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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서 길 막는 불법 주차 때문에 결국 대화한 썰

2026-09-14 08:14:11 조회 15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동네에서 길 막는 불법 주차 때문에 결국 대화한 썰. 처음엔 “누가 또 그 차냐” 싶어서 그냥 눈으로만 참고 넘겼는데, 어느 날은 진짜로 약속 시간까지 밀릴 뻔해서 결국 말을 꺼내게 됐어.

우리 동네는 골목이 넓지 않은 편이야. 차가 한 대만 잘못 세워도 뒤쪽에서 빠져나오는 게 애매해지거든. 그런데 유난히 특정 차 한 대가 자주 그랬어. 습관처럼 코너를 물고 길을 반쯤 막아놔서, 나는 매번 버스 정류장 가는 길이든 배달 받는 길이든 돌아가야 했고, 사람들이 손으로 길을 터주듯 지나가는 장면도 꽤 자주 봤어.

처음에는 괜찮았어. 출근길에 한 번 막히면 그날은 그냥 한 3분 더 돌아가면 그만이니까. 근데 어느 날은 새로 이사 온 집이 있었는데, 이삿짐 차가 골목에 들어오는데도 저 차가 딱 애매한 위치에 서 있는 거야. 기사님이 경적을 짧게 몇 번 울리더니, 결국은 짐을 조금씩 다른 길로 돌려야 했고, 그날 아침부터 분위기가 살짝 싸해졌지.

나도 참다가, 그날 저녁에 집 앞에서 잠깐 보다가 결심했어. “다음엔 진짜 얘기해야겠다.” 보통은 그냥 전화나 민원 넣는 게 정석인데, 나는 왠지 감정이 먼저 올라와서 얼굴을 직접 보고 말해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았어. 그래서 다음날, 내가 차를 막지 않는 방향으로 서서 기다렸다가 운전자가 돌아오는 걸 확인한 뒤 조용히 다가갔어.

근데 그때가 또 문제였어. 운전자가 내 말을 듣는 순간 바로 방어를 하더라. “아니, 여기 원래 잠깐 세우는 자리잖아요” 같은 식으로 말이 나왔고, 내가 “잠깐 세우는 건 알겠는데 지금은 아예 차가 지나가질 않아요”라고 하자 표정이 굳었어. 솔직히 나도 말투가 조금 딱딱해졌고, 서로 말이 빨라지면서 분위기가 미묘하게 커졌지.

그래도 나는 최대한 침착하게 풀려고 노력했어. “저도 차가 없진 않아요. 이해는 하는데, 코너 쪽에 세우면 사람들이 돌고, 배달도 못 들어오고, 큰 차가 오면 아예 막혀요.” 그리고 그날 아침에 실제로 이삿짐 차가 돌았던 얘기를 했더니, 운전자가 그제야 “그게 왜 이렇게까지…” 하고 멈칫하더라. 그 표정이 아직도 기억나는데, 화가 난 사람이라기보단 본인이 생각보다 불편을 안 만들고 있다고 믿었던 사람 같았어.

대화는 길게 못 했지만, 핵심만 딱 정리했어. “저기 말고 조금만 더 안쪽이나, 아니면 이동 가능한 시간대에 세워주실 수 없어요?” 이런 요청을 했고, 대신 “진짜로 완전 막히는 순간에는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이 통행을 위해 잠깐 길을 열어야 해요”라고 덧붙였지. 운전자가 잠깐 생각하더니 “알겠어요. 다음부터는 그렇게 안 세울게요” 하고 고개를 끄덕였어. 말 한마디가 엄청 대단해 보이진 않아도, 그 순간부터 내가 마음이 좀 놓이더라.

그리고 며칠이 지나서 진짜로 확인해봤어. 예전처럼 코너를 반쯤 물고 버티는 느낌은 확 줄었고, 대신 골목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 있더라. 물론 가끔은 또 애매하게 걸칠 때가 있었지만, 최소한 “길이 통째로 막혀서 누군가 돌아가야 하는 상황”은 확실히 줄었어. 우리 동네는 결국 서로 사는 공간이니까, 한 번의 대화가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어도 최소한 ‘이 사람이 내 불편을 알고 있구나’는 기준을 세워주는 것 같더라.

솔직히 말하면, 그 전까지는 내가 계속 참고 넘겼던 시간이 아깝기도 했어. 불법 주차를 그냥 눈감는 게 내 시간이 더 늘어나는 걸로 돌아오니까. 그래도 막상 직접 얘기하고 나서는 이상하게 마음이 덜 답답했어. 이제는 누가 또 길을 막아놔도 바로 폭발하기보단, 먼저 “어떤 상황일까”를 떠올려보고, 필요하면 짧게라도 대화로 풀어보게 되더라.

결국 그날 나는 싸울 마음으로 간 게 아니라, 그냥 동네가 다시 편해지길 바란 거였고 그게 잘 통했던 것 같아. 아직도 골목은 좁고, 사람은 각자 바쁘니까 실수는 있을 수 있잖아. 다만 서로의 불편을 알아채는 순간부터는, 그 실수가 반복되지 않게 바뀌는 것 같더라. 오늘도 골목을 지나가면서, 내 발걸음이 덜 조급해진다는 게 참 다행으로 느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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