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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기사님이 문 앞 사진 대신 내 현관 센서를 두드리고 갔어

2026-10-02 04:29:10 조회 0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배달기사님이 문 앞 사진 대신 내 현관 센서를 두드리고 갔어. 솔직히 말하면 이게 무슨 장난인지, 아니면 내가 뭘 잘못 본 건지 계속 자꾸 생각나서 잠이 잘 안 와. 분명 “문 앞에 두고 갔습니다”가 아니라, 문 앞엔 아무 것도 없는데도 내 집 안에선 센서만 요란하게 울렸거든.

사건은 평일 저녁이었어. 그날은 비가 오락가락해서 현관문이랑 복도도 약간 축축했는데, 주문은 평소처럼 앱으로 확인했지. 배달 완료 시간도 정확했고, 기사님이 사진을 올린다고 했던 부분도 있었어. 근데 도착 알림 뜨고 나서 한참이 지나도 “문 앞에 두었습니다” 같은 말이 안 바뀌는 거야.

나는 현관 쪽으로 슬쩍 나가 보려다가 말았어. 이유는 단순해. 우리 집은 현관문 앞에 반사되는 각도 때문에 누가 지나가도 센서가 잘 울려. 그래서 그냥 “아, 복도 사람이 지나갔나 보다” 하고 넘기려 했거든. 근데 그때, 진짜로 가까운 곳에서 똑 하고 두드리는 소리가 났어. 손가락으로 문을 탁탁 치는 소리처럼, 아주 짧고 단단한 리듬이었어.

조금 더 정리해서 말하자면, 문을 두드린 것도 아니고 현관 센서만 건드리는 느낌이었어. 현관문은 단단해서 “쿵” 하고 크게 들려야 하는데, 소리는 그보다 훨씬 얇고 딱딱했거든. 마치 센서 하우징을 손톱으로 두드리는 것처럼. 그리고 그 소리가 한 번이 아니라, 3~4번 이어졌어. “확인하고 가세요” 같은 신호처럼 느껴질 정도로 일정했지.

나는 그제야 앱을 켰어. 배달 상태를 확인하려고 했는데, 이상하게도 사진 칸이 비어 있었어. 보통은 기사님이 문 앞 사진을 올려두면 거기 썸네일이 떠야 하잖아. 근데 그날은 업데이트가 멈춘 것처럼 그대로였고, 대신 대화창에는 “문 앞 사진 업로드가 지연될 수 있습니다” 같은 짧은 문장이 하나 더 떠 있었어.

그 문장을 보고도 나는 창문을 열어보지 않았어. 사실 겁이 나서라기보단, 굳이 확인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 이상한 건, 소리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현관 센서가 미세하게 계속 깜빡였다는 거야. 센서는 움직임이 있어야 켜져야 하는데, 아무도 없는 것 같은데도 표시등이 여러 번 들어왔다 꺼졌어. 나는 그게 단순 전기 문제일 거라고, 그냥 ‘비 오는 날이라 센서가 예민했나 보다’라고 스스로 달랬지.

그런데 배송 기사님이 “문 앞”을 찍지 않았다는 게 계속 마음에 걸렸어. 우리 집은 현관문이 안쪽으로 살짝 들어가 있어서, 문 앞에 두면 사진에 잘 안 보일 때가 가끔 있어. 그래서 보통 기사님들이 현관 앞 바닥이나 문 옆 받침대를 찍어주거든. 근데 그날은 사진이 아예 없고, 대신 센서가 두드려진 느낌만 남았어. 나는 그제야 ‘혹시 기사님이 사진을 찍으려다가, 카메라 각도보다 센서 쪽이 더 확실해서 일부러 확인하고 간 걸까?’ 같은 생각도 했어.

다만 그건 말이 안 되는 부분이 있어. 센서를 두드리는 게 뭔가를 “확인”하는 방식은 아니잖아. 그리고 기사님이 굳이 그런 행동을 할 만큼 현관문 안쪽까지 들락거릴 이유가 없었어. 문 앞엔 분명히 아무 물건도 없었고, 택배는 현관 센서가 있는 쪽과 관계가 있어 보이지도 않거든. 그날 나는 결국 현관을 열지 못했어. 열면 뭔가가 있을까 봐가 아니라, 열었을 때 내가 뭘 봐야 할지 몰라서였어.

다음 날 아침, 관리실에서 공지 같은 게 하나 떠 있었어. 특정 동에서 “현관 자동센서가 간헐적으로 오작동”한다는 내용이었는데, 시간대가 내가 겪은 저녁이랑 거의 겹쳤어. 그래서 더 소름이 돋았지. 내가 본 건 오작동이 아니라, 오작동을 ‘만들어낸’ 것처럼 느껴졌거든. 누가 장난으로 센서를 두드렸다고 치면, 그걸 누가 관찰하고 다음 날 공지까지 이어지게 만들까 싶었어.

결국 나는 앱 고객센터에 문의했어. “사진 업로드가 안 됐고, 문 앞엔 물건이 없었다”라고만 적었지. 그런데 기사님 쪽 기록은 “수취인 확인 완료”로 되어 있었어. 확인 완료가 뭘 의미하는지 묻고 싶었지만, 질문을 길게 하면 더 이상해질 것 같아서 조용히 다음 주문만 기다렸어. 근데 이상하게도, 그날 이후로 우리 집 현관문 열쇠 소리나 센서 깜빡임이 나오면 가슴이 먼저 움찔해. 배달은 늘 오는데, 나는 계속 ‘누가 어디를 확인했지’라는 생각을 놓지 못하거든.

문 앞 사진이 아니라, 내 현관 센서를 두드리고 간 사람의 손이 아직도 머릿속에서 멈춰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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