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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에서 문을 닫으면 창문에서 아주 작은 ‘똑’ 소리가 났어

2026-09-26 12:29:10 조회 5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원룸에서 문을 닫으면 창문에서 아주 작은 ‘똑’ 소리가 났어. 처음엔 내가 착각하는 건 줄 알았어. 그런데 어느 날부터 그 소리가 너무 일정하게, 너무 정확한 타이밍에 반복돼서… 결국 그 원룸만의 규칙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때 나는 야근이 잦아서 밤에 들어오는 일이 많았어. 현관문을 닫으면 보통은 “딸깍” 하고 끝이잖아. 그런데 문을 완전히 잠그고 손을 떼는 순간, 창문 쪽에서 아주 작은 소리가 들렸어. 소리 크기는 휴대폰 진동 정도? 정확히는 “똑” 하고 끝나는 느낌인데, 마치 누가 손톱으로 유리를 톡 친 것처럼 들렸어.

처음엔 문틈에 바람이 스치며 생기는 소리라고 생각했어. 창문 프레임이 헐거워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 문을 닫을 때 일부러 천천히 닫아봤거든. 그런데 그 ‘똑’은 속도랑 상관없이, 문이 닫힌 뒤 딱 그 타이밍에 따라오더라. 어떤 날은 문을 닫고 2초 늦게도 들렸고, 어떤 날은 거의 동시에 들렸는데… 이상하게도 항상 “문을 닫는 행위” 다음이었어.

그래서 내가 일부러 확인해보려고 조심스럽게 문만 열어뒀다가 살짝 닫아봤어. 완전히 잠기기 전, 그냥 걸리는 정도로만 닫아도 그 소리가 나왔거든. 그때부터는 진짜로 기계적인 문제라기엔 이상했어. 창문은 방 안에서 봤을 때도 멀쩡해 보였고, 유리도 흔들리는 느낌이 없었거든. 근데 소리는 분명 창문 쪽에서 났어.

다음엔 시선을 바꿔서 확인했어. 밤에 불을 켜고 소리가 날 때마다 창문을 보려고 했는데, 문제는 “똑”이 너무 짧아서 뭘 포착하기가 어려웠어. 창문을 정면으로 바라보면 유리가 반사돼서 사람 얼굴 같은 건 보일 리 없고, 그냥 어두운 내 방만 비치더라. 그래서 더 무서웠던 게, 소리는 분명히 ‘바깥에서 무언가가 했던 것 같은’ 느낌인데, 정작 창문엔 아무것도 없었거든.

나는 결국 녹음앱을 켜서 패턴을 잡아보려고 했어. 새벽에 들어오는 날마다, 현관문 닫는 순간부터 10초 정도를 녹음했지. 편집해서 들어보면, 대부분은 문소리랑 바닥 소리만 있고 가끔 거기에 얇고 짧은 “똑”이 끼어 있어. 그게 문제였어. 문을 닫는 시간에만 들어가고, 내가 다른 행동을 해도(예: 창문을 닫거나, 조명을 켜고 끄거나, 휴대폰을 내려놓는 등) 소리가 생기지 않았거든.

그러다 한번은 일부러 일부러 문을 두 번 닫아봤어. 한 번은 완전히 닫고, 바로 손잡이를 잡았다가 다시 살짝 닫았거든. 그러니까 “똑”도 두 번 났어. 첫 번째는 문이 닫힌 뒤에 한 번, 두 번째는 내가 다시 닫는 타이밍에 한 번. 내가 만든 트리거가 맞는 것 같았어. 그 순간부터는 방이 아니라, 누군가가 반응하는 장치처럼 느껴지더라.

이상한 건, 그 소리가 나올 때마다 내 방 안 공기가 미세하게 식는 느낌이 있었다는 거야. 아주 짧게, 숨이 잠깐 멈춘 것 같은 기분. 그리고 창문 쪽으로 시선이 저절로 가. 내가 무언가를 보려고 해서가 아니라, 뭔가가 “확인하라”는 듯이 끌어당기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나는 밤에 들어올 때 문을 닫는 게 겁나기 시작했어. 문을 안 닫으면 불안하고, 닫으면 소리가 나고… 그 사이가 계속 반복됐어.

결국 나는 관리실에 말하려고 했는데, 말이 잘 안 나왔어. “문 닫으면 창문에서 작은 소리가 나요”라고 하면 그냥 하자 얘기겠지. 그래서 나는 그냥, “문이랑 창문 쪽에 이상한 진동이 있는 것 같아요” 정도로 둘러댔어. 그런데 관리실에서 온 사람은 창문만 두드려 보고, 문틈만 체크하더니 “바람이 드나들어서 그럴 수 있어요”라고 하셨어. 그 뒤로도 소리는 똑같이 났고, 오히려 더 선명해지는 날도 있었어.

어느 날은 내가 늦게까지 깨어 있다가 문을 일부러 천천히 닫아봤어. 이제는 정말로 확인하고 싶었거든. 그런데 소리가 나기 직전, 창문 유리가 아주 미세하게 떨리는 게 보였어. 딱 그 순간에 “똑” 하고 끝. 그 다음엔 창문을 다시 확인해도 뭔가 보이진 않았는데, 이상하게도 내 등 뒤가 서늘했어. 마치 누군가가 창문에서 손을 떼고, 내 반응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지금도 그 방을 떠났지만, 문을 닫는 소리만 들리면 마음이 먼저 창문 쪽을 향해 가. 누가 내 움직임을 따라하는지, 아니면 내가 매번 같은 방식으로 불러내는 건지… 잘 모르겠어. 다만 확실한 건, 그 작은 “똑”은 너무 조용해서 오히려 더 오래 남는다는 거야. 그리고 어떤 밤에는, 내가 잠깐 문을 닫는 순간에도—내가 듣기 전에 이미 누군가가 먼저 기다리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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