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알바인데 진열대 뒤에서 자꾸 웃음소리 남
편의점 알바인데 진열대 뒤에서 자꾸 웃음소리 남. 처음엔 손님이 장난치는 줄 알았거든. 근데 그 웃음이 이상하게도 “아무도 없을 때만” 났어. 특히 야간에 진열을 정리하고 있을 때, 냉장고에서 김 새는 소리랑 같이 아주 가까이서 들려. 사장님한테 말하려다도 혹시 내가 예민한 건가 싶어서, 그냥 웃음소리 들릴 때마다 고개를 돌렸어.
사건은 첫 주 금요일 밤이었어. 마감 한 시간쯤 남았을 때, 담배 진열대 뒤쪽에서 아주 옅게 “히히” 하는 소리가 났지. 내가 물건 정리하려고 진열대 앞에 섰는데, 소리는 뒤쪽에서 났어. 순간 소름 돋아서 진열대 옆을 더듬어 보듯 손을 뻗었는데, 아무도 없더라. CCTV는 천장에 달려 있지만, 진열대 뒤쪽은 사각이 생기는 구간이 있거든.
그 다음 날도 똑같이 나왔어. 내가 계산대 뒤에서 띵동 소리 나는 물건(택배나 배달) 확인하고 있는데, 갑자기 “키득” 하는 웃음이 들리더라. 정확히는 진열대 뒤 종이 박스, 그러니까 비닐 포장지랑 리필 박스들 쌓아두는 공간 쪽. 웃음이 나고 나면, 항상 그 구역에서 뭔가가 살짝 부딪히는 소리가 따라왔어. 가끔은 아주 천천히, 누가 걸어오는 것처럼 바닥을 스치는 소리도 나고.
처음엔 손님 장난이라 생각해서 진열대 앞을 제대로 훑었어. 그런데 이상한 게, 웃음이 날 때마다 손님들은 다른 곳에 있었어. 계산할 때도, 매장 안에 있는 사람 수는 내가 대충이라도 다 확인해. 나 말고 진열대 뒤로 들어갈 사람은 없었고, 점원 출입문도 비번 잠금이라 손님이 함부로 들어갈 수가 없어. 그럼에도 소리는 계속 “거기”에서만 나오는 느낌이었지.
나는 미친 듯이 신경 써서 점검했어. 진열대 아래, 벽 쪽 틈, 그리고 진열대 뒤로 연결되는 선반 구조까지 손으로 확인해 봤는데, 걸리는 건 없었어. 그런데 매번 웃음이 똑같이 시작되는 패턴이 있더라. 내가 진열대 뒤쪽을 볼 수 있게 몸을 돌리는 순간에 바로 웃음이 터져. 누가 “봤어?” 하는 것처럼 소리 톤이 바뀌는 느낌. 그래서 오히려 쳐다보지 않으면 안 들릴 것 같아서, 일부러 고개를 돌리지 않고 정리만 하다가 멈칫하는 순간이 있었어.
그때부터는 타이밍이 더 정확해졌어. 밤 11시 40분쯤, 내가 냉동식품 유통기한 확인하려고 테이블 쪽에 서 있으면, 진열대 뒤에서 숨 삼키는 소리 같은 게 먼저 나고 그 다음에 짧은 웃음이 나. 웃음이 너무 짧아서 “누가 따라 웃는” 느낌이 아니라, 스스로 흥이 나는 것 같았어. 그리고 웃음이 끝나면 늘 같은 자리에서 뭔가가 ‘툭’ 떨어져. 종이 포장지가 바닥에 굴러오는 정도인데, 내가 정리한 걸 누가 다시 흩트린 것처럼 늘 제자리가 아니야.
그래서 결국 사장님한테 말했어. CCTV 사각이 있다는 것도 있고, 그냥 “진열대 뒤에서 소리가 나요” 정도로만. 사장님은 처음엔 웃으면서 “창고에서 바람 새나 보지”라고 하더라. 근데 다음 날, 사장님이 직접 진열대 뒤쪽을 확인하러 들어갔다가 얼굴이 하얘지더니 말이 없어졌어. 나중에 퇴근하고 나서야 들은 건데, 진열대 뒤에 오래된 철제 선반이 하나 더 있고, 그쪽이 예전에 누가 쓰러져서 고쳐졌다는 식으로 들었다고 하더라. 정확한 내용은 모르겠지만, “그 구역 손대지 마” 같은 말만 남겼어.
그 뒤로 나는 더 조심했어. 진열대 뒤쪽으로는 아예 손이 안 가게 하고, 박스는 밖으로 꺼내서 정리했지. 그런데도 가끔은 웃음소리가 나. 다만 예전처럼 “여기야” 하고 들이대는 느낌이 아니라, 매장 어딘가에서 흘러나오는 것처럼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들리는 거야. 그러다 어느 날, 마감 다 하고 불 꺼지기 직전, 조용해진 매장에서 정확히 한 번 웃더라. 그 웃음이 내가 고개를 돌렸을 때 들린 게 아니라, 내가 계산대 불을 끄고 손을 내리자마자 들렸어.
마지막으로 남는 건 그때의 소름이야. 웃음이 끝났는데, 진열대가 아주 미세하게 ‘끼익’ 소리를 냈어. 아무도 손대지 않았는데도 말이야. 그리고 다음 날 출근하니까 진열대 뒤쪽에 놓아뒀던 리필 박스 하나가, 내가 정리해둔 방향과 반대로 딱 맞춰져 있더라. 누군가 장난치는 게 아니라, “네가 보는 방향을 기억한다”는 식으로. 지금도 그 웃음이 생각나면, 매장 불을 끄는 순간이 유독 느려져. 혹시 너도 편의점 야간 알바라면, 진열대 뒤를 정리할 때 한 번만 멈춰서 들어봐. 웃음이 나기 전에, 이미 네 등 뒤가 먼저 반응하고 있을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