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 옥상에 놓인 신발 한 켤레의 주인
원룸 옥상에 신발 한 켤레가 놓여 있었다. 처음엔 누가 실수로 두고 간 줄 알았다. 이렇게 작은 원룸 건물 옥상에 사람 발자국도 별로 없는데, 신발이 왜 저기 있을까 싶었다.
그 신발은 검은색 운동화였는데, 낡은 것도 아니고 오히려 새신발에 가까운 상태였다. 옥상 문 근처 구석진 곳에 가지런히 놓여 있어서 아무렇게나 버린 것 같진 않았다. 주인 없는 신발이라면 보통 뒤집어져 있거나 흩어져 있기 마련인데 말이다.
그래서 호기심에 옥상 주변을 한 바퀴 돌아봤다. 근처에 흔적 같은 건 없었다. 신발이 놓여 있는 바로 옆에는 낡은 벤치 하나가 있었고, 약간의 담배꽁초만 버려져 있었다. 이상한 점은 옥상에는 아무도 없다는 건데, 신발은 분명 사람이 신는 물건 아닌가.
며칠 후, 내 친구가 그 원룸에 잠시 머물면서 얘기를 해줬다. “사실 거기 전 입주자가 한 달 전에 갑자기 연락 끊겼대. 자기 방에서 몇 시간 동안 옥상으로 가는 문 열리는 소리가 계속 들렸다고.” 그 얘기를 듣고 나니 갑자기 등골이 오싹했다.
더 무서운 건 그 신발이 그 전 입주자의 것일 수도 있다는 것. 이유도 없이 맨발로 옥상에 올라간 사람이 왜 갑자기 사라졌는지를 생각하면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옥상에 신발만 남겨두고 일어난 일이라니, 뭔가 쉽게 설명되지 않는 느낌.
나도 한 번 직접 옥상 문을 열고 올라가봤다. 참, 문은 항상 잠겨 있었는데 이상하게 그땐 안 잠겨 있었다. 올라가면 바람이 강하게 불고, 어느 순간 발밑에서 바람 소리와 함께 발자국 소리가 나기도 했다. 근데 사람이 아무도 없는 거다.
그 신발은 아직도 저 자리에 놓여 있다. 어떤 날은 좌우가 바뀌어 있고, 어떤 날은 좀 더 옥상 안쪽으로 옮겨져 있기도 하다. 마치 누군가 신발을 신고 옥상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것 같았다.
한밤중에 그 신발을 신고 걸어다니는 그림자를 봤다는 사람도 있다. 그림자는 신발을 신은 채로 움직이지만, 형체는 분명하지 않다. 누군가를 찾는 눈빛 같은 게 느껴진다는 이야기였다.
이 원룸 옥상에 남겨진 신발 한 켤레의 주인은 대체 누구일까? 아직 아무도 답을 찾지 못했다. 그 신발이 옥상에 있는 한, 그곳의 분위기는 왠지 모르게 차갑고 쓸쓸한 기운이 감돌 수밖에 없다. 어쩌면, 신발이 남아있는 한 누군가는 계속 그곳에 머무르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