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복도 끝에서 반짝이는 눈동자
회사에서 야근을 하다가 복도 끝에서 갑자기 반짝이는 눈동자를 봤다. 처음에는 동료가 남은 일을 하면서 노트북 화면을 보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복도가 텅 비어 있었고, 아무도 없었다는 게 이상했다.
그 눈동자는 어둠 속에서 작게 빛나고 있었는데, 너무 선명해서 처음엔 눈이 부신 줄 알았다. 얼핏 보기엔 사람 눈동자처럼 생겼는데, 가까워질수록 뭔가 비정상적이고 차가운 느낌이 들었다.
나는 놀라서 잠시 숨을 죽였는데, 그 눈동자가 천천히 움직이면서 복도 끝 벽 모서리 쪽으로 사라졌다. 그 자리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벽지도 모서리의 그림자도 아니었다. 그저 깜깜한 어둠뿐이었다.
이후로 그 복도는 왠지 모르게 소름 끼쳤다. 평소에는 일찍 퇴근하는 동료들도 야근할 때 혼자 그 길을 지나가는 걸 꺼려했다. 사무실에서 들려오는 소리도 조금씩 이상해졌고, 이상한 속삭임 같은 게 저 멀리서 들리기도 했다.
한번은 밤에 청소 아저씨가 그 복도 끝에서 뭔가를 마주쳤다고 했다. 무언가가 빛나는 눈을 하고 서 있었는데, 말을 하려다가 갑자기 사라졌다더라. 그 이후로 청소 아저씨도 출근 시간이 바뀌었고, 그 복도 쪽은 절대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나는 호기심이 생겨서 조심스럽게 그 복도 끝까지 가본 적이 있다. 다가가자 갑자기 온기가 쏙 빠지는 느낌이 들었고, 숨이 턱 막혔다. 그때 그 눈동자가 다시 나타났는데, 이번에는 작게 속삭이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돌아가”라는 말 같았다.
이후에 그 복도에서는 이상한 일이 자꾸 일어났다. 컴퓨터가 혼자 켜졌다 꺼지기도 하고, 갑자기 온도 차가 심해졌다. 여러 명이 동시에 그 눈동자를 봤다고 말했지만, 회사는 그냥 터무니없는 헛소문이라며 무시했다.
요즘은 그 복도 끝에 아무도 가지 않는다. 심지어 관리자도 그쪽에서 작업하라고 하지 않는다. 내게 그 눈동자는 단순한 환상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 또는 무언가가 그곳을 지키고 있다는 느낌이 지워지지 않는다.
가끔 퇴근할 때 복도 끝을 힐끗 보는데, 여전히 반짝이는 눈동자가 보일 때가 있다. 그 눈동자는 나를 바라보는 게 아니라,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날 이후로 야근할 때마다 그 눈동자가 다시 나타날까 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사실 그 복도 끝에선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단지, 그 눈동자가 다시 빛날 때면 뭔가 너무 가까이, 너무 깊숙이 내 삶에 스며들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