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직거래 장소에 남겨진 해진 모자
중고거래 직거래 장소에서 이상한 게 하나 남아있더라. 그날도 평소처럼 동네 카페 앞에서 거래하기로 했는데, 상대방이 시간을 좀 늦게 와서 난 혼자 기다리고 있었다.
근데 카페 입구 한쪽 구석에 해진 모자가 하나 떨어져 있었어. 좀 낡고 색도 바래서 오래된 것 같았지. 나는 ‘아, 누가 두고 갔나 보네’ 하고 별생각 없이 그 모자를 살짝 들어봤다.
그 순간 갑자기 근처에서 이상한 기운 같은 게 느껴졌달까?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데, 모자를 만지는 순간 찝찝하고 묘하게 무거운 느낌이 확 들었어. 뭔가 눈에 보이지 않는 시선이 느껴진달까.
나는 그냥 모자 주인이 올 수도 있으니까 카페 직원한테 말하려고 했는데, 직원도 그런 모자 본 적 없다며 못 본 척하더라고. 그래서 그냥 다시 모자를 두고 내 거래 상대를 기다렸지.
그런데 그날 밤, 내가 모자를 만졌던 손목 쪽에 갑자기 알 수 없는 기분 나쁜 가려움이 시작됐어. 점점 심해져서 자꾸 긁는데도 낫질 않더라. 심지어 꿈에도 그 모자가 자꾸 나타났어.
꿈속에서는 그 모자가 누군가의 얼굴처럼 보였는데, 희미한 웃음과 함께 계속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깨어나면 땀에 젖은 채로 온몸이 찌릿하고 무거웠어.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지.
다음 날 다시 그 카페에 가서 모자가 있는 자리를 봤는데, 모자는 어디에도 없었어. 분명히 내가 손을 댔던 그 자리였는데, 단 한번도 못 본 것처럼 깔끔하게 치워져 있었지.
그 이후로도 기분이 계속 이상했어. 지나가다 무심코 해진 모자를 본 것 같은 환영도 몇 번 있었고, 내 폰 속 사진 속에 모자 그림자가 어딘가에 살짝 찍히기도 했거든.
가끔 내가 모자를 그 자리에서 치우지 않고 그냥 가버렸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그 모자를 만진 뒤로 내 일상에 알 수 없는 무게가 계속 따라붙는 느낌이야.
중고거래는 조심해야 한다더니, 직접 만나 거래할 때도 이렇게 알 수 없는 뭔가가 남겨질 수 있다는 걸 그때야 깨달았다. 혹시라도 누군가 직거래하려고 한다면, 주변에 신경 쓰고 이상한 게 남아있진 않은지 꼭 한번 살펴보길 바란다.
모자 하나가 이렇게 오래, 눈에 보이지 않는 뭔가를 남길 줄은 몰랐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