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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지하에서 누가 따라오는데 아무도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았어

2026-10-02 16:29:11 조회 1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회사 지하에서 누가 따라오는데 아무도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았어. 그날도 늦게까지 남아있다가 퇴근하려고 지하 주차장 쪽으로 내려갔는데,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내 등 뒤에서 났거든. 근데 내가 탄 건 없었어. 그냥 계단을 내려왔고, 복도에 사람 소리도 없었는데도 말이야.

사무실에서 내려오는 길은 늘 똑같았어. 회색 바닥 타일, 천장에 붙은 형광등, 그리고 지하 특유의 차가운 공기. 11시쯤이었는데도 보안등은 반짝반짝 켜져 있고, 멀리서 차단기 소리 같은 게 한번씩 울렸지. 나는 차량을 찾으려고 주차장 출입구 쪽으로 걸었어. 그때부터 발소리가 따라왔어. 내 걸음에 딱 맞춰서, 한 박자 늦게.

처음엔 장비를 옮기는 소리겠지 싶었어. 지하에 물류실도 있으니까 가끔 이동하는 소리 나잖아. 그래서 일부러 속도를 늦췄다가 빨리 걸어봤는데, 발소리도 같이 따라왔어. 나는 한 번 더 고개를 돌렸지. 그런데 복도 끝엔 아무도 없었어. 카메라가 달린 모서리마다 사각지대가 있긴 한데, 그 거리에서 누가 숨을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어.

그때 뒤에서 다시 “딸깍” 하고 뭔가 걸리는 소리가 났어. 엘리베이터는 주차장 출입구랑 아주 가까워. 그런데 나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른 적이 없고, 그 구역에 사람이 들어오는 것도 못 봤어. 설마 누가 따라온 거면, 최소한 문 열리는 소리는 들려야 하잖아. 근데 문 열리는 소리는 없고, 대신 발소리만 내 옆을 향하듯 가까워졌어.

나는 차 키를 손에 쥐고, 일부러 복도 중간에 있는 벽 쪽 CCTV 앞까지 걸어갔어. “아, 그냥 경비가 순찰하나?” 싶어서 목소리도 내볼까 하다가, 입이 안 열렸어. 발소리가 CCTV 앞에서 딱 멈췄거든. 마치 내가 멈추길 기다렸다는 것처럼. 그리고 몇 초 뒤에, 이번엔 반대로 내 뒤쪽에서 다시 들려. 방향이 바뀐 거야.

그때부터 손이 차가워지더라. 지하 복도는 꺾이는 부분이 하나 있는데, 그쪽으로 돌아가면 주차장 입구가 나와. 나는 그냥 무작정 뛰지 않고, 숨만 얕게 쉬면서 천천히 걸었어. 발소리는 계속 나보다 한 박자 늦게 유지됐고, 어느 순간부터는 발소리가 “한 번”씩 튀는 느낌이 들었어. 마치 굽이 아니라 뭔가 단단한 걸로 바닥을 디디는 것 같았어.

주차장 입구까지 왔을 때, 나는 그제야 확인했어. 엘리베이터 층 표시기가 지하로 내려오는 숫자랑은 상관없이 그냥 멈춰 있었고, 문이 열렸다는 흔적도 없었어. 대신 출입문 옆에 달린 작은 스피커에서 안내 방송이 짧게 나왔어. “지하 출입은 직원만 가능합니다.” 그 문장은 분명히 평소에 나오는 멘트였는데, 그날은 이상하게 내 이름을 부르는 것처럼 들렸어. 물론 방송은 이름을 말하지 않았는데도.

그 순간, 내 뒤에서 손이 움직이는 소리가 났어. 옷자락 스치는 소리 같은데, 너무 가까워서 내가 뒤를 돌아보면 바로 마주칠 것 같았어. 나는 얼굴을 돌리지 않으려고 이를 악물고 차 키를 눌렀어. 차 경보음이 울리고, 잠깐 그 소리 때문에 발소리도 끊겼지. 그런데 경보음이 끝나자마자, 다시 시작됐어. 이번엔 내 차량 옆, 그러니까 주차 라인을 따라 천천히. 차를 피해 돌아다니는 느낌.

나는 그냥 그 자리에서 시동을 걸었고, 시야를 대각선으로만 넓게 훑었어. 아무도 안 보여. 다만 바닥에, 내 그림자 옆으로 아주 얇은 그림자 하나가 붙어 있었어. 형광등 각도상 생길 수도 있는 그림자라고 합리화하려 했는데, 그건 너무 일정했어. 내 움직임과 완전히 같은 속도로 흔들리는데, 나는 사람이 아닌 걸까 싶을 정도로 딱 맞았거든. 창문에 비친 내 얼굴이 순간적으로 흐려지기도 했고.

결국 나는 차를 빼서 나가며 주차장 입구 쪽 거울을 봤는데, 거기엔 아무도 없었어. 엘리베이터 문은 계속 닫혀 있었고, 문 틈에서 나오는 빛도 없었지. 집에 도착하고 나서도 계속 귀에 그 발소리가 남아 있었어. 다음 날 출근해서 지하 기록을 확인해보니, 그 시간대에 엘리베이터는 정상 운행이고 탑승자도 없다고 하더라. 근데 문제는… 내가 그날 혼자였다는 사실보다, 누가 내 걸음에 맞춰 “따라오는 법”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는 거야. 그 뒤로 지하 계단을 내려갈 때마다, 내 발소리가 한 박자 늦게 들리는 느낌이 아직도 가끔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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