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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회의 끝나고 문을 닫는데, 잠금장치가 두 번 울렸다

2026-10-21 08:29:13 조회 1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회사 회의 끝나고 문을 닫는데, 잠금장치가 두 번 울렸다. 그날은 별일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엘리베이터 방향 복도를 지나 회의실 문손잡이를 잡는 순간부터 이상한 기분이 몸에 달라붙었다.

오후 6시 반쯤, 마지막 슬라이드가 끝나고 다들 “내일 뵙겠습니다” 하고 정리하러 흩어졌다. 나는 회의실 청소 담당도 아니었는데, 팀장이 자꾸 “마지막에 문만 확인하고 가”라고 말해서 습관처럼 문을 닫는 역할을 맡게 됐었다. 그날도 똑같이 문을 닫고, 잠금 버튼을 눌렀다. 그런데 딱 한 번 울릴 줄 알았던 자동 잠금장치가, 두 번 울렸다.

첫 번째는 “딸깍” 하고 평소처럼 확실하게 걸리는 소리였고, 두 번째는 그보다 조금 늦게 “딸깍… 딸깍” 하고 이어졌다. 나는 혹시 내가 버튼을 두 번 눌렀나 싶어서 손을 다시 확인했다. 분명히 한 번 누르고 손을 뗐는데도 소리는 또 났다. 기계 장치가 오래돼서 그런 건가, 그런 생각으로 일단 웃어넘기려 했다.

회의실 바로 앞에는 유리 벽이 있고, 그 너머로 복도가 길게 이어진다. 문을 잠그자마자 유리창 너머로 누가 지나가는 게 보일 리는 없는데, 이상하게도 복도 쪽이 아주 조용했다. 회사는 늘 어딘가에서 프린터가 도는 소리나, 발소리가 들리거나, 멀리서 전화벨이 가끔 울리기 마련인데 그날은 그 소리가 다 꺼진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문이 제대로 잠겼는지 확인하려고 손잡이에 다시 손을 얹었다. 그런데 문은 단단히 잠겨서, 다시 열리지는 않았다. 대신 잠금장치에서 아주 희미하게 바람 새는 듯한 소리—정확히는 “숨” 같은 소리가—짧게 났다. 누가 문 틈에 손을 넣어서 공기를 막는 느낌 같은, 그런 비유로밖에 설명이 안 됐다. 나는 웃으면서 “또 오버했나 보네” 하고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었다.

복도 끝에 도착해서 스마트폰을 꺼내려는데, 이상하게도 회의실 쪽에서 누군가가 의자를 끄는 소리가 들렸다. 아주 가까운 곳에서 나는 소리는 아니었고, 그래도 분명히 “끌그럭” 하고 바닥을 스치는 소리였다. 그런데 회의실 안에는 원래 아무도 남지 않았다. 남아 있던 사람은 없었고, 문을 닫을 때도 퇴근하는 사람들 흐름이 이미 사라진 상태였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뒤를 돌아봤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회의실은 텅 비어 있었고, 책상 위에 놓인 노트와 물병이 그대로였다. 그 순간, 천장 쪽—정확히는 조명 아래—에서 작은 그림자가 잠깐 흔들렸다. 사람 그림자처럼 넓지도 않고, 손전등을 비춘 것처럼 선명한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그림자가 흔들릴 때마다 잠금장치에서 “딸깍” 소리가 떠오르는 것처럼 머릿속이 같이 울렸다.

집에 가려면 엘리베이터를 타야 했는데, 그때 문득 아까 들었던 두 번 울림이 생각났다. 처음엔 “기계가 두 번 눌린 건가”라고 생각했는데, 그 다음엔 “누군가가 다시 잠금 확인을 한 건가”라는 생각이 스쳤다. 회사 내부는 출입카드 로그가 남으니까 누가 안에 들어왔다면 확인이 되겠지 싶었지만, 그날은 야근도 없었고 회의실 사용 신청도 이미 끝난 상태였다.

며칠 뒤, 나는 어쩐지 그 회의실 키오스크 로그를 확인해 보고 싶어졌다. 하지만 팀장에게 물어보면 “왜 그러냐” 소리 들을 게 뻔해서, 조용히 다른 사람에게 핑계를 만들었다. 결국 확인할 수는 있었는데, 결과가 내 생각과 달랐다. 출입 기록에는 “회의실 문이 잠금 해제 → 다시 잠금” 같은 흐름이 잡혀 있었고, 그 시간대는 내가 문을 닫은 직후랑 거의 겹쳤다. 문제는, 로그에 찍힌 카드 소유자가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 중 누구도 아니었다는 점이었다. 이름 대신 코드 같은 게 뜨는데, 사내 인원으로 등록된 적이 없는 형태였다.

그 뒤로 나는 회의실 문을 닫을 때마다 일부러 소리를 크게 들으려고 했다. 첫 번째는 늘 정상적으로 걸린다. 그런데 가끔—정말 가끔—아주 낮게, 거의 귀가 아닌 뇌 쪽으로 들리는 것 같은 “딸깍”이 한 번 더 따라온다. 그럴 때마다 이상하게도, 다음 일정이 시작되기 전까지 회의실 앞 복도가 더 조용해진다. 문은 분명히 잠겼는데, 누군가는 안쪽에서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생각한다. 잠금장치가 두 번 울린 게 내 손끝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문이 스스로 “괜찮아?” 하고 묻고 있었던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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