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오더가 누락된 것 같은데 문자만 계속 도착한다
배달 오더가 누락된 것 같은데 문자만 계속 도착한다. 처음엔 그냥 시스템 오류겠거니 했는데, 이상하게도 밤마다 똑같은 번호로 알림이 오고, 내용은 늘 “접수 완료”부터 시작하더라. 나는 주문을 한 적도 없는데도 말이야.
사건은 지난달 늦은 시간에 터졌어. 퇴근하고 배달앱을 켰는데, 어제 분명히 결제까지 했던 내 오더가 통째로 사라져 있었거든. 결제 내역은 남아 있는데 앱에서는 “주문 내역 없음”이라고만 뜨고, 대신 문자함엔 방금 전부터 비슷한 문구들이 줄줄이 쌓이기 시작했어. 처음엔 “기사님 배정 중” 같은 평범한 내용이었는데, 곧 “접수 완료”가 또 반복됐어.
나는 당황해서 고객센터에 전화했어. 상담원이 “해당 주문은 실제로는 접수되지 않았거나 누락된 상태일 수 있다”고 하길래, 그래도 결제는 됐으니 찾아달라고 했지. 그런데 상담이 끝나고 나서도 문자는 계속 왔어. 받는 즉시 알림처럼 짧게 뜨고, 5분 간격으로 똑같은 번호에서 도착했어. 누락된 주문이 계속 재접수되는 느낌이랄까.
더 웃긴 건 문자의 말투가 조금씩 달라졌다는 거야. 처음엔 완전 자동문자 같았는데, 그 다음부터는 한두 칸 띄우기나 띄어쓰기까지 미묘하게 달라졌어. 예를 들면 “기사님 출발” 다음에 어떤 날은 “도착예정 20분”인데, 어떤 날은 “도착 예상 20분”으로 바뀌어 있더라. 나는 똑같은 템플릿을 쓰는 회사에서 이런 차이가 생길 리 없다고 생각했어.
그날 밤, 나는 앱을 다시 확인했는데 정말로 주문은 안 뜨고 결제만 남아 있었어. 배달앱 캐시나 환불 내역도 없었고, 문의 내역만 “접수 완료”로 찍혀 있었지. 그런데도 휴대폰은 계속 울렸어. 문자 내용엔 늘 같은 주소로 배송 예정이 잡혀 있었고, 내 집 현관 앞이라 적혀 있었어. 이상하게도 주소는 정확했어. 내가 앱에 입력한 그대로였거든. 그걸 누가 알고 있지 싶었는데, 내 계정 비번은 바꾼 지 얼마 안 됐어.
그 다음 날부터는 더 찝찝해졌어. 낮에도 문자가 왔는데, “기사님 배정”이 아니라 “안내: 수령자 확인 필요” 같은 문장이 섞여 있었어. 나는 절대 주문한 적이 없어서 수령자 확인이 뭔지 묻고 싶었지만, 문자 속 링크를 누르진 않았어. 대신 업체 번호로 다시 전화하려고 했더니, 그 번호는 상담 가능한 시간이 아니라며 바로 끊어졌어. 그리고 끊기고 나서 1분쯤 뒤, 아까랑 똑같은 번호에서 “확인 완료”라고 또 문자가 왔어.
이쯤 되면 누가 장난치는 거 아닌가 싶지?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그래서 내 휴대폰 설정을 확인하고, 스팸 차단도 다시 걸고, 통신사에 문의도 했어. 그런데 통신사 쪽에서는 “해당 번호로 정상 발송되고, 차단으로 처리할 수 있는 스팸 유형이 아니다”라고만 하더라. 나는 그 설명이 너무 건조해서 더 소름이 돋았어. 마치 누군가가 시스템 안쪽에서 제대로 보내는 것처럼.
일주일쯤 지나서, 문자의 빈도가 갑자기 늘었어.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거의 10분 간격으로 알림이 계속 오는데 내용은 “접수 완료 → 준비 중 → 출발 → 도착 예정” 이런 흐름을 그대로 밟고 있었어. 문제는 주문이 실제로 오지도 않는다는 거야. 현관문 앞에 아무것도 없는데도, 문자는 계속 다음 단계로 넘어갔어. 그걸 보면서 나는 이상하게도 배달 대기하는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더라. 기다리는 것도 아닌데, 알림이 오면 자동으로 현관 쪽을 쳐다보게 됐어. 손이 먼저 문고리를 찾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그러다 한 번은, 문자가 오기 전에 초인종 소리가 들렸어. 정확히는 “띵” 한 번. 근데 그 다음 문자는 바로 “기사님 도착”으로 이어졌지. 나는 창문을 열어봤는데 아무도 없었어. 복도 조명 아래에 그림자 하나도 없고, 엘리베이터 문도 열리지 않았어. 그래서 더 불길했어. 혹시 실제로 오고 있는데 내가 못 봤나 싶어서 현관 앞을 확인했는데, 택배나 종이박스도 없었어. 대신 바닥에 아주 작은 종이 조각 같은 게 있었고, 거기엔 내 이름이 적혀 있더라. 배달앱에서 보던 내 수령자 이름이랑 똑같이.
그날 이후로는 문자가 완전히 끊기진 않았어. 다만 예전처럼 주문 전체 흐름이 아니라, 중간중간 이상한 문장만 남아 있었어. “수령자 확인 필요” 같은 알림이 반복되다가, 마지막엔 꼭 같은 한 줄이 오더라. “현재 위치에서 대기 중입니다.” 나는 이 문장을 읽을 때마다, 누군가 내 집 안에 서 있는 것처럼 등골이 서늘해졌어. 배달 오더가 누락된 것 같은데 문자만 계속 도착한다는 게, 그냥 오류가 아니라 누군가가 나를 확인하고 있다는 신호처럼 느껴져서… 지금도 밤만 되면 폰이 울릴까 봐 배달앱을 켜는 손이 먼저 멈춰. 그리고 이상하게도, 알림은 늘 “접수 완료”에서 시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