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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에서 문이 닫히는 동시에 누가 내 등을 톡 쳤어

2026-09-29 20:29:09 조회 0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엘리베이터에서 문이 닫히는 동시에 누가 내 등을 톡 쳤어. 그 순간 “아 미안” 할 틈도 없이 문이 딱 닫히더라. 근데 이상한 게, 소리도 작았고 힘도 세게 준 건 아닌데, 등골이 서늘하게 굳는 느낌이 들었어.

그날 난 퇴근하고 아파트 11층에서 내리려고 버튼을 눌렀어. 엘리베이터 안은 늘 그렇듯 조용했고, 천장 거울 같은 데 비친 내 얼굴만 멍하니 보였지. 옷깃을 좀 만지려는 찰나에 “톡” 하고 소리가 들렸어. 뒤에서 손가락으로 살짝 치는 정도의 타격감이 정확히 등에 닿았는데, 감각이 너무 또렷해서 오히려 더 무서웠다.

문이 닫히는 타이밍이랑 그 “톡”이 겹쳤거든. 보통 문 닫힐 때는 바람이 불거나 ‘쾅’ 하는 느낌이 있는데, 그건 전혀 없었어. 그냥 닫히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지금 타이밍에’ 내 등을 건드린 것 같았어. 나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거울에 내 뒤는 아무도 없었어.

“나 아까 다른 사람한테 치였나?” 싶어서 뒤를 한 번 더 확인했지. 그런데 엘리베이터 손잡이 주변이나 바닥에 누가 서 있을 자리 자체가 안 나왔어. 사람은커녕 가방도 없고, 문틈으로 스쳐 들어올 틈도 없었고, 천장 CCTV 각도도 애매하지 않았거든. 더 기묘한 건, 이상하게 그 ‘톡’이 손끝 감각이 아니라 마치 귓가 옆을 스치는 것처럼 피부에 남는 느낌이었어.

엘리베이터가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소리가 달라졌어. 평소엔 모터가 은근히 윙 하고 울리잖아? 근데 그날은 한 박자 늦는 것처럼 “윙…” 하다가 금방 꺼지는 느낌이 들었어. 나는 괜히 문을 열어 확인하고 싶었는데, 버튼은 작동 잘 되고 층수도 정상으로 찍혔어. 11층까지는 분명히 올라가야 하는데, 움직임은 맞는 것 같으면서도 손끝이 느슨해질 만큼 느리게 느껴졌어.

11층 도착 알림이 울리자 문이 열리는데, 내 옆 칸은 텅 비어 있었고, 내 손엔 그대로 휴대폰이 들려 있었어. 근데 엘리베이터 안 거울에 비친 내 목 뒤쪽이 뭔가 하얗게 남아 있는 것처럼 보여서 순간 숨이 멎었어. 조명 탓일 수도 있지만, 손으로 만져보면 별거 없었어. 대신 등 한가운데가 찌릿하게 굳어 있어서, 그 부분만 유난히 감각이 늦게 돌아오더라.

밖으로 나와서 복도에서 잠깐 멈춰 섰어. 주변 주민 몇 명이 지나가긴 했는데, 다들 내 표정이 이상했는지 한 번씩 쳐다보고 지나갔지. 나는 웃으면서 괜찮은 척하려 했는데, 등 뒤에 남아 있던 그 ‘톡’의 타이밍이 자꾸만 머릿속에서 되감기처럼 반복됐어. 특히 문이 닫히는 순간이랑 정확히 붙어 있었던 게, 그냥 실수나 착각으로 넘기기엔 너무 선명했어.

집에 와서도 찜찜해서 관리사무소에 전화했어. “엘리베이터에서 문 닫힐 때 누가 붙잡는 소리 같은 게 났나요?”라고 묻는 게 우스울까 봐 말도 제대로 못 하고 얼버무렸는데, 직원이 “지난주부터 문 닫힐 때 걸림 센서가 예민하긴 해요. 그래도 그런 접촉은 보통 기록이 남아요” 하더라. 그 말 듣고 갑자기 더 식은 땀이 났어. 기록이 남는다는 건, 내가 느낀 접촉이 그냥 상상이 아니어야 한다는 뜻 같았거든.

그날 밤 샤워하고 나서야 내가 확인한 게 있어. 등에 남은 건 상처나 멍이 아니라, 옷깃을 스치듯 아주 얇은 자국뿐이었는데 그게 문제는 아니었어. 자국이 생긴 방향이, 내가 엘리베이터 안에서 고개를 돌릴 때 “보였어야 할 쪽”이랑 반대로 되어 있었거든. 그리고 그 방향이 이상하게도 엘리베이터 내부가 아니라 복도 쪽에서 들어온 느낌이었어.

그 이후로 나는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문이 닫히기 직전, 일부러 등 쪽에 손을 대고 숨을 멈추게 됐어. 문이 닫힐 때마다 ‘톡’이 다시 올까 봐가 아니라, 그게 아니라는 걸 확인하려고. 근데 아직까지도 내 등에 닿는 건 없는데, 대신 어떤 날엔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날카롭게 들리는 날이 있더라. 딱… 누가 내 등을 치는 소리랑 똑같은 타이밍으로. 그 소리를 들을 때마다, 나는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돼.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 이미 늦었다는 걸 알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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