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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분대장이 내 짐을 다른 사람 짐처럼 챙겨갔다

2026-10-12 20:29:12 조회 0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군대에서 분대장이 내 짐을 다른 사람 짐처럼 챙겨갔다. 그날은 별일 없을 줄 알았는데, 아침 점호 끝나고 생활관 문을 닫는 순간부터 뭔가가 이상하게 꼬이기 시작했어.

전날에 난 훈련 끝나고 세면대 앞에서 짐을 정리했거든. 내 전투화랑 양말, 속옷, 예비 여벌 옷까지 딱 정해진 자리, 내 사물함 앞쪽 끈에 맞춰서 걸어놨어. 분대장은 원래도 “정리 대충하면 나중에 다 뒤집힌다” 이런 말로 잔소리하는 스타일이라, 내 짐은 더더욱 신경 쓰고 넘겼지.

근데 다음 날 아침, 분대장이 갑자기 “오늘은 소대 전체 짐 배치 다시 한다. 누가 사물함이랑 이불 위치 바꿔놨는지 확인해”라고 했어. 다들 졸린 얼굴로 일어나서 어수선하게 움직였고, 나는 “어제 내가 건드린 건 없는데” 싶었지만 그냥 따라했지. 그런데 그때 분대장이 내 쪽으로 오더니, 내 가방 끈을 잡고는 말도 없이 다른 사람 짐이랑 같이 움직이더라.

정확히는, 내 가방이 내 자리로 가야 하는데 분대장 손에 들린 순간부터 방향이 틀어졌어. 옆 사물함 번호가 적힌 곳으로 휙 끌고 가서, 마치 원래 거기 있어야 할 것처럼 툭 내려놓는 거야. 나는 순간 멈칫했는데, 다른 애들이 “어? 뭐야” 정도로만 반응하고 넘어가니까, 나도 얼떨결에 “아, 내가 어제 위치를 헷갈렸나?” 하고 넘어가 버렸지.

문제는 그 뒤에 터졌어. 점심 먹고 나서 물건 꺼내려고 사물함을 열었는데, 내 속에 들어있어야 할 예비 양말이 없고, 대신 내가 쓰지 않는 양말이 반쯤 접힌 채로 들어있더라. 내 이름표는 분명 내 쪽에 달려 있었고, 지퍼도 내가 평소에 잠그는 방식이랑 달랐어. 그때부터 머리가 띵했는데, 분대장은 이미 다른 데 신경 쓰는 중이었고 “나중에 확인해”라고만 하고 넘어가 버렸거든.

그래서 난 조용히 옆 사물함을 확인했어. 거기엔 내 가방이 있었고, 내 이불 끈도 묶여 있었는데 상태가 이상했어. 누가 급하게 덮어놓은 것처럼 구겨져 있고, 내 물티슈는 반쯤 꺼내져 있었고, 주머니에 있던 작은 준비물 하나가 없었어. 큰 물건은 아니었는데, 그래도 내 개인 물품이라서 당황이 더 컸지. 내가 누굴 의심하고 싶진 않았지만, 사물함은 분명 내 차례에 맞춰 닫혀 있어야 하는 거잖아.

결국 난 소대원들 앞에서 크게 따지진 못하고, 분대장이 있을 때만 조심스럽게 말했어. “분대장님, 제 짐이랑 다른 사람 짐이 바뀐 것 같은데요.” 그랬더니 분대장은 잠깐 웃더니 “아휴, 아침에 누가 위치 바꿔놓고선 왜 이제 와서 그러냐”는 식으로 되받아쳤어. 그 말이 너무 당연한 것처럼 들려서, 내가 착각한 건가 싶을 정도였어. 그런데 옆 사물함 안에 있는 내 물건을 누가 만졌는지, 구겨진 방식이랑 주머니 위치를 보면 분명히 내 말이 맞았거든.

시간이 더 지나서, 그 “바뀐 짐”의 주인이 따로 내 앞에서 물건을 찾다가 결국 알게 됐어. 자기가 아침에 챙겼던 물건이 자기 자리와 달랐다는 거지. 그러면서도 이상하게 아무도 그걸 분대장한테 제대로 따지지 못했어. 다들 군대 특유의 분위기 때문인지, “야, 그건 그냥 넘어가자” “분대장이 한 번에 정리하다 보니 그럴 수 있지” 같은 말만 돌아왔고, 결국 누가 먼저 사과를 해야 하는지조차 흐려지더라.

그날 밤, 나는 혼자 침대에 누워서 계속 생각했어. 분대장이 정말로 실수해서 바꾼 걸까, 아니면 일부러 누가 누구 짐을 건드렸는지 확인하려고 일부러 섞어본 걸까. 물론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나도 모르지. 다만, 분대장이 내 짐을 “다른 사람 짐처럼” 챙겨가서 사건을 시작해버린 순간부터, 이상하게도 그 뒤로는 모든 말이 내 쪽으로 불리하게 흘러갔어. 사물함 문 하나가 열리고 닫히는 것 같았는데, 분위기와 신뢰가 동시에 닫히는 느낌이었거든.

그때 이후로 나는 짐을 정리할 때, 단순히 묶어두는 걸 넘어 사진처럼 위치를 기억해두게 됐어. 그리고 가끔 훈련 끝나고 누가 내 사물함을 “잠깐만” 만지는 순간에도 등골이 서늘해지더라. 군대에서 사람 하나의 실수는 장난처럼 끝날 수도 있지만, 어떤 날은 그 실수가 누군가의 하루를 통째로 흔들어버린다는 걸, 나는 그날 처음 제대로 배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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