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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산 간식

2026-10-16 19:12:10 조회 0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오늘 저녁에 그냥 집에만 있자니 왠지 허전하더라구요. 막 큰 계획이 있는 날도 아니고, 그렇다고 운동을 했다거나 뭔가 특별히 한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배가 살짝 출렁이는 느낌? 그래서 동네 편의점까지 걸어갔어요. 걸어가는 길에 바람이 좀 차가워서 더 손이 빨리 주머니에서 나가더라구요. 편의점 앞에 들어서자마자 자동문이 열리면서 따뜻한 공기랑 형광등 빛이 확 들어오는데, 그게 또 은근히 기분을 편하게 만들어줘요.

들어가자마자 진열대 쪽부터 훑었어요. 보통은 “오늘은 안 사야지” 하면서 들어가는데, 막상 앞에 서면 눈이 자꾸 움직이잖아요. 라면 코너는 또 늘 유혹적이고, 과자 코너는 말 그대로 끝이 없고요. 저는 오늘 뭔가 가볍게 씹을 것이 필요했어요. 배가 크게 고픈 건 아닌데, 뭔가 입 심심하면 금방 그 허전함이 커져서요.

그래서 일단 빵 코너를 봤는데, 생크림 들어간 작은 케이크 같은 건 가격이 조금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너무 부담 없는 건 또 딱히 끌리는 게 없더라고요. 그러다 보니까 결국 “언제나 실패 없는 조합”으로 가게 되더라구요. 편의점에 가면 항상 있는 그 과자들, 그리고 우유나 탄산 같은 음료. 오늘은 탄산은 마시기엔 좀 늦은 시간 같아서, 대신 따뜻하게 데워 먹기 좋은 컵 음료랑 같이 고르기로 했어요.

과자는 한 봉지 고르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어요. 손에 집었다가 다시 내려놓고, 맛을 떠올리다가 또 다른 걸 보는 그런 과정이요. 짭짤한 걸로 갈지 달달한 걸로 갈지 고민하다가, 결국은 둘 다 살짝 하는 쪽으로 타협했어요. 작은 사이즈 과자 두 개 정도면, 오늘 하루의 기분만 살짝 챙기고 끝낼 수 있잖아요. 너무 크게 먹으면 내일 아침에 후회할 것 같기도 하고요.

결제하고 나오는데, 계산대 앞에서 사람들이 하나씩 집어 들고 나가는 모습이 그냥 평범해서 더 좋더라구요. 어떤 분은 야식으로 보이는 걸 잔뜩 들고 있고, 어떤 분은 아이스크림 하나만 딱 들고 있기도 하고요. 저도 그중 하나였고, 사실 대단한 목적이 있다기보다는 그냥 “지금 내가 필요한 만큼”만 챙기는 느낌이라 편했어요.

집에 와서 간식 접시에 꺼내 놓으니까 그제야 하루가 정리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거창하게 TV를 켜거나 뭔가를 하진 않았는데, 그냥 소파에 앉아서 과자 부스러기 조금 나는 소리 들으면서 먹으니까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더라고요. 음료는 생각보다 괜찮았고, 첫 입 먹는 순간 “아, 오늘 이 정도면 됐다” 싶었어요.

그리고 생각해보면 편의점 간식이라는 게 꼭 대단한 이벤트는 아닌데, 이상하게 기분이 좀 좋아지더라구요. 내일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고, 오늘은 그냥 평범한 하루였는데도, 손에 쥔 작은 선택 하나가 마음의 빈칸을 채워주는 느낌? 그래서 요즘은 무조건 참기보다는, 적당히 즐기고 적당히 끝내는 쪽으로 마음이 가요. 과하면 끝이 안 좋지만, 오늘처럼 가볍게라면 괜찮잖아요.

결국 남은 건 거의 없고, 깔끔하게 마무리했어요. 치우면서도 별 생각 없이 싱크대 물소리만 듣고 있었는데, 그 소리가 은근히 편안하더라구요. 오늘의 저는 아주 평범하게 편의점에서 간식 사고, 집에서 가볍게 먹고, 기분만 충전한 셈이랄까요. 내일은 또 뭘 먹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냥 잘 먹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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