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에서 ‘직거래만’ 써놨는데도 계속 택배 요구 받는 썰
당근에서 ‘직거래만’ 써놨는데도 계속 택배 요구 받는 썰 풀어볼게요. 진짜 올릴 때마다 마음이 한 번씩 덜컥 내려앉더라구요. 저는 중고 물건 올리면서 제목이랑 상세에 아예 굵게 적어놔요. “직거래만 가능, 택배 불가”라고요. 근데도 사람들은 결국 똑같은 질문을 하더라고요.
처음엔 제가 조건을 좀 무겁게 쓴 줄 알았어요. 그래서 더 친절하게 답장도 했죠. “직거래만 가능합니다. 집 앞에서 확인하고 가져가셔야 해요.” 이렇게요. 상대는 “네 알겠습니다” 하고는 또 금방 다른 톤으로 오더라구요. “혹시 택배로도 가능하실까요? 포장 깔끔하게 해주시면….” 그 순간부터 아, 이건 단순 착오가 아니구나 싶었어요.
물건은 아예 상태가 중요한 편이었어요. 전자기기라기보단, 소소하게 써온 물건이라 사용 흔적이 있어서 직원을 통해 검수하는 방식이 아니면 말이 안 되는 타입이랄까요. 저는 그래서 “직접 보고 상태 확인 후 거래 부탁드립니다”를 계속 강조했는데, 신기하게도 그 말은 읽히는 듯 안 읽히는 느낌이었어요.
그중에 제일 웃겼던 건 “당근 거래인데 택배가 왜 안 돼요?”라고 묻던 분. 당연히 안 돼요…라고 말하면 또 예의 없게 보일까 봐, 저는 최대한 부드럽게 설명했어요. “직거래만이라 택배는 따로 신청해드릴 수가 없어요. 분실이나 파손 이슈도 있고요.” 그랬더니 답이 “그럼 제가 택배비 다 낼게요!” 이러는 거예요. 택배비가 문제가 아니라 제가 택배를 못 한다고요.
또 한 분은 아예 협상 포기하고 장비(?)를 꺼내더라구요. “사진 더 보내주시면 믿을게요. 기사님 부르면 되죠?” 그러면서 구매의 의지가 강한 척을 하길래, 저는 “사진은 올려뒀고, 사진만으로 판정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직거래가 원칙입니다.”라고 다시 말했어요. 그 다음엔 갑자기 “그럼 근처 편의점 앞에서라도 택배처럼…” 같은 말이 오더니 결국 대화가 끊기더라구요.
여기서부터 저는 조금 지쳤어요. 그래서 어떤 날은 정말로 ‘직거래만’이라고 적혀 있잖아요라는 마음이 확 올라오더라고요. 근데 커뮤니티에서 매너가 제일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감정 숨기고 다시 한 번 공지처럼 답했죠. “택배 요청은 어렵습니다. 직거래 시간 맞춰주실 분만 부탁드려요.” 근데도 또 오더라구요. “택배만 가능하면 오늘 당장 결제할게요.”… 결제는 언제든 할 수 있죠. 근데 저는 보내는 일을 못해요.
가끔은 아예 규칙을 비켜가는 느낌의 메세지가 와요. 예를 들면 “그럼 택배는 안 보내고, 기사님이랑 만나서 전달만 해주시면 안 될까요?” 같은 식이요. 전달만이면 택배가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걸까요. 하지만 결국 기사님 부르고, 포장하고, 분실 리스크까지 떠안는 구조가 되잖아요. 저는 그런 방식이 싫어서 애초에 직거래만 적어둔 건데, 계속 같은 논리로 돌아오면 정말 답답해요.
그리고 이상하게도 택배 요구하는 분들 사이에 공통점이 있어요. 메시지를 길게 읽지 않는 것 같다는 거. “직거래만”이라는 단어를 딱 보고, 그 다음 문장들은 눈에 안 들어오는 느낌. 제가 한 번이라도 답변을 길게 달면 “확인했어요” 같은 말이 오고, 또다시 택배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저도 시스템처럼 답장을 고정했어요. “직거래만 가능합니다. 택배 불가입니다.” 이 한 줄이면 충분하더라구요.
그래도 희한하게, 결국 거래는 또 되더라고요. 직거래 조건을 존중하는 분들이 제일 먼저 오고, 그분들은 질문도 깔끔하고 날짜도 확정이 빠르더라구요. 저는 이런 경험이 쌓이면서 느꼈어요. 내 조건을 내가 먼저 존중하는 게 결국 제일 편하구나. 택배를 해줄 수 없는 입장이라면, 길게 설득할수록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이 사라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은 공지 한 번 하고, 택배 요청이 오면 더는 설명하지 않으려고 해요. “직거래만” 적힌 글을 읽고도 계속 택배를 요구하는 마음이 이해가 되진 않지만, 어쩌면 서로의 기대치가 다른 거겠죠. 오늘도 당근 앱을 켰다가, 어떤 물건 설명을 보면서 속으로 생각해요. 내가 쓴 조건은 그냥 부탁이 아니라, 기준이라고요. 언젠가 또 같은 메시지를 받게 되면… 이번엔 그냥 조용히 넘길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