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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지하에서 올라오는 엘리베이터가 1층에서 멈춘다

2026-10-24 16:29:11 조회 0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회사 지하에서 올라오는 엘리베이터가 1층에서 멈춘다. 처음엔 장난처럼 느껴졌다. 월요일 아침, 출근 인파가 몰리기 직전 지하 주차장 쪽에서 올라오던 엘리베이터가 1층 도착 알림도 없이 ‘딸깍’ 하고 딱 멈춰 버렸거든. 버튼은 그대로 반응했는데, 문이 열리지도 않고 한참 동안 그 자리에서 떨리기만 했다.

나는 그날도 지하에서 회의 장비를 챙겨 올라가려다 이상함을 느꼈다. 1층에서 대기하던 직원 둘이 “또 고장 났나” 하고 웃었는데, 웃음이 오래가진 않았다. 엘리베이터 안 스피커가 아주 작게 긁히는 소리를 내더니, 누가 숨을 들이마시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다. 문제는 그 소리가 ‘엘리베이터 안’에서 나는 느낌이 아니라, 1층 천장 쪽에서 올라오는 것 같았다는 거다.

그 뒤로 일이 자주 났다. 정확히는 ‘지하에서 올라올 때’만. 엘리베이터가 2층이나 3층으로 가는 건 괜찮았는데, 1층으로만 오면 멈췄다. 관리팀에 연락하면 “전기 계통 문제일 수 있다” “센서가 민감하다” 같은 말만 하고, 점검표에는 ‘이상 없음’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런데도 다음날이면 또 멈췄다. 누가 일부러 고장 내는 건가 싶을 정도로 타이밍이 비슷했다.

처음 며칠은 직원들도 피곤해서 그냥 넘어갔다. 대신 다들 엘리베이터를 탈 때 1층 버튼을 눌렀다가, 마음이 바뀌면 그냥 손을 떼는 습관이 생겼다. “괜히 누르면 더 늦어질 것 같아서”라고들 했는데, 이유를 말하는 사람들 표정이 다들 묘하게 같았다. 불길한 걸 아는데도 모르는 척하는 사람들 눈. 그때부터 나는 이상하게 1층 로비 천장에 시선이 자꾸 가는 걸 느꼈다. 뭐랄까, 거기 어딘가에 선이 연결돼 있는 것처럼.

어느 날은 정말로 이상한 게 보였다. 점심시간에 지하를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1층에서 멈춘 채 문을 열지 못했다. 그때 유리문 사이로 빛이 한 번 깜빡이더니, 화면에 표시된 층수가 흔들렸다. 0.5층? 같은 것도 아니고, 숫자가 잠깐 ‘1’ 아래로 내려갔다 올라왔다. 그리고 그 순간, 엘리베이터 바닥에서 아주 얇은 금속 소리 같은 게 났다. 손톱으로 문을 긁는 것처럼, 아주 작게.

나는 그날 혼자 타고 있을 때였다. 퇴근도 아닌 낮 시간, 지하에서 물류 서류를 들고 올라오다가 엘리베이터가 1층에서 멈췄다. 버튼은 눌러져 있고, 내부 조명도 켜져 있는데 문이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때 스피커에서 다시 그 숨소리 같은 소리가 났다. 그런데 이번엔 소리가 한 번만 들린 게 아니라, 규칙적으로 들렸다. 마치 누가 “지금 몇 층이지?”를 확인하듯, 일정한 간격으로.

나는 겁이 나서 비상벨을 눌렀다. 그런데 연결음이 나오는 대신, 스피커에서 누군가 낮게 웃는 것 같은 소리가 났다. 웃음은 길지 않았고, 곧바로 전기가 끊긴 것처럼 조용해졌다. 한참 뒤에야 엘리베이터가 다시 움직이더니, 문이 열리면서 사람들 발소리가 보였다. 그 순간까지도 나는 왜 멈췄는지 잊을 수 없었다. 1층 바닥에 아주 얇은 물기 자국이 있었는데, 신발로 밟아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 번지는 느낌이었다.

이후로는 이야기가 퍼졌다. 지하 쪽 창고를 관리하는 사람이 “예전에 인테리어 공사하다가 뭔가 묻었다”는 식으로 말하긴 했는데, 그 사람도 말끝을 흐렸다. 어떤 사람은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날이면 1층에서 특정 층으로 가는 호출이 동시에 들어온다고 했다. 예를 들어 3층으로 가려는 사람이 버튼을 누르면, 엘리베이터가 잠깐 흔들린 뒤 1층에서 먼저 멈춘다는 식. 그러니까 기계 고장이 아니라, 누군가가 ‘맞추는’ 것 같다는 거다.

나는 결국 관리팀에 항의 메일을 보냈다. 내용은 단순했다. “1층에서 멈출 때 내부에 이상한 소리가 난다. 수리할 때 센서만 보지 말고 음향이나 통신 라인도 확인해달라.” 그리고 다음 날, 엘리베이터는 멀쩡했다. 1층도 잘 열렸고, 지하에서 올라오는 사람들도 아무 문제 없이 내렸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엘리베이터 내부에 작은 종이가 끼어 있었는데, 누구도 붙이지 않았다고 했다. 종이에는 한 줄만 적혀 있었다. “1층은 올라오는 곳이 아니에요.”

그 문구를 보고 나서, 나는 이상하게도 1층 로비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더 이상 이용하지 않게 됐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괜찮을 것 같다가도, 막상 문이 닫히면 천장 쪽이 먼저 눌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가끔, 정말 가끔이지만,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하기 직전 아주 짧게 숨을 들이마시는 소리가 들린다. 문이 열리기 전에. 그때마다 나는 생각하게 된다. 멈춘 게 고장이 아니라면, 누군가가 일부러 ‘멈춤’을 선택한 게 아닐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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