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최신글
자유/잡담 괴담 추천 0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는데 복도가 전혀 다른 곳인 기분

2026-04-12 04:29:08 조회 12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는데 복도가 전혀 다른 곳인 기분이었다. 문이 열리자마자 나는 낯선 냄새와 함께 어두컴컴한 복도를 마주했다. 분명 내가 내릴 층이 맞는데, 익숙한 아파트 복도가 아니었다.

처음에는 그냥 정신이 잠깐 멍해졌나 생각했다. 복도는 평소보다 훨씬 길고, 벽지 색깔도 기억과 달랐다. 어쩌면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서 잘못된 층에 멈췄나 싶었다. 하지만 엘리베이터 내부 화면에는 분명 내 층 번호가 떠 있었다.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복도를 따라 걸어갔다. 왼쪽에는 오래된 나무 문들이 줄지어 있었고, 오른쪽 유리창 너머로는 어두운 정원이 보였다. 그 정원은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엔 없는 조경이었다.

불안한 마음에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시계는 10시 17분, 평소 퇴근하는 시간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연락할 때마다 홈 네트워크가 안 잡히는 것 같았다. 통신사가 잠시 장애가 있나 생각하며 다시 걷기 시작했다.

복도 끝에 다다르자 갑자기 아주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군가 중얼거리는 듯했는데, 소리의 방향은 정확히 내 뒤였다. 돌아보니 아무도 없었고, 복도는 끝없이 이어졌다.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다.

나는 다시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음을 돌렸다. 그런데 그때부터 이상한 일이 연속됐다. 발소리가 나지 않는 것 같더니, 내 그림자가 벽에 비치지 않았다. 못 본 척하려 해도 불안이 점점 커졌다.

엘리베이터 문 앞에 서자, 다시 문이 열리면서 평소 내 집 앞 복도가 나타났다. 그 순간 내가 겪은 시간이 꿈처럼 허공으로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지나가는 이웃들과 마주쳤을 때도 찰나였다.

집에 들어와서도 머릿속이 복잡했다.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다. 혹시 내가 너무 피곤한가, 스트레스가 쌓여 환상이었나 싶었다. 하지만 그 복도에서 들었던 낮은 목소리만큼은 잊히지 않았다.

며칠 후, 동네 게시판에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뒤 복도가 달라서 당황했다”는 익명의 글이 올라왔다. 나뿐만 아니라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았다.

혹시 우리 아파트 지하 어딘가에 현실과 다른 공간이 연결된 무언가가 있는 게 아닐까. 지금도 그 복도가 나를 부르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때 느꼈던 이상한 목소리는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이 글 반응 남기기
추천과 비추천은 회원당 1회만 가능하며, 다시 누르면 취소됩니다.
추천 0 · 비추천 0
글 신고 안내
같은 회원은 같은 글이나 댓글을 1회만 신고할 수 있으며, 누적 신고가 5회 이상이면 자동으로 숨김 처리됩니다.
현재 글 신고 0회

댓글

댓글 작성은 로그인 후 가능합니다.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