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최신글
자유/잡담 괴담 추천 0

택시 뒷좌석에 놓여 있던 낡은 인형

2026-04-13 08:30:27 조회 13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어젯밤에 택시를 탔는데, 뒷좌석에 아주 낡은 인형 하나가 놓여 있었어. 분명 그 인형이 처음부터 있었던 건 아닌 것 같은데, 택시 기사가 깜빡하고 두고 간 건지, 아니면 일부러 누군가 두고 간 건지 알 수가 없더라. 인형은 오래돼서 얼굴이 거의 다 닳아 있었고, 눈은 한쪽만 남아 있었어.

처음에는 그저 별 생각 없이 봤는데, 택시가 출발하면서부터 자꾸 그 인형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어.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더라고. 인형이 내 쪽을 자꾸 바라보는 것 같고, 조금씩 움직이는 듯한 착각까지 들었어. 물론 내가 피곤해서 그런 거겠지 싶었지만, 마음 한구석은 계속 불안했어.

택시 기사분도 별말 없고, 라디오 소리만 조용히 깔리면서 차는 계속 달렸어. 근데 갑자기 인형이 손을 흔드는 것처럼 보였어. 아, 물론 실제로 움직인 건 아니고, 인형 손이 창문 쪽에 비친 반사에 햇빛이 비치면서 그런 것처럼 보인 거야. 그렇게 생각하려고 애썼는데도, 계속 기분이 묘해서 무의식적으로 뒷좌석을 자꾸 쳐다보게 되더라고.

중간에 기사님이 도로가 복잡한 데서 잠시 멈춘 순간, 인형이 내 다리 옆으로 떨어졌어. 그때서야 아차 싶어서 인형을 다시 뒷좌석에 올려놨는데, 기사는 “아, 저건 아마 차주 아이가 두고 간 것 같아요”라고 조용히 말했어. 그 말투가 묘하게 진지해서 더 소름이 돋았어.

근데 흥미로운 건, 그 이후로도 인형이 계속 내 시선을 끌었고, 가만히 보니까 인형 옷 사이에 작은 편지가 끼어 있었어. 조심스레 편지를 꺼내 읽으려는데, 손이 떨려서 쉽게 펼쳐지지 않더라고. 겨우 펴본 편지엔 다행히도 별 내용은 없었는데, “나와 함께 있으면 행복할 거야”라는 문장이 적혀 있었어. 문장이 너무 짧고 이상해서 오히려 더 무섭게 느껴졌어.

택시가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인형과 편지를 계속 쳐다봤는데, 내려서 인형을 그냥 두고 가려다가 머리가 복잡해져서 그 인형을 인도 쪽 가방에 살짝 넣었어. 집에 와서 보니까, 인형이 더 낡아졌다는 느낌이 들면서도 왠지 모르게 내 일상에 스며드는 것 같았어. 이상하게 편안하기도 했고.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그 인형을 자세히 보니까, 인형 눈 한쪽에 빨간 실이 살짝 묶여있었는데, 거기서 갑자기 냉기가 느껴졌어. 그리고 뭔가 속삭이는 듯한 소리가 아주 희미하게 들린 것 같았어. 처음에는 그냥 기분 탓이라 생각했는데, 나중에 그 인형을 들여다볼 때마다 그 소리가 점점 또렷해지더라고.

무서워서 친구한테 이야기했는데, 친구는 그 인형이 예전에 어떤 아픈 아이가 택시에 두고 내렸다는 소문과 비슷하다고 하더라고. 그 아이가 죽을 때까지 계속 그 택시를 탔다고도 하고. 듣고 나니 정말 등골이 오싹했어. 그런데도 이상하게도 인형을 버리지 못해.

아직도 그 인형은 내 방 한쪽에 놓여 있고, 밤마다 미묘한 기운이 감돌아. 혹시 택시에 타던 그 아이가 계속 나와 함께 있으려는 걸까? 나도 모르겠어. 근데 한 가지 분명한 건, 그 낡은 인형 뒤에는 분명히 우리가 모르는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는 거야.

이 글 반응 남기기
추천과 비추천은 회원당 1회만 가능하며, 다시 누르면 취소됩니다.
추천 0 · 비추천 0
글 신고 안내
같은 회원은 같은 글이나 댓글을 1회만 신고할 수 있으며, 누적 신고가 5회 이상이면 자동으로 숨김 처리됩니다.
현재 글 신고 0회

댓글

댓글 작성은 로그인 후 가능합니다.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