 약하게 철제 부품이 마찰되는 소리가 들렸어. 바람소리랑도 비슷한데, 바람이 불지 않는 날에도 났다는 게 문제였지.

그래서 전기 문제인가 싶어서 콘센트랑 배선도 봤어. 부엌에 있는 건 전자레인지, 작은 밥솥, 전등 정도였는데, 저녁만 되면 전기 사용량이 늘긴 해도 “자동으로 잠김”이랑 연결되는 건 설명이 안 됐어. 나는 문이 잠기는 날마다 전등을 꺼두거나, 아예 부엌 전원을 내리고도 확인했는데도 똑같이 잠겨버리더라. 그래서 한동안은 그냥 마음을 다잡고, 잠기기 전에 내가 먼저 부엌문을 잠그고 생활했어.

근데 그게 더 무서웠어. 내가 먼저 잠그면 밤에 “딸깍” 소리가 안 나야 정상인데, 가끔은 이미 잠겨 있는데도 다시 한번 더 잠기는 소리가 났어. 마치 안 잠긴 걸 확인하듯이, 손잡이 쪽에서 한 번 더 걸리는 느낌. 그때부터는 부엌문을 보면서 버티는 시간이 길어졌고, 나도 모르게 자꾸 귀를 기울이게 됐어. 문이 잠기는 순간에 맞춰 방 안의 공기가 같이 식는 느낌까지 들었거든.

어느 날은 밤에 화장실 다녀오다가, 부엌문 앞을 지나가는데 손잡이가 아주 미세하게 흔들리더라. 아무도 없는데도 문이 안에서 당겨지는 것처럼 살짝 움직였어. 나는 얼어붙어서 한참을 서 있었고, 그 사이에 다시 “딸깍” 하고 확실히 잠겼지. 그때 문틈에서 아주 얇은 종이 같은 소리가 섞여 들렸는데, 바람이 아니라 뭔가가 문을 스치고 지나가는 소리 같았어.

결국 나는 집안 어른들한테 물어봤어. “밤에 부엌문이 가끔 자동으로 잠기는 것 같아”라고 했더니, 다들 처음엔 웃더라. 그런데 막상 이야기가 길어지니까, 한 분이 조용히 말하더라고. “원래 그 집이 밤이 되면 부엌 쪽 문을 먼저 잡아줘야 한다”고. 무슨 뜻인지 몰라서 더 캐묻자, “예전부터 그래. 문이 혼자 잠기는 게 아니라, 혼자 ‘확인’하는 거지”라고만 했어.

그 말 듣고 나서도 나는 딱히 뭔가를 믿고 싶진 않았는데, 이상하게도 그날부터는 밤이 되면 부엌문이 잠기는 걸 ‘기다리게’ 되더라. 어둠 속에서 시계 초침 소리도 커지고, 내 숨소리도 가까워지는 느낌. 그리고 문이 잠길 때마다 집 전체가 아주 잠깐 멈춘 것처럼 정적이 생겼어. 그 후로는 부엌문이 잠기는 소리가 무서워라기보단, 마치 내가 있는지 없는지 체크하는 소리처럼 들리기 시작했어. 지금도 가끔 생각나. 시골집은 밤이 오면 조용해지는 게 아니라, 조용함을 누가 관리하는 것 같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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