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최신글
자유/잡담 괴담 추천 0

군대 당직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자기 전에만 크게 났다

2026-10-17 20:29:12 조회 0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군대 당직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자기 전에만 크게 났다. 내가 이걸 제일 먼저 눈치 챈 건, 그냥 습관처럼 들리던 문 소리가 어느 날부터 “딱 자기 전” 시간대에만 유난히 크게 났기 때문이었다. 밤 11시쯤 불 끄고 침낭 정리하면, 당직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다른 때랑 비교가 안 될 만큼 또렷하게 울렸다. 꼭 누가 일부러 더 세게 “쿵” 하고 닫는 느낌이었다.

처음엔 내가 예민해진 줄 알았다. 당직실이 복도 끝에 있었고, 그쪽 문이 오래돼서 원래도 소리가 좀 컸다. 그래서 훈련으로 피곤한 날이면 귀가 예민해져서 크게 들리는가 싶었다. 근데 이상하게도 반복 패턴이 생겼다. 평소처럼 10시에도, 새벽 3시에도 문 닫히는 소리는 그냥 지나갔는데, 내가 취침 준비한다고 마음먹고 눈을 감기 직전쯤만 커졌다.

나는 당직실 쪽을 자주 보진 않았지만, 소리가 커지면 어차피 신경이 갔다. 그때마다 시계 초침 소리랑 같이 “딸깍… 쾅” 하고 한 번에 끝나는 소리가 들렸다. 문이 닫히는 동안 바람이 한 번 훅 새는 것처럼 복도 공기가 살짝 바뀌는 느낌도 들었고, 그 순간만 유독 등골이 서늘했다. 웃긴 건, 문이 닫히고 나서 바로 누가 지나가는 소리도 없었다는 거다. 그냥 닫히고 끝.

당직 근무자들이 출입하는 시간도 대충 정해져 있었다. 인수인계로 출근하는 시간, 교대하고 내부 정리하는 시간, 그리고 담배 피우러 나갔다 들어오는 시간. 근데 그 “자기 전” 타이밍은 딱 내가 침대에 누워 이불을 덮는 그 무렵이랑 맞물렸다. 내가 먼저 확인하려고 일부러 잠을 늦추면, 소리는 커지지 않았다. 대신 내가 다시 “아, 이제 자야지” 하고 마음을 먹는 순간, 그 소리가 따라왔다. 내가 정한 시간에 맞춰 문이 닫히는 것처럼 느껴져서, 그때부터는 좀 소름이 돋았다.

나는 그날 이후로 다른 방식으로 실험해봤다. 전등을 끄기 전에 잠깐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 시계를 확인하는데, 문 소리가 커지는 건 대체로 22시 50분에서 23시 10분 사이였다. 하지만 “내가 자려는 순간”이 핵심이라서, 같은 시간대라도 내가 정신이 말짱하면 소리가 평소 크기로 들렸다. 반대로 피곤해서 눈이 감길 것 같으면, 문이 닫히는 소리가 귀를 때릴 정도로 커졌다. 그래서 나는 그 소리를 그냥 바람이나 문 상태로 설명할 수가 없어졌다.

다음 날 아침, 나는 같은 소대를 쓰던 선임한테 장난처럼 물었다. “형, 당직실 문 그쪽은 원래 쿵 소리 크게 나요?” 선임은 한참 웃더니 “그거? 그냥 문 고장난 거지 뭐”라고 했다. 하지만 그 말이 끝나자마자 표정이 잠깐 굳었다. 마치 그 질문이 불편한 방향으로 흘러간 것 같았다. “야, 너 요즘 잠 잘 자?” 하고 되물었는데, 그게 더 이상했다. 내가 “소리가 커요”라고 말했을 뿐인데, 선임은 왜 잠을 물었을까.

그 뒤로 난 당직실 쪽을 일부러 보지 않으려고 했는데도 소리는 가끔 흘러들어왔다. 그 소리가 커질 때마다, 당직실 쪽에서 종이 한 장이 바스락하는 듯한 소리가 덧붙여 들리는 날도 있었다. 하지만 누가 문을 열고 나오는 소리는 없었다. 그냥 문이 닫히고, 아주 짧게 무언가를 정리하는 소리가 따라오는 느낌이었다. 이상하게도 그날들은 내가 꿈에서 깼다. 잠을 깊게 못 자고, 뭔가를 확인하려는 꿈을 꾸다가 눈이 번쩍 떠지는 그런 패턴. 새벽에 일어나면 심장이 빨리 뛰어 있어서, 내가 겁에 질린 건지 피곤해서 그런 건지 경계가 안 됐다.

그리고 어느 날은, 문 닫히는 소리가 평소보다 더 크게 났다. 그날은 내가 끝내 잠들지 못하고 침대에서 시간을 보냈다. 시계가 23시를 넘기자, 복도 쪽 전등이 미세하게 깜빡이는 게 보였다. 그 다음이 문제였다. “쾅” 하고 닫히는 소리가 단순히 한 번이 아니라, 두 번에 가까웠다. 첫 번째는 아주 가까이서 들렸는데, 두 번째는 복도 끝에서 다시 한 번 울린 것처럼 퍼졌다. 그 순간 나는 문 쪽을 보려고 몸을 틀었고, 눈을 떴는데도 복도는 텅 비어 있었다.

그 뒤로 나는 더 이상 실험을 안 했다. 잠을 늦추려고도 하지 않았고, 일부러 깨어 있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냥 평소처럼 불 끄고 누웠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내가 잠에 빠져서 꿈으로 넘어가기 직전에는 항상 그 소리가 “크게”가 아니었다. 평소 크기로, 마치 오래된 문이 저절로 닫히는 정도로만 들렸다. 반대로 내가 억지로 잠을 붙잡고 있으면, 소리는 커졌다. 결국 그 소리는 ‘문 자체’가 아니라, 내가 잠들기 직전의 경계심을 건드리는 것 같았다. 그래서 지금도 가끔 밤에 눈이 감기려 하면, 귀 안쪽 어딘가에서 그 닫히는 소리가 다시 들릴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 글 반응 남기기
추천과 비추천은 회원당 1회만 가능하며, 다시 누르면 취소됩니다.
추천 0 · 비추천 0
글 신고 안내
같은 회원은 같은 글이나 댓글을 1회만 신고할 수 있으며, 누적 신고가 5회 이상이면 자동으로 숨김 처리됩니다.
현재 글 신고 0회

댓글

댓글 작성은 로그인 후 가능합니다.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