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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출입문이 내가 들어간 뒤에 다시 한 번 ‘딸깍’ 잠긴다

2026-10-14 16:29:13 조회 0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회사 출입문이 내가 들어간 뒤에 다시 한 번 ‘딸깍’ 잠긴다. 처음엔 그냥 자동문이 속도를 맞추지 못한 거겠지, 하고 넘겼는데 그날 이후로 이상한 타이밍이 계속 반복됐어. 퇴근하고 집에 가기 전까지는 모르겠더라. 사무실에 들어서는 그 순간, 안쪽에서 누군가가 다시 잠그는 소리가 들리는 게 아니라, 정말로 문이 다시 잠기는 것처럼 들렸다는 걸.

사건은 평범한 월요일 아침이었어. 나는 늘 하던 대로 출입카드를 찍고 들어가려는데, 출입문이 한 번 열렸다가 내가 한 발 들어서는 순간 더 천천히 닫히더라고. 그런데 그걸로 끝이 아니었어. 문이 완전히 닫힌 다음, 딱 한 번 더 ‘딸깍’ 하고 걸리는 소리가 났어. 마치 손잡이를 당긴 뒤 다시 고정시키는 느낌처럼. 그 소리가 너무 또렷해서 고개를 돌릴 뻔했는데, 뒤를 돌아봐도 아무도 없었어. 오전엔 항상 사람들로 붐비는데, 그 타이밍엔 딱 공기만 남아 있는 것 같았지.

처음엔 오작동이려니 했어. 자동문에는 가끔 장애나 센서 오류가 있으니까. 그래서 출근길에 그날 있었던 일을 잊으려고 했고, 동료한테도 “문이 오늘 한 번 더 잠기던데?” 정도로 가볍게 말했어. 그랬더니 동료가 웃으면서 “너 문 센서에 걸리는 거 아냐? 문이 늦게 닫히면 사람처럼 인식하잖아”라고 넘기더라. 근데 나는 웃으면서도 손끝이 조금 차가워지는 걸 느꼈어. 내가 그런 오작동을 한두 번도 본 게 아니라, 딱 ‘내가 들어간 다음’에만 그 추가 딸깍이 나왔거든.

그 다음 날부터는 더 노골적으로 반복됐어. 아침에 카드를 찍고 들어가면 문이 열리고, 나는 평소처럼 로비를 가로질러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었어. 그런데 문이 완전히 닫힌 뒤, 0.5초도 안 돼서 다시 한 번 걸리는 소리가 들렸어. 소리가 문 안쪽에서 울리는 것 같다고 해야 하나, 자동문 모터음이랑은 결이 달랐어. 모터음은 기계적으로 둔탁한데, 그건 잠금장치가 맞물리는 금속성 딸깍이었거든.

나는 그때부터 습관처럼 유리문 반사에 시선을 두게 됐어. 로비 쪽은 유리로 돼 있고, 문이 닫힐 때 내 모습이 비쳤다가 사라져.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날들은 내 뒤쪽, 출입문 안쪽 그림자가 조금 늦게 따라 사라졌어. 누가 서 있었던 것도 아니고, 사람 모양이 분명히 있는 것도 아니야. 그냥 “누군가가 거기 있었다가, 내가 다 들어간 뒤에야 움직였다” 같은 느낌. 그래서 더 신경이 쓰였고, 결국에는 퇴근 시간도 조금 다르게 맞추기 시작했어. 몇 분 일찍 나가서 로비를 잠깐 서성여 봤는데, 그때는 어떤 딸깍도 없더라. 딱 아침, 내가 들어갈 때만.

점점 불안해지니까 머릿속에 별별 생각이 떠올랐어. 보안 시스템이 사람이 들어가면 자동으로 한 번 더 잠그는 구조일 수도 있나, 아니면 출입문이 내 카드 인식 타이밍을 기준으로 잠금 사이클을 다시 돌리나. 그런데 회사 보안 담당한테 물어보면 “그런 기능 없습니다”라고 단정할 것 같고, 또 물어보는 순간부터 나는 이상한 사람으로 찍힐 것 같았지. 그래서 그냥 확인할 방법을 찾았어. 출근을 늦추거나, 사람들 틈에 섞여 들어가 보면 달라질지 확인해보려 했거든.

