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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에서 버튼을 누르는 소리와 내 심장박동이 맞아떨어졌어

2026-09-10 00:29:13 조회 6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엘리베이터에서 버튼을 누르는 소리와 내 심장박동이 맞아떨어졌어. 처음엔 그냥 내가 예민해졌나 싶었는데, 그날 이후로 엘리베이터 앞에 서기만 해도 귀 뒤가 서늘해져. 소리는 아주 작았어. “딸깍” 하고 눌리는 버튼 소리랑, 내 심장이 뛰는 타이밍이 이상하게 같은 간격으로 맞았거든. 문제는 그게 우연으로 보기엔 너무 오래, 너무 정확하게 이어졌다는 거야.

사건은 늦은 저녁이었어. 회사에서 야근 마치고 11층에서 나와서 1층으로 내려가려고 엘리베이터를 탔지. 건물은 조용했고, 조명도 조금 누렇게 칠해져 있었어. 엘리베이터 안에 사람은 나 혼자였고,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이 유난히 창백해 보여. 탑승하자마자 잠깐 멈칫한 느낌이 들었는데, 그때부터 이상한 “규칙”이 시작됐어.

1층 버튼을 누를 타이밍에 맞춰 내 심장이 먼저 쿵 하고 뛰었고, 내가 버튼을 누르는 순간에도 똑같이 “딸깍” 소리가 났어. 물론 누구나 누르는 순간에 심장이 그럴 수도 있지, 라고 생각했어. 근데 엘리베이터가 닫히고 올라가다 말고, 다시 내려가기 시작할 때마다 같은 패턴이 반복됐어. 버튼 소리—심장박동—짧은 정적, 이 순서가 한 박자도 안 틀어지고 계속되더라.

내가 버튼을 다시 누른 것도 아니야. 그런데 버튼 소리는 계속 났어. 분명 나는 아무 버튼도 건드리지 않았는데, 마치 누르는 손가락이 내 옆에 있는 것처럼 “딸깍” 소리가 났고, 그때마다 내 심장도 같이 맞춰 뛰는 느낌이었어. 손끝이 차가워져서 내 손을 확인했지. 내 손가락은 멀쩡하게 가만히 있었고, 시계만 만지작거리고 있었거든. 더 이상 확인할 것도 없이 그냥 눈앞의 숫자만 봤어.

엘리베이터 화면에는 11에서 10, 9로 내려가는 숫자가 찍혔는데, 중간중간 숫자가 조금씩 흔들리는 것처럼 보였어. 7층 즈음에서 멈추는 듯하더니 문이 열리진 않았고, 대신 바닥이 아주 미세하게 “툭” 하고 울리는 소리만 났어. 그 “툭” 소리 다음에 바로 버튼 소리가 따라왔고, 심장이 그 순간에 맞춰서 쿵— 하고 튀어나오는 느낌이 들었지. 나는 속으로 ‘이상한데…’라고 중얼거리다가, 결국 1층 호출을 다시 한 번 확인하려고 손을 뻗었어.

그런데 막상 버튼을 누르려 하니까 손이 멈췄어. 멈춘 게 아니라, 내 손이 내 의지와 반대로 미세하게 뒤로 당겨지는 느낌이랄까. 버튼 위에 손가락 끝이 닿을 듯 말 듯한 순간, 엘리베이터 안 스피커에서 아주 작게 숨소리 같은 잡음이 들렸어. 사람 말소리는 아니고, 누가 마이크 가까이에서 숨을 들이켰다가 내뱉는 정도의 소리. 그리고 바로 그 잡음 타이밍에 맞춰 심장박동이 더 빨라졌고, 버튼 소리가 “딸깍” 하고 한 번 더 찍히듯 들렸어.

나는 그때부터 아예 숨을 죽였어. 숨이랑 심장박동이랑 같이 맞출까 봐, 괜히 나까지 리듬을 만들어버릴까 봐 무서웠거든. 그런데도 심장은 내 통제와 상관없이 계속 일정한 간격으로 뛰었고, 그 간격이 엘리베이터의 “딸깍” 소리와 맞아떨어졌어. 화면은 3층쯤에서 멈춘 것처럼 한 번 깜빡이더니, 다음 숫자로 넘어가는 게 아니라 그대로 내려가는 느낌만 남았지. 마치 화면이 아니라 다른 무언가가 시간을 돌리는 것 같았어.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했다고 알려주는 신호음이 울리기 전에, 나는 이미 문 열리는 소리를 들었어. 문이 열리려는 기척이 아니라, 문이 열리기 직전의 공기 압력 같은 게 귀 안쪽을 누르더라. 그때 버튼 소리가 마지막으로 한 번 났고, 내 심장이 그와 동시에 “쿵” 하고 맞춰 끝나는 느낌이었어. 문이 열리자 아무도 없었고, 복도는 평소처럼 어둡고 조용했어. 하지만 한 가지가 확실했지. 내가 버튼을 누른 적이 없는데도 버튼 조작 표시가 켜져 있었어. 1층이라고, 내가 탄 건 맞는데… 이상하게도 표시 옆에 작은 점처럼 잔상이 남아 있었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손이 떨리기 시작했어. 그동안 멀쩡하던 팔이 갑자기 힘을 잃은 것처럼 늘어졌고, 심장은 더 크게 뛰었어. 그래서 괜히 손목을 짚어봤는데 맥이 이상하게 “딸깍” 타이밍이 아니라 복도 전체의 울림에 맞춰 뛰는 기분이 들더라. 집에 가서도 그 생각이 계속 났어. 엘리베이터 버튼 소리랑 내 심장박동이 맞아떨어진 게 단순한 착각이라기엔, 너무 오래, 너무 정확했거든. 그날 이후로 난 엘리베이터에서 버튼을 누르는 순간 귀가 먹먹해지고, 가끔은 내 심장소리가 스스로가 아니라 누군가의 손가락이 만들어내는 리듬 같을 때가 있어.

지금도 엘리베이터 앞에서 가만히 서 있으면, 가끔 아주 희미하게 “딸깍” 같은 소리가 먼저 들려. 내가 누르기 전인데도. 그래서 나는 버튼을 누르기 전에 잠깐 멈춰서 들으려고 해. 만약 그 소리가 내 심장과 먼저 맞춰지면, 그때는 그냥 바로 계단으로 내려가. 엘리베이터가 고장 난 건 아니었는데, 이상하게도 나는 그 리듬을 거스르면 뭔가가 나를 따라올 것 같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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