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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담배 진열이 누군가 다시 정렬해놓고 감

2026-10-30 16:29:14 조회 1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편의점에 들어갔는데, 담배 진열이 딱 맞춰져 있더라. 내가 평소에 손 닿는 위치만 슬쩍 고르는 편이라 늘 눈에 밟히는 구성이 있는데, 오늘 건 뭔가 달랐어. 케이스에 담배 라벨이 정면으로 딱 정리돼 있었고, 줄도 예전이랑 똑같이 맞춰져 있었거든. 근데 내가 고개를 돌린 순간, 그 ‘정리된 상태’가 어딘가 불편하게 느껴졌어. 마치 누가 일부러 내 시선이 닿기 전에 정리하고 기다린 것처럼.

사실 그 편의점은 자주 가는 편이야. 새벽에 야식 땡길 때도 있고, 출근길에 물이랑 간단한 거 사러 들르는 날도 많고. 담배 진열대는 늘 조금씩 비뚤어져 있었어. 어떤 날은 누가 대충 빼고 다시 넣어서 한쪽 라인이 살짝 틀어지고, 어떤 날은 바꿔 꽂아놓는 사람 때문에 브랜드 순서가 어긋나 있기도 했고. 근데 오늘은 그게 너무 완벽했어. 손대기 전엔 절대 저렇게 안 나오잖아, 라인 정렬이.

나는 담배를 고르면서도 계속 진열대를 훑게 됐어. ‘누가 지금 막 정리했나?’ 싶은데, 점원은 카운터 안쪽에서 다른 손님 응대 중이었고, 계산대 앞에는 나 말고 아무도 없었어. 진열대 앞에 서 있는 시간은 길지 않았는데, 이상하게도 손잡이처럼 딱딱하게 정렬된 느낌이 들었지. 종이 코팅 같은 라벨이 한 장도 비스듬하지 않게 세워진 게, 오히려 너무 티가 났어.

담배 한 갑을 집으려는데 손끝이 멈칫하더라. 어떤 브랜드는 손잡이 방향이 보통 사람들하고 반대였어. 보통은 손이 들어오는 각도에 맞춰 살짝 돌아가 있거나, 그냥 대충 빼고 넣어서 흐트러지잖아? 근데 오늘 건 전부 손이 닿는 면이 똑같은 각도로 맞춰져 있었어. 그걸 깨닫는 순간, 이상하게 목 뒤가 서늘해지면서도 그냥 ‘누가 성실하게 정리했나 보다’ 하고 넘어가려 했어. 그러면 편하니까.

근데 결제하려고 계산대로 가는데, 점원이 나한테 말을 걸기 전에 먼저 고개를 살짝 갸웃하더라. 마치 내가 방금 전까지 진열대 앞에서 뭘 했는지 이미 알고 있는 표정 같았어. 그 점원이 “이거 찾으셨어요?”라고 묻는데, 내가 잡으려던 브랜드랑 똑같았어. 나는 “네” 하고 말했는데, 속으로는 ‘어떻게 알지?’ 싶었지. 점원 시선은 계산대 모니터 쪽을 스치듯 한번 지나가더니 다시 내 얼굴로 돌아왔어.

계산대 앞에 놓인 담배 진열대 쪽을 한 번 더 봤는데, 그때야 내가 놓쳤던 걸 봤어. 아까 분명히 내가 고르던 제품이 있었던 줄이, 방금 사이에 아주 미세하게 바뀌어 있었어. 누가 아예 다른 제품을 꽂아둔 느낌이 아니라, 내가 잠깐 손 댄 자리 주변만 한두 칸씩 다시 맞춘 느낌. 그리고 이상한 건 그 행동이 ‘대충’이 아니라는 거야. 손톱 하나로 밀어 넣어도 라인이 틀어질 텐데, 그 틀어짐 자체가 사라져 있었거든.

나는 계산하고 바로 나가려 했는데, 문 열리는 소리가 나기 전에 진열대 쪽에서 아주 작게 ‘찰깍’ 소리가 났어. 너무 작아서 내가 일부러 상상한 건가 싶을 정도로. 근데 그 소리는 분명히 진열대 방향에서 났어. 점원도 그 소리를 들었는지 잠깐 멈칫했지만, 바로 “손님 가실게요?” 같은 말로 분위기를 다시 잡았어. 나도 그냥 고개를 끄덕이고 밖으로 나왔지. 솔직히 그 순간엔 이유를 캐묻는 게 더 무서웠어.

밖에 나와서도 계속 마음이 찝찝했어. 보통 편의점에서 진열 다시 하는 사람은 나중에 쉬는 시간에 하잖아? 그런데 오늘은 내가 들어오기 전부터 완벽했고, 내가 고르고 결제하는 사이에도 다시 맞췄어. 게다가 그 ‘다시 정렬’이 내가 뭘 고르는지 알고 있는 것처럼 보였고, 점원은 그 타이밍을 아는 사람처럼 행동했어. 그래서 집에 가는 내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지. ‘설마, 내가 들어오기 전에 누군가 기다린 건가?’

며칠 뒤 다시 그 편의점에 갔는데, 그때는 또 똑같이 시작이더라. 이번엔 내가 손댄 제품 근처가 아니라, 내가 쳐다보는 라인만 먼저 정돈돼 있는 느낌. 나는 일부러 다른 쪽을 보고, 일부러 계산할 때 담배 종류를 늦게 말했어. 그래도 점원이 먼저 “그거 바로 드릴게요”라고 말하는 타이밍이 비슷했거든. 그날은 더 이상 확인할 용기가 없었고, 그냥 담배만 사고 나왔어. 근데 문 열고 나서야 깨달았어. 아까 들렸던 ‘찰깍’ 소리가 어쩌면, 누군가가 진열대 안쪽에서 물건을 “정리”하는 소리였을지도 모르겠다는 거.

그 뒤로 나는 담배를 사러 갈 때마다 진열대를 똑바로 보지 않으려고 해. 눈이 가는 순간, 누군가가 그 시선을 따라 맞춰놓는 것 같아서. 지금도 가끔 생각나. 편의점에서 담배 진열이 누군가 다시 정렬해놓고 감—그게 단순한 손님 행동인지, 아니면 누군가가 ‘다음 손님’의 움직임까지 계산하고 있었던 건지. 그리고 가장 소름은,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진열 상태가 계속 내 주변을 맴돌았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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