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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점원이 내 앞을 지나가며 불필요하게 뒤돌아봤어

2026-10-04 00:29:11 조회 0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편의점에서 점원이 내 앞을 지나가며 불필요하게 뒤돌아봤어. 오늘도 별일 아니겠지 싶었는데, 그 순간이 자꾸만 머릿속에 걸려서 잠이 안 오더라.

퇴근하고 새벽 두 시쯤이었어. 동네 편의점인데 사람은 거의 없고, 냉장고 소리랑 형광등 지직거리는 소리만 들렸어. 나는 계산대 앞에서 음료 고르려고 서 있었고, 점원은 홀 앞쪽에 있다가 내 옆으로 지나갈 타이밍이었지.

처음엔 그냥 동선이 겹쳤나 보다 싶었어. 그런데 점원이 내 앞을 지나가는데, 매장 직원이 손님 옆을 지나가면서 뒤돌아볼 이유가 거의 없잖아. 게다가 뒤돌아보는 각도가 딱 “누가 뭘 하는지 확인한다”는 느낌이었어. 나는 그걸 보자마자 목 뒤가 서늘해졌고, 손에 들고 있던 음료 캔이 갑자기 무겁게 느껴졌어.

나는 얼른 계산대로 가서 결제하고 나왔거든. 카운터에서 영수증을 뽑아 주면서도 점원이 표정을 크게 바꾸진 않았는데, 눈이 한 번 더 내 쪽을 훑고 지나간 게 느껴졌어. 물론 이런 건 다들 착각이라고들 하겠지. 근데 “한 번”이 아니라 “필요 이상으로” 반복되는 느낌이라서, 걸을 때마다 계속 뒤를 돌아보게 되더라.

밖으로 나오자마자 나는 습관처럼 휴대폰을 봤는데, 손이 자꾸 떨려서 화면을 제대로 못 봤어. 편의점에서 나오는 동안 점원이 문 쪽에 서 있었고, 내가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조용히 정리만 하더라. 보통은 손님이 나가면 문 닫히고 정리하는 게 자연스러운데, 그날은 문이 닫히기 전에 이미 점원이 한 번 더 쳐다본 것 같았어.

집에 가서도 찝찝한 게 계속 남아 있었어. 내가 그 편의점에 들어올 때, 머리를 정리한다고 잠깐 모자를 만졌거든. 그리고 들어오기 전엔 길가에 붙어 있는 안내문을 휴대폰으로 찍었는데, 그 화면이 잠깐 켜진 상태였던 것 같아. 혹시 그때 뭔가가 찍혔나 싶어서 갤러리를 확인했는데, 문제는 사진에 아무 이상이 없다는 거야. 대신 영상처럼 저장된 건 없는데도, 내 머릿속엔 “점원이 뭘 봤다”는 감각만 남아버렸어.

그 다음날, 같은 시간대에 또 그 편의점에 갔어. 솔직히 말하면 확인하고 싶었지. 이번엔 점원이 아니라 다른 직원이 계산을 받고 있었고, 진열대는 똑같이 정돈돼 있었어. 그런데 내가 들어오자마자, 전날 뒤돌아봤던 그 점원이 매대 반대편에서 뭔가를 정리하듯 서 있었어. 아무렇지도 않게 고개를 돌려 웃어 주긴 했는데, 웃는 타이밍이 너무 늦었달까. 마치 “아, 저 손님이구나”를 확정하고 나서야 표정이 나오는 것처럼 느껴졌어.

그때 나는 깨달았어. 내가 뭘 잘못했는지보다, 점원이 이미 어떤 결론을 내린 상태였다는 느낌이 더 무서웠어. 내가 뭘 했는지를 묻는 표정이 아니라, 내가 어디로 갈지를 확인하는 사람의 시선 같은 거. 그래서 나는 음료를 계산하고 바로 돌아섰고, 일부러 길을 바꿔서 걷었어. 집으로 가는 동선도 평소랑 달리 꼬아 봤고, 편의점이 보이는 거리에서는 일부러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지나갔지.

며칠 뒤에는 문득 CCTV가 떠올랐어. 편의점은 보통 천장에 카메라가 있잖아. 그런데 그 카메라를 보는 게 아니라, 사람이 직접 뒤돌아보는 순간이 있었다는 게 더 찝찝해. 내가 그 뒤돌아봄을 “내가 뭔가 들킨 것 같다”로 받아들인 건지, 아니면 진짜로 점원이 누군가의 요청을 받고 확인하는 상황이었는지 알 수가 없으니까. 다만 분명한 건, 그날 이후로 나는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설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뒤를 한번 훑게 된다는 거야.

결국 지금도 가끔 그 점원이 내 앞을 지나가면서 뒤를 돌아본 각도가 떠올라. 아무 일도 없었으니까 잊어야 정상인데, 이상하게 그 한 번의 시선이 계속 반복 재생돼. 오늘 밤도 그냥 자려다가, 문 닫히기 전 그 사람이 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쳐다봤던 순간을 떠올리면, 괜히 내 등 뒤를 확인하게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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