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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화장실에서 손 닦는 순간 누가 문을 잠갔음

2026-10-28 04:29:14 조회 0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회사 화장실에서 손 닦는 순간 누가 문을 잠갔음

그날도 평소처럼 야근 정리하다가, 화장실에 들어가서 손 씻고 마지막으로 수건으로 손을 닦고 있었어. 자동 센서등이 켜졌다 꺼지는 소리랑, 수도에서 떨어지는 물소리만 들렸는데 딱 그 타이밍에 잠깐 바람이 확 들어오더라. 그리고 다음 순간, 딸깍 소리랑 함께 안쪽에서 잠금이 걸린 느낌이 났어. 나는 설마 버튼 잘못 눌렀나 싶어서 문손잡이를 잡았는데, 잠금 표시가 켜진 채로 그대로였어.

솔직히 처음엔 장난인가 싶었지. 회사에 가끔 친한 애들이 “어디 가냐” 하면서 문 앞에서 웃는 경우가 있거든. 근데 화장실은 2층에 있고, 그 시간대엔 대부분 다 자리를 비우는 편이라 사람 있는지부터가 애매했어. 그래도 혹시 누가 들어왔다가 나가려다 잠근 걸 수도 있으니까, 문을 두드리며 “야, 나 문 열어줄 수 있어?” 하고 불렀어. 내 목소리가 생각보다 크게 울리는데도, 답은 하나도 안 돌아왔어.

나는 문에 귀를 대고 안쪽 소리를 들으려 했는데 아무것도 안 들렸어. 물소리도 한 박자 늦게 뚝 멎는 것 같고, 그 다음엔 형광등에서 미세하게 윙— 하는 소리만 남았지. 휴대폰은 책상에 두고 왔고, 직원용 출입카드는 내가 원래 들고 다니는 타입인데 그날은 손에 물 묻을까 봐 그냥 두고 왔어. 그러니까 내 선택지는 “문 열릴 때까지 기다리기”랑 “그냥 크게 소리 지르기”뿐이었어.

그래도 막상 두 번째로 문을 치니까, 이번엔 문틈 쪽에서 아주 짧게 무언가가 끌리는 소리가 났어. 손톱 같은 걸로 문을 긁는 느낌은 아니고, 무게감 있는 물체를 끌 때 나는 소리였달까. 나는 순간 등골이 서늘해져서 더 이상 부르지 못했어. 괜히 소리 더 내면, 상대가 “아 들켰다” 하고 더 숨어버릴 것 같아서. 근데 그렇다고 완전히 조용해지면 나를 확인하는 느낌도 들더라. 진짜 기분이 묘했어.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가늠이 안 됐는데, 자동 환풍기가 돌아가면서 바람이 아주 느리게 문틈으로 새어 들어왔어. 그 바람 방향이 이상했어. 문 안쪽에서 바깥으로 불어오는 게 아니라, 반대로 밖에서 안쪽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 그래서 혹시 누군가 문을 바깥에서 막고 있는 건가 싶었는데, 그런 확신이 들 정도로 증거가 있는 건 아니었어. 다만 바람이 들어올 때마다, 손 닦은 휴지 조각이 아주 미세하게 흔들리는 걸 봤거든. 그게 내가 아직 안쪽에 있다는 걸 “누가” 알고 있는 것 같아서 더 겁났어.

마침 그때, 복도 쪽에서 누가 지나가는 발걸음 소리가 들렸어. 나는 거의 반사적으로 “여기요!” 하고 외쳤는데, 소리는 분명히 내 쪽으로 오다가 멈칫하더니 다시 멀어졌어. 이게 더 무서웠다. 누군가 듣고도 모르는 척한 건지, 아니면 내 소리가 안 들린 건지 모르겠는데, 적어도 누군가가 ‘문 앞’에 잠깐은 있었던 것 같았어. 문을 끊임없이 두드리면 언젠가 열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잠금은 그대로였고 문 손잡이는 차갑게만 느껴졌어.

결국 나는 화장실 안쪽 변기 옆에 있는 작은 휴지통을 끌어당겨서 문 쪽으로 밀어보려고 했어. 당연히 열리진 않겠지, 하지만 뭔가를 “시도하는 것” 자체가 숨 쉬는 데 도움이 되더라. 그 순간 휴지통을 끄는 소리랑 동시에, 또 딸깍 하는 소리가 났어. 근데 이번엔 잠금이 풀리는 소리가 아니라, 문이 ‘다시 잠기는’ 쪽에 가까웠어. 나는 욕이 나오려다가 참았어.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이 “아, 누가 밖에서 장난치는 게 아니라, 아예 내가 있는 걸 의도적으로 확인하는구나”였거든.

그날 이후로 나는 회사 화장실 갈 때마다 문 손잡이를 잡기 전에 주변을 먼저 봐. 특히 2층 복도 쪽은 CCTV가 있다고는 들었는데, 이상하게 화장실 내부는 각도가 애매하더라. 그리고 손 닦는 위치에서 문 쪽을 보면, 어느 쪽이든 시선이 닿지 않는 사각이 있어. 그래서 더 소름이 돋았던 건, 누가 문을 잠글 때 “내가 손 닦고 있던 그 순간”이 딱 맞아떨어졌다는 거야. 내가 움직이기 전에도, 물을 끄기 전에도 잠겼거든. 마치 내가 그 타이밍에 딱 ‘멈춰있게’ 기다린 것처럼.

다행히 몇 분 뒤에 누군가가 열쇠로 문을 열어줬는데, 그 사람은 “아까부터 문이 안 열리더라”라고만 했어. 나는 바로 따졌지. “누가 잠갔어요? 제가 부르는데 왜 안 봤어요?”라고. 근데 돌아오는 대답이 너무 무심했어. “그 시간엔 아무도 안 들어온 걸로 확인했는데… 혹시 다른 사람이랑 착각한 거 아냐?” 그 말이 지금도 웃기면서 동시에 등에서 식은땀이 나. 내가 화장실 안에서 손 닦던 순간, 회사가 나를 ‘한 번 더 확인’하고 싶어 했던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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