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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근태앱에 찍힌 내 위치가 다른 층으로 표시됐다

2026-10-18 00:29:11 조회 0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회사 근태앱에 찍힌 내 위치가 다른 층으로 표시됐다. 딱 그날까진 “GPS가 좀 튄가 보다” 하고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출근 체크하는 순간부터 이상하게 시간이랑 층이 자꾸 어긋났다. 나는 8층에서 근무하고, 출입도 8층 출입게이트만 쓰는데, 근태앱에는 내 위치가 5층으로 찍혔다.

처음엔 내 폰 설정 문제려니 했다. 출근할 때 와이파이 위치 서비스가 켜져 있는지 확인하고, 권한도 전부 허용해뒀다. 그런데 오전 9시 정각에 출근 버튼을 누르자마자 알림이 떴고, 거기엔 “현재 위치: 5층”이라고 딱 적혀 있었다. 같은 건물이고 엘리베이터도 바로 붙어 있어서 거리 오차가 있나 싶어도, 5층과 8층은 계단으로 가면 꽤 차이가 난다.

관리자 메시지가 먼저 왔다. “오늘 출근 위치가 5층으로 잡혔는데, 혹시 8층 말고 다른 층 들렀어요?” 그 말에 나는 웃음이 먼저 나올 만큼 황당했다. 나 그날 하루 종일 8층에 있었고, 10시에 화상회의도 8층 회의실에서 들어갔다. 회의실에서 노트북 열고 캘린더 시간 확인까지 했는데, 앱이 그걸 부정하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근태앱 고객센터에 문의했다. “한 층 오차가 아니라 계속 다른 층으로 표시됩니다. 건물 구조상 어떤 구역에서 신호가 섞이나요?” 답변은 단순했다. “업무용 단말과 앱 권한 설정을 확인해 주세요. GPS 및 와이파이 신호가 불안정할 때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말은 쉬운데, 내가 확인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게다가 이상은 출근만이 아니라 사내 이동 때도 반복됐다. 점심 먹으러 7층 휴게공간에 잠깐 들렀을 때는 또 “6층”으로 찍히더니, 돌아오면 다시 “5층”으로 고정되는 식이었다.

그때부터 이상한 건 앱 자체가 아니라 “사람들이 그걸 사실처럼 받아들인 것”이었다. 동료가 내 옆에서 근태 내역을 보고 조용히 말했다. “너 오늘도 5층으로 찍혔대. 너 8층이면 내가 보기엔 네가 안 보이는데.” 물론 나는 분명히 회의실 앞에서 사람들 불러서 공유받고, 업무 메신저로 자료도 보냈다. 그런데 상대는 앱 화면을 보고 기준을 만들었다. 누가 너를 봤냐보다, 앱이 찍었냐가 중요한 순간이었다.

나는 증거를 모으기 시작했다. 출입 기록을 캡처하고, 회의실 예약 내역도 확인하고, 사무실 CCTV가 혹시 어디를 잡는지 찾아봤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하나 더 있었다. 출입게이트 로그는 내 카드 기록이 정상적으로 8층 출입으로 찍혔는데, 근태앱 지도 화면만 계속 5층이었다. 같은 날, 같은 건물인데 “카드와 앱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한다”는 게 계속 머릿속에 걸렸다.

며칠 뒤엔 더 노골적이 됐다. 퇴근할 시간에 앱에서 “근무 종료 처리”를 누르는데, 안내 문구가 뜨면서 위치가 또 바뀌었다. 5층이 아니라 5층 ‘복도’ 쪽으로 구체화되어 표시됐다. 그 복도는 내가 본 적도 없는 구역이었다. 입구가 따로 있던 것도 아니고, 그 층에 내 업무 동선과 맞닿는 부서도 없었다. 나는 휴게공간에서 돌아오며 직원들 얼굴을 기억하려고 일부러 쳐다보는데, 그 복도 쪽으로 움직이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어느 날, 정말로 확인해보려고 퇴근 직전에 5층 복도를 찾아갔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복도는 분명히 밝고 깨끗했다. 그런데 내가 알던 5층과는 느낌이 달랐다. 조명이 약간 늦게 켜지는 것 같았고, 벽면 안내판 글자가 유난히 선명하게 보였다. “비상출입구”라고 적힌 표시는 분명히 있었는데, 그 표지가 가리키는 방향은 내가 평소 출입하던 계열과 달랐다.

나는 그 복도 끝에서 잠깐 멈췄다. 이상하게 휴대폰 화면이 조금 더 밝아졌고, 근태앱이 자동 새로고침을 하더니 위치가 “현재 위치: 5층 복도 끝”으로 표시됐다. 그 순간, 등 뒤에서 누군가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났다. 돌아보려 했는데, 앱 화면에서 내 위치가 다시 ‘5층’으로 튀었다. 누가 내 뒤에서 움직인 것 같진 않은데, 앱은 마치 누군가가 나를 대신 걸어가고 있는 것처럼 계속 따라왔다.

그 뒤로 나는 근태앱을 켤 때마다 이상한 마음이 든다. 위치가 틀렸다는 정도가 아니라, 내 폰이 “내가 있어야 하는 곳”을 찾는 게 아니라 “앱이 가리키는 곳”을 따라가려는 느낌. 회사가 나를 감시한다기보다, 어딘가에서 내 좌표를 가져와 붙여넣는 것 같은… 그래서인지 어떤 날은 분명히 8층에서 일하는데도, 근태 내역만 보면 내가 그 복도 끝에서 무언가를 기다린 사람처럼 보일 때가 있다. 지금도 가끔 앱 알림이 뜨면, 화면 속 작은 지도에서 5층이 번쩍이는 그 순간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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