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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에서 밤마다 창문 틀이 살짝 열린 채로 있음

2026-10-29 08:29:10 조회 1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원룸에서 밤마다 창문 틀이 살짝 열린 채로 있음. 처음엔 그냥 바람이 세게 불어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그게 너무 규칙적이라서 어느 날부터는 “아, 이건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더라.

그 방에 산 지 두 달쯤 됐을 때부터였어. 퇴근하고 들어와서 창문을 꼭 잠그고 커튼을 치면, 다음 날 아침에 보면 창문 틀이 딱 1~2cm 정도 열려 있어. 손가락 두 마디도 안 들어갈 정도인데, 신기하게도 바람이 오는 날이 아니라도 꼭 그만큼 열려 있더라.

처음엔 내 실수겠지 하고 하루 이틀은 그냥 넘겼어. 근데 비가 오거나 바람이 없는 날에도, 심지어 난방 틀어놓고 창문 닫는 게 습관인 날에도 똑같았어. 손으로 창문을 닫으면서 “이 정도면 확실하지” 싶게 눌러도, 밤만 지나면 같은 위치로 돌아가 있더라고.

그래서 시험 삼아, 잠자기 전에 창문 틀에 종이쪽지 하나를 끼워두는 걸 해봤어. 다음 날 그 종이가 찢겨 있거나, 한쪽이 살짝 구겨져 있으면 괜찮은데, 이상하게도 종이는 멀쩡하고 대신 위치만 조금씩 바뀌어 있었어. 마치 누가 창문을 열었다가, 종이는 건드리지 않고 딱 다시 끼워맞춘 것처럼.

그 후엔 더 노골적으로 체크했지. 창문 손잡이 주변에 투명 테이프를 얇게 붙여서 “열리면 반드시 티가 나게” 만들었어. 결론은… 아침에 테이프는 멀쩡한데, 손잡이 쪽은 미세하게 들린 흔적이 있었어. 테이프가 끊긴 건 아닌데, 마치 누가 아주 조심스럽게 힘을 줬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은 느낌이랄까.

관리실에 물어보기도 했어. 내 방만 유독 그런 건지, 창문 틀이 원래 헐거운 건지. 근데 관리실 아저씨는 “다들 잘 쓰시는데요” 하면서도, 방문해서 보더니 “창문 고무가 좀 닳긴 했네요. 바람 들어오지 않게 조절해볼게요”라고 했지. 조절을 한다고 해놓고, 며칠 지나 또 똑같이 열려 있더라.

그때부터는 소리에 더 예민해졌어. 밤이 되면, 딱 잠들기 직전쯤에 아주 작게 “딸깍” 하는 느낌이 나. 귀로 듣는다기보단, 진동처럼 느껴져. 침대에서 몸을 뒤집어 창문 쪽을 보면, 커튼 틑 사이로 어둠이 한 번 출렁이는 것 같기도 하고. 물론 내가 상상한 걸 수도 있겠지만, 그 ‘딸깍’이 있기 전날엔 창문이 안 열려 있는 걸 한두 번 봐서 더 헷갈렸어.

어느 날은 휴대폰을 충전기 꽂아놓고 녹화까지 해봤다. 배터리 아끼려고 밤새는 못 하고, 새벽 2시~3시 구간만 찍었는데 영상은 특별한 게 없었어. 움직임도 없고 그림자도 안 보이고, 창문도 닫힌 채로 보였거든. 그런데 아침에 확인해보면 또 똑같이 1~2cm가 열려 있었어. 그럼 질문은 하나야. 내가 못 본 사이에 열린 건지, 아니면… 아예 다른 방식으로 “원래 있던 것처럼” 맞춰져 있는 건지.

마지막으로 내가 해본 건, 창문 틀에 아주 작은 모래를 한 알씩 떨어뜨려서 흔적이 남게 만드는 거였어. 바보 같지? 근데 진짜 바보 같은 게 제일 무서운 법이더라. 아침에 모래가 조금씩 옮겨져 있었고, 창문이 흔들린 양상과 딱 맞아떨어졌어. 열고-닫는 행동이 있었다는 건 확실한데, 이상하게도 방 안에는 아무것도 흐트러지지 않았어. 신발장 냄새나 먼지나 그런 것도 그대로였고, 문고리나 침대 주변도 멀쩡했거든.

그날 이후로는 일부러 창문을 더 세게 닫아보는 걸 그만뒀어. 오히려 커튼을 치지 않고, 창문을 닫아도 손을 떼는 순간이 더 안전한 것 같았거든. 이상하게도 닫고 나서 “이제 됐지?” 하고 확인하려고 손을 다시 대는 날엔, 다음 날 창문이 더 크게 열려 있었어. 지금도 밤이 되면, 나는 자꾸 창문을 보지 않으려고 애써. 그런데도 잠깐 잠깐, 어둠이 틀 사이로 스치고 나면… 열려 있는지 아닌지가 아니라, 누군가가 “열어둔 채로 알맞게 숨 쉬고 있다”는 느낌만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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