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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운전석 뒤편에서 느껴지는 무언가의 시선

2026-04-15 00:29:22 조회 12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딱히 늦은 시간은 아니었는데, 서울 도심에서 택시를 탔을 때였다. 운전석 바로 뒤편에 무언가가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저 피곤해서 그런가 싶기도 했지만, 눈을 돌려 그쪽을 흘낏 쳤을 때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 그 찰나, 등골이 서늘해지는 시선이 느껴졌다.

처음에는 그냥 착각이라 생각했다. 창밖을 바라보며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던 그때였으니까. 하지만 몇 번이나 뒤돌아보려는 마음이 생겼다가 참게 되면서, 마음 한편이 계속 불편했다. 마치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택시는 차가운 금속 냄새와 함께 가끔 라디오에서 조용한 음악이 흘러나왔는데, 그 음악조차도 갑자기 음울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불빛이 깜빡일 때마다 그 ‘어떤 것’의 존재감이 짙어졌다. 뒷좌석 뒤, 운전석 바로 뒷편은 보통 택시 안에서 가장 어두운 구간이다.

나는 휴대폰을 놔두고 창밖을 더 주의 깊게 바라봤다. 그때 운전사의 얼굴도 힐끗 보게 됐다. 괜히 눈이 마주친 것 같아서 불편했지만, 그 역시 계속 도로만 응시하고 있었다. ‘설마 이 아저씨도 뭔가 알고 있나?’ 라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그 순간 택시가 갑자기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내 몸이 앞으로 쏠렸지만, 운전사는 당황하지 않고 곧 평온하게 말했다. “요즘 그런 느낌 받는 사람 많죠.” 나는 얼떨떨해 고개를 끄덕였다. 말투에선 진심과는 다른 뭔가 묘한 기운이 느껴졌다.

조금 뒤, 운전사가 뒤를 한 번 슬쩍 돌아봤다. 눈빛이 이상해서 다시 차 뒷자리 뒤편을 보려 했지만, 그때만큼은 겁이 나서 고개를 돌렸다. 창문 밖으로 빠르게 지나가는 불빛과 거리 소음이 텅 빈 공간을 채우는 것 같았다.

택시는 목적지에 도착했고, 나는 얼른 내렸다. 뒷좌석을 슬쩍 보니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그때 택시 뒤편 유리창 너머로 무언가 희미하게 일렁이는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다. 나는 그 순간부터 택시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탈 때마다 그 ‘눈빛’을 떠올리며 소름이 돋곤 한다.

한참 뒤 인터넷에 비슷한 경험담을 검색해봤다. ‘운전석 뒤편에서 시선이 느껴진다’는 글이 많았는데, 대부분 이유는 분명치 않았다. 어떤 이는 과거 택시에서 사고가 있었던 자리라는 둥, 또 어떤 이는 그곳에 ‘남아있는 존재’가 있다는 둥 얘기했다.

그렇지만, 내가 느낀 그 시선은 단순히 산 사람의 그것과는 달랐다. 마치 오래도록 기다려온 누군가가 한순간만이라도 나를 보고 싶어하는 듯한, 그런 묘한 감정이 섞여 있었다. 그리고 그 느낌은 택시를 탈 때마다 간헐적으로 돌아온다.

지금도 무심코 택시 뒷좌석에 앉으면, 운전석 바로 뒤편을 잠시 바라보게 된다. 그곳에 항상 아무것도 없지만, 분명히 나를 지켜보고 있는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진다. 그게 사람이든, 또 다른 무엇이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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