실제로 그 방식이 한 번 먹히는 듯했어. 같은 시간대에 사람들이 같이 들어왔는데, 내 뒤로 누가 한 명 더 들어오면서 문이 닫히는 순간도 똑같이 “딸깍”이 들렸거든. 근데 이번엔 내 뒤가 아니라, 그 사람 뒤에서 한 번 더 잠기는 소리가 났어. 마치 문이 “들어온 사람”을 기준으로 추가 잠금을 거는 것처럼. 그러다 두 번째로, 세 번째로 들어오는 사람마다 그 딸깍이 따라붙는 걸 확인했어. 이상한 건, 그 소리가 항상 가장 늦게까지 문 안쪽에 걸려 있는 사람, 그러니까 문이 완전히 닫히기 직전까지 로비에 남아 있던 사람의 뒤에서 난다는 거야. 마치 문이 ‘마지막’을 기다렸다가 잠그는 느낌.

그러다 어느 날, 내가 유난히 늦게 들어간 날이 있었어. 회의 끝나고 급하게 내려오는데 엘리베이터가 살짝 늦고, 로비 앞에서 사람들이 내 앞을 지나쳐버렸지. 나는 혼자 남은 것처럼 출입문 앞에 섰고, 카드 찍고 들어가는 순간, 문이 닫히면서 한 번 ‘딸깍’ 하고 걸리는 게 들렸어. 그리고 문제는 그 다음이었어. 그 추가 잠금 소리가 아니라, 정말로 “잠금이 또 한 번 확인된다”는 느낌의 짧은 진동이 손끝에 전해지는 것 같았거든. 그때 문 쪽에 희미한 손자국이 보였어. 새것처럼 번들거리는 건 아니고, 오래 묻어 있던 지문처럼 둥근 자국.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 위치가 내 손등이 닿는 높이랑 비슷했어.

그날 이후로는 그냥 출근길마다 심장이 먼저 뛰기 시작했어. 문 앞에 서면 자동문 센서가 먼저 감지하는데, 나는 항상 카드 찍는 손을 잠깐 멈춰. 괜히 누가 내 뒤에서 따라 들어오나 싶어서. 근데 문이 열리고 내가 한 걸음 들어서는 순간, 어김없이 다시 ‘딸깍’이 들려. 그 소리는 “들어왔네”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하고, 반대로 “이제 끝, 너는 안으로 확정” 같은 의미처럼도 들렸어. 퇴근해서 밖으로 나갈 때는 아무 소리도 안 나. 오직, 내가 안으로 들어갈 때만.

며칠 뒤엔 아예 확인해보기로 했어. 출근 시간에 일부러 문이 닫히는 중간쯤 멈춰 섰거든. 문이 반쯤 닫힌 상태에서 나는 뒤로 한 발 물러났고, ‘딸깍’이 날 타이밍을 기다렸어. 그런데 이번엔 소리가 안 났어. 문이 완전히 닫히지도 않았는데도 아무 일 없었던 거지. 그제야 확신이 들었어. 이건 자동문 고장이나 센서가 아니라, 문이 잠기는 조건이 “너무 늦지 않게 들어가는 사람”이 아니라 “들어간 사람의 완전한 통과”라는 걸. 나는 그날 이후로 출입문 앞에서 잠깐 멈추는 습관이 생겼고, 아직도 가끔 로비 바닥의 반사에 내 그림자가 아니라, 내가 들어가기 전의 그림자가 먼저 사라지는 걸 보는 것 같아. 그리고 그때마다, 정말로 누군가가 이미 안에 있었던 건 아닌지 생각하게 돼—문은 늘 한 번 더 잠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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