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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엘리베이터 거울에 내 뒤가 한 사람 더 보였다

2026-10-11 08:29:13 조회 0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회사 엘리베이터 거울에 내 뒤가 한 사람 더 보였다.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다. 출근 시간이라 사람도 많고, 엘리베이터 거울은 하필이면 옆면까지 비쳐서 각도가 애매하잖아. 근데 그날은, 분명히 내가 거울 속에서 혼자 타고 있는데도… 내 뒤에 한 명이 더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9시 10분쯤 들어가서 12층 버튼을 눌렀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출발하면서 거울 속에 비친 내 얼굴이 또렷하게 들어왔다. 그런데 그 바로 뒤, 어깨선 너머로 그림자가 하나 더 생겼다. 사람 모양이었는데, 자세가 이상했다. 서 있는 것 같긴 한데 너무 가까웠고, 거울 속에서는 마치 내 등에 붙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속으로 ‘누가 탔나?’ 하고 고개를 돌렸는데, 엘리베이터 안은 텅 비어 있었다. 내 앞쪽에는 스킨케어 제품 상자 같은 게 놓인 바닥 공간만 있고, 다른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다시 거울을 봤더니 그 사람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거울 속의 그 그림자는 아주 조금 더 고개를 숙이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움직이면 따라오는 것처럼.

나는 순간적으로 땀이 났다. 손에 쥔 가방 끈을 더 꽉 잡고, 혹시 내 등 뒤에 뭔가 걸려 있나 싶어 천천히 셔츠 단추 쪽을 확인했다. 그런데 아무것도 없었다. 거울 속에서는 그 ‘뒤에 있는 한 사람’이 계속 같은 위치를 유지했다. 다만 표정 같은 건 보이지 않았고, 그냥 사람 윤곽만 선명하게 남아 있는 상태였다.

엘리베이터가 중간층에서 한번 덜컹하고 멈췄다. 그때 문이 열리지도 않았는데, 내부 스피커에서 평소처럼 안내음이 나왔다. 그런데 안내음이 이상하게 늘어졌다. “다음 층… 다—음… 층…” 그러고는 바로 이어서 “도착” 같은 소리가 들렸는데, 내 귀에는 ‘도착’ 다음에 다른 숨소리 같은 게 끼어 있는 것 같았다. 나는 괜히 웃음이 나올 뻔했는데, 웃으면 더 이상해질 것 같아서 이를 악물었다.

거울 속 그 사람은 내가 12층에 도착할 때까지 그대로였다. 숫자 표시등이 11층을 찍는 순간, 내 등 뒤의 공기가 더 차갑게 느껴졌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손을 등 뒤로 뻗었는데… 거울 속의 그 사람도 동시에 손을 뻗는 동작을 했다. 물론 실제로 내 등 뒤엔 아무도 없었다. 손끝이 허공에 닿기만 했는데도, 거울 속에서는 딱 그 타이밍이 맞아떨어져서 나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문이 열리고 나는 바로 뛰쳐나오듯 복도로 나갔다. 복도는 평소처럼 조용했고, 사무실 문들에서 바람 냄새 같은 것만 흘러나왔다. 그런데 12층 안내판 옆에 붙어 있는 안내 스티커가 눈에 들어왔다. 엘리베이터 점검 안내문이었는데, 하단에 ‘거울 면 기스/잔상 현상 발생 시 운영팀에 즉시 보고’라고 적혀 있었다. 나는 그 문구를 읽고 나서야, 거울이 단순한 거울이 아니라 ‘고장 난 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근데도 이상한 건, 잔상이라면 내 위치와 거리에 맞춰 같은 방식으로 생겨야 하는데… 그 사람은 내가 움직일 때 따라오듯 보였다는 거다.

나는 운영팀에 전화를 했지만, 통화 연결이 늦어졌다. 그리고 몇 번이나 확인하냐고 묻는 말투에 억울해지려는 찰나, 통화 상대가 낮게 한마디를 했다. “혹시… 오늘 아침에 12층 타신 분 맞으세요?” 내가 “네, 왜요?”라고 묻자, 상대는 잠깐 멈칫하더니 “거울에 사람 하나 더 비친다는 얘기가 몇 번 나왔거든요. 근데 그게 보통은 다음 출근부터 사라져요. 오늘은… 오래 가는 편이었어요.”

나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묻고 싶었지만, 전화를 끊어야 할 상황이었는지 상대가 서둘러 “점검 요청 걸어둘게요. 오늘은 엘리베이터에서 거울 보지 마세요”라고만 하고 끊었다. 그날 점심쯤에도 나는 화장실 거울을 봤다. 내 뒤에 누가 있는지 확인하려는 버릇이 생긴 건지, 거울만 보면 자꾸 등 뒤를 살피게 됐다. 근데 그때부터가 진짜 문제였다. 엘리베이터가 아닌 거울에도, 아주 잠깐씩 ‘뒤가 한 칸 더’ 보이는 느낌이 스치듯 남아버렸다.

그 후로 나는 엘리베이터를 탈 때 거울을 보지 않으려고 몸을 돌려 세웠다. 버튼을 누를 때만 정면을 보고, 문이 닫히면 바로 시선을 바닥 쪽으로 내렸다. 근데도 가끔, 렌즈처럼 선명한 밤색 바닥이 반사되는 순간—마치 내 뒤에 누군가가 서 있는 것처럼 비치는 각도가 생겼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 각도는 매번 내가 “확인하려고 마음먹는 순간에만 나타났다. 그날 이후로 나는 깨달았다. 엘리베이터 거울은 단순히 비추는 게 아니라, 누군가를 같이 데려오는 방식으로 작동할 수도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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