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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리셉션 전화가 내 번호로 다시 걸려옴

2026-10-28 12:29:11 조회 0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병원 리셉션 전화가 내 번호로 다시 걸려옴. 그날 밤만 해도 별일 아니겠지 하고 넘겼는데, 생각할수록 그 목소리가 자꾸 내 머리 속에서 다른 각도로 돌아가더라. 전화가 끊긴 뒤에도 발신자 표시는 그대로였고, 내가 전화를 건 적도 없는 번호였어.

처음엔 새벽이었어. 나는 원래 늦게까지 폰을 보다가 잠드는 편인데, 그날은 알람도 안 울렸는데도 갑자기 화면이 켜지더라고. 받기만 하면 끝일 줄 알았지. 그런데 상대는 “OO병원 접수 리셉션입니다. 성함 확인 부탁드립니다.”라고 차분하게 말했어. 내 이름을 부르는데, 이게 또 맞는 거야. 그래서 순간 ‘아, 예약 확인 전화인가 보다’ 싶었어.

문제는 그 다음이었어. 내가 “네, 예약이요?”라고 묻기도 전에 상대가 말을 끊고, “통화 연결이 끊겼습니다. 다시 한 번 확인하겠습니다. 지금 전화하신 번호가 맞나요?”라고 물었어. 난 분명 아무한테도 전화한 적이 없었고, 예약도 내가 직접 했던 기억이 없었거든. 그래도 혹시 내가 까먹었나 싶어서 내 번호 맞다고 했지.

그때 리셉션 쪽에서 아주 잠깐 정적이 있었어. 이어서 들리는 소리가… 전화기 너머에서 다른 전화가 울리는 소리랑 비슷했거든. 동시에 안내 멘트가 아주 작은 잡음처럼 겹치고, 상대는 “죄송합니다. 방금 전 통화는 저희 쪽에서 다시 들어온 겁니다.”라고 했어. ‘저희 쪽에서 다시 들어온다’는 말이 이해가 안 됐는데, 이상하게 그 말이 끝나자마자 내가 통화 끊은 적도 없는데 전화가 툭 끊겼어.

나는 바로 발신자 표시를 다시 확인했어. 분명 병원 번호였는데, 그 병원 번호가 내 휴대폰에 저장된 내 번호랑 마지막 네 자리까지 똑같았어. 처음엔 그냥 착각인가 했는데, 화면에 뜨는 번호를 그대로 메모해뒀거든. 그리고 10분쯤 지나서 또 전화가 왔어. 이번엔 아까보다 더 늦게 울렸고, 받는 순간 같은 목소리가 아니라 다른 직원처럼 들리는 사람이 “아까 연결된 분 맞으세요?”라고 물었어.

난 “네, 방금 끊겼었는데요”라고 말하려다 멈췄어. 상대가 내 이름을 다시 부르면서, “리셉션에서 다시 걸어드린다고 했는데 고객님 번호로 계속 들어옵니다.”라고 말했거든. 그 말이 너무 노골적이어서, 나는 “무슨 소리예요? 저도 방금 받은 건데요.”라고 했지. 그러자 상대는 잠깐 숨을 들이쉬더니, “고객님, 통화 로그 한번 확인해보실 수 있나요?”라고 물어. 이게 무슨 병원 상담이냐 싶었는데, 난 결국 통화기록 화면을 켰어.

통화기록엔 ‘발신’으로 찍혀 있는 게 있었어. 분명 내가 누른 건 없는데도. 시간은 방금 아까 끊긴 시간하고 딱 맞았고, 발신 번호 칸엔 병원 번호가 아니라 내 번호가 찍혀 있었어. 그리고 이상하게도 ‘통화 연결 성공’ 같은 문구가 떴어. 나는 그제야 어렴풋이 느낌이 왔어. 누군가가 전화를 잘못 돌린 게 아니라, 시스템이 내 번호를 병원 쪽 통신으로 착각하는 것처럼 보였다는 느낌.

그래서 나는 아침이 되자마자 그 병원에 전화했어. 대표번호로 연결해서 “새벽에 리셉션에서 제 번호로 다시 걸려왔어요. 혹시 착오가 있었나요?”라고 물었지. 그런데 상담원이 내 질문을 듣더니, 잠깐 멈칫하는 걸 느꼈어. 그리고 아주 조용한 목소리로 “고객님, 저희가 새벽에 걸어드릴 상황이 없어요. 그리고 그 시간에 접수 전화가 두 번 이상 동시에 들어온 기록이 없고요.”라고 말했어.

그 말 듣는 순간 등 뒤가 서늘했어. 난 “그럼 왜 제 통화기록에 발신으로 남죠?”라고 묻자, 상담원은 “시스템 오류일 수도 있습니다.”라고만 답했어. 그런데도 마음이 안 놓여서, 나는 다시 통화기록을 눌러 봤고, 그때야 이상한 걸 더 봤어. 통화기록 맨 위에 ‘수신’으로 남아있는 병원 번호가 있었는데, 그 아래에 또 한 통이 있었거든. 그 통은 발신이 아니라 부재중으로만 남아 있었고, 시간은 내가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손을 뻗기 직전이었어.

그 뒤로 나는 병원에 예약을 한 적도 없는데, 가끔 생각나면 휴대폰을 확인하게 돼. 통화기록에 같은 시간대가 반복해서 스치듯 남아있을 때가 있거든. 물론 숫자나 시간은 매번 조금씩 달라. 근데 그 목소리만큼은, 내가 다시 걸지 않아도 내 번호로 돌아오는 느낌이 있어서… 오늘도 가끔은 밤이 오기 전에 전화를 미리 꺼버리게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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