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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수면검사 전에 침대 아래에서 숨 쉬는 소리가 났다

2026-10-21 16:29:11 조회 2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병원 수면검사 전에 침대 아래에서 숨 쉬는 소리가 났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그냥 이명이나 바깥 복도 소리 섞인 거겠지 싶었는데 그날 밤은 이상하게도 “숨”이 너무 또렷했다. 검사실 문 닫히고, 침대에 누우라던 간호사 말이 끝나자마자 내 귀가 먼저 알아챘다. 침대 아래에서 누가 천천히 들이마시고 내쉬는 소리. 간격도 제법 일정해서 더 소름이 돋았다.

처음엔 매트리스 밑에 케이블이 지나가서 바람이 스치나, 혹은 환기 덕트에서 나는 소리인가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예전에 코가 막히면 숨소리가 커지는 편이라 내 소리도 잘 알고, 남의 숨소리도 금방 구분하는 편이었거든. 그건 내 것도 아니고, 누군가가 바닥에 붙어 숨을 쉬는 것 같은 거리감이었다. 숨이 들이마셔질 때마다 침대 아래쪽이 아주 미세하게 눌렸다가 풀리는 느낌도 들었다.

간호사 호출 버튼이 침대 옆에 있어서 결국 눌렀다. “저기… 침대 아래에서 숨소리 같은 게 들려요.”라고 말했더니, 간호사가 잠깐 웃는 소리를 냈다. 아마 긴장하면 들리는 소리도 있다는 식으로 얼버무리겠지 생각했는데, 간호사는 오히려 단호하게 “검사 중에는 침대 아래를 확인하지 마세요. 지금 장비 연결 중이라 통로 다니는 사람이 없을 거예요.”라고 했다.

그 순간부터 숨소리가 더 또렷해졌다. 방은 어둡고, 검사용 센서들이 내 이마랑 가슴에 붙어 움직임이 최소화돼 있었는데도 소리는 가까이서 계속됐다. “통로 다니는 사람이 없다”는 말과 반대로, 내 머리 바로 아래 어딘가에서 누가 잠든 사람처럼 천천히 호흡하는 게 들렸다. 숨이 멈추는 듯하다가도 다시 이어지고, 그 리듬이 점점 느려지면서 마치 내 호흡을 따라맞추려는 것 같았다.

나는 결국 자기가 불러서 확인하면 더 이상해질까 봐 조용히 버티기로 했다. 대신 눈을 감고, 숨소리가 나는 방향을 감 잡으려고 귀를 세웠다. 침대 아래에서 나는 소리는 한쪽으로 치우쳐 들리다가, 어느 순간엔 내 가슴 센서 쪽으로 옮겨온 것처럼 느껴졌다. 장비가 전자음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건가 싶었지만, 숨소리는 전자음처럼 일정한 톤이 아니고, 미세하게 공기가 닿는 느낌이 섞여 있었다.

잠깐 졸린 느낌이 오자 더 무서웠다. 사람은 졸릴수록 이상한 소리를 꿈처럼 받아들이잖아. 그런데 그날은 침대 아래 숨소리가 꿈속 장면을 바꾸는 악몽의 배경음처럼 계속 따라왔다.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내 몸이 아주 작게 같이 들썩였고, 내쉬는 타이밍에 맞춰 침대가 “툭” 하고 가라앉는 소리 비슷한 게 났다. 분명히 장비는 고정돼 있을 텐데,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건 아닌가 싶어 손가락을 움직이려다 참았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겠다. 검사 끝난 뒤에 간호사가 들어와 확인할 때까지는 대기 안내 영상이 나오거나, 녹음이 돌아가거나, 이런 식으로 흐름이 일정할 텐데 그날은 내 귀에만 시간이 걸린 느낌이었다. 숨소리가 어느 순간 아주 가까워지면서, 마치 침대 아래가 아니라 “침대 속”에 누군가가 숨 쉬는 것처럼 들리더라. 그리고 그 직후, 숨소리가 갑자기 끊겼다. 대신 조용한 정적이 내려앉았고, 나는 그 공백이 더 크게 느껴졌다.

간호사가 다시 들어왔을 때 나는 이미 식은땀이 나 있었다. “방금 소리 들리나요?”라고 묻자 간호사는 이번엔 웃지 않았다. “아까부터 계속 호출하셨잖아요. 검사하다가 불편한 게 있으면 말하세요.”라고만 하고, 침대 아래를 들여다보는 대신 센서 정리부터 시작했다. 내가 침대 아래 쪽을 가리키자, 간호사는 잠깐 멈칫하더니 “여긴 환자 바뀌면 정리합니다. 아래에 뭔가 있을 수가 없어요.”라고 말했다.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또, 아주 조용하게 숨을 들이마시는 소리가 한 번만 들렸다. 간호사 손이 내 이마에서 떨어지는 동시에.

검사 결과를 들으러 다시 가는 날, 의사는 “수면의 질이 떨어져서 각성 횟수가 많았네요. 생활 습관 조절해보세요.”라고 담담하게 말했지만,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계속 침대 아래 생각이 났다. 밤새 들린 그 숨소리가 내 호흡을 따라오던 것 같았기 때문이다. 지금도 가끔 잠들기 직전에, 숨이 먼저 들리고 내가 뒤늦게 따라쉬는 느낌이 든다. 혹시 그날, 침대 아래에서 숨을 쉬던 게 누군가의 호흡이 아니라… 내가 잠들어가는 길에서 생긴 신호였던 걸까. 아니면 반대로, 내가 잠들기만 하면 누군가가 내 쪽으로 더 가까이 숨을 들이마신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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