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주문이 들어오지 않았는데 배달가방 끈을 누가 만진 느낌
배달 주문이 들어오지 않았는데 배달가방 끈을 누가 만진 느낌. 그날은 그냥 퇴근 시간대라 손님들 몰릴 때였고, 나도 대충 “오늘도 평소처럼 바쁘겠지” 하고 대기하고 있었어. 그런데 콜이 한 번도 안 뜨는데도 배달용 가방을 손잡는 끈이, 정말 사람 손가락이 지나간 것처럼 아주 살짝 비틀리고 당겨지더라. 순간적으로 귀가 간질거렸고, 나는 이유도 없이 소름이 올라왔어.
가게 안은 CCTV가 있긴 한데, 그 각도 때문에 배달가방이 놓인 자리만 완전히 보이진 않아. 나는 주방 쪽에서 포장지 정리하고 있었고, 배달가방은 카운터 아래 선반에 걸어둔 상태였거든. 끈은 항상 그대로 있던 물건이라 더 이상할 수밖에 없었어. “바람인가?” 싶어도 매장에 바람 들어올 틈이 없었고, 그날따라 창문도 닫혀 있었거든.
나는 고개를 돌려 선반 아래를 봤는데, 끈이 미세하게 한 번 더 당겨져 있었어. 누가 매번 같은 높이로 만지는 것처럼 방향이 바뀌어 있었고, 손잡이 끝부분에 묻어있던 먼지도 한 방향으로 쓸려 있었지. 누가 장난치는 건가 싶어서 “누구야?” 하고 소리쳤는데, 대답은 당연히 없었어. 옆에 있던 직원도 “사장님, 저희 지금 통화 중인데요”라고 해서 더 헛갈렸어.
그 뒤로는 주문이 오면 바쁘게 잊을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도 콜이 계속 안 들어왔어. 배달앱 알림은 조용했고, 배차도 멈춘 것처럼 지나가더라. 그런데 그동안 끈이 건드려진 느낌이 한 번 더 들었어. 이번엔 ‘만졌다’기보다 ‘손가락으로 문질렀다’에 가까웠는데, 끈이 매끈한 재질이라 촉감이 더 선명하게 남았달까. 나는 그제야 가게 안 온도가 조금 내려간 느낌을 받았고, 목 뒤가 식는 게 확 왔어.
혹시 내가 과로해서 착각한 건가 싶어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했거든. 그 순간 알림이 하나 떠야 정상이었는데, 앱은 계속 조용했고 매장 시계만 똑딱거렸어. 그리고 이상하게도 가방 끈이 걸린 부분에서 아주 얕게 “툭” 하는 소리 같은 게 들렸어. 나는 멈칫하고 선반 쪽으로 천천히 갔는데, 눈으로 보이진 않아도 손으로 느껴지는 긴장감이 먼저 올라오더라.
선반 가까이 가자마자, 끈 끝이 마치 누가 손가락으로 잡았다가 놓은 것처럼 살짝 접혀 있었어. 접힌 방향이 처음이랑 달라서, 분명 누군가가 “여기”라고 표시해둔 것 같았지. 그때 나는 문득 생각이 났어. 배달가방 끈은 항상 같은 위치에 걸어두는데, 누군가가 만지면 보통은 더 아래로 늘어지거나 비뚤어져야 정상인데, 이상하게도 접힘이 ‘매번 같은 형태’였어. 마치 누가 손가락으로 모양을 기억하고 있는 것처럼.
그래도 애써 웃어 넘기려 했지. “장난하는 손님이 있나?” “혹시 우리 직원이 급하게 정리하다가 실수했나?” 이렇게 생각했는데, 곧바로 확인이 꼬였어. CCTV를 다시 돌려보니까, 문제의 시간대에 카운터 아래쪽 사각 구역에서 무언가 움직인 흔적은 없었거든. 다만 화면 모서리에 아주 잠깐, 사람이 손을 뻗은 것 같은 그림자 같은 게 스쳐 지나간 게 보였어. 근데 그 그림자는 ‘사람의 팔’처럼 자연스럽지 않았고, 손처럼 끝이 또렷하게 표현되지 않았어. 그래서 더 무섭더라.
직원에게 “가방 근처에 누가 지나간 거 봤어?” 물어봤더니, 직원은 고개를 젓고 “아무도 안 왔어요. 배달기사도 없고요”라고 했어. 그 말이 끝나자마자, 다시 끈이 아주 살짝 잡아당겨졌어. 나는 그 순간 숨이 막혀서, 소리도 못 내고 멈춰버렸지. 그리고 이번엔 ‘만지고 끝난’ 느낌이 아니라, 내가 배달을 나가야 할 것처럼 재촉하는 압박 같은 게 따라왔어. 배달가방은 무게가 있는 물건인데, 그때는 가방 자체가 아니라 끈만 건드린 느낌이었거든.
그날 결국 주문이 늦게야 들어왔고, 나는 출발 직전에 가방을 제대로 내려서 끈을 다시 걸어놨어. 그런데 끈을 정리하는데 자꾸 손이 멈칫하는 거야. 마치 끈이 아주 미세하게 “여기서 잡아” 하고 방향을 알려주는 것처럼. 그리고 배달을 다녀오고 나서도, 가방을 걸어두는 위치가 하루 만에 또 미세하게 틀어져 있었어. 나는 그때부터 가방 끈을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두려고 했는데, 다음날 아침에는 끈이 똑같은 모양으로 접혀 있더라.
며칠 뒤에야 이상한 정리 방법을 찾았는데, 누가 봐도 말이 안 되는 조건이었어. 배달가방 끈을 아예 풀어 바닥에 내려놓으면 아무 일도 없는데, 다시 걸어두는 순간부터는 “누가 만진 느낌”이 돌아오더라. 그래서 난 그날 이후로 가방을 걸어두지 않고, 항상 고정해두거나 봉투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 두고 다녔어.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주문이 안 들어오던 그 시간대에 먼저 손끝 감각이 와버렸던 게 너무 선명해서… 배달이 오지 않았던 게 아니라, 누군가가 ‘배달가방 쪽’을 기다리게 만든 게 아닐까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