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휴가 나왔는데 집 앞에 있던 낯선 군복 차림
군대 휴가 나왔는데 집 앞에 있던 낯선 군복 차림 남자가 있었다. 그 날 나는 오랜만에 집에 돌아왔다는 반가움에 들떴는데, 정작 문을 열기 전부터 뭔가 이상한 기운이 느껴졌다. 집 앞에 누군가 군복을 입고 서 있었다. 그런데 그 사람, 나를 보더니 아무 말도 없이 갑자기 고개를 숙이고 고요히 서 있었다.
처음엔 그냥 동네 군인인 줄 알았다. 우리 동네에 군부대가 있어서 휴가 나왔다가 잠깐 들른 건가 싶었거든. 그래서 나는 “여기 누구세요?” 하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근데 그 사람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그냥 고개를 더 깊이 숙였다가 천천히 몸을 돌려 골목 쪽으로 사라졌다.
뭔가 이상해서 집 안으로 들어가 부모님께 이 일을 이야기했더니, 부모님 역시 그 사람이 누군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우리 집 앞엔 이상한 기척이 계속 느껴졌다. 누군가 감시하는 듯한 시선과, 밤마다 들리는 발소리 같은 게 계속되더라.
그런데 더 소름 끼쳤던 건, 군 복장에 관해서였다. 나도 군복 입어봤고, 부대 마크도 익숙하지만 그 사람 군복에는 아무 마크도 없었고, 어깨에 붙은 계급장도 없었다. 그냥 정말 평범한 군복 같았는데, 너무 오래되고 낡은 느낌이었다. 옛날 군대에서나 입었을 법한 스타일이랄까.
내가 휴가 중이라 주변에 군인들이 꽤 있었는데, 나중에 부대 사람들에게 그 이야기를 하니 “그런 군인은 우리 부대에 없다”고 했다. 게다가 우리 동네 군인들은 대부분 휴가 때면 부대 마크를 단 군복을 입고 다닌다더라. 이 사람은 전혀 그럴 기미가 없었다.
휴가 후 다시 부대로 복귀한 뒤에도 가끔 그날 모습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 사람은 정확히 누구였을까? 혹시 이 근방에 오래전 군 복무 중 사망한 사람이라도 있었나?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인터넷에 찾아봐도 그런 기록은 없었다. 그냥 내가 본 게 뭔가 비현실적인 존재였던 건 아닐까 하는 의심만 남았다.
한 번은 밤에 꿈에서 그 군복 입은 남자가 나타나더라. 아무 말하지 않고 내 앞에 서서 고개를 드는 대신, 슬그머니 내 이름을 부르는 느낌이었어. 너무 섬뜩해서 바로 깼는데, 진짜로 그날 밤에는 집 앞에서 낯선 발소리가 들렸다. 우리 집 문 앞을 맴도는 듯한…
이후로는 그 군복 입은 남자가 다시 나타나진 않았지만, 가끔씩 군복 냄새 같은 게 기억을 스치곤 한다. 누군가 분명히 내 집 근처를 지켰던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그래서인지 휴가 나온 내 마음 한구석엔 항상 이상한 무게감이 남아 있다.
후임들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군대에는 정말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많다”는 말을 들었다. 나도 이제 그 말을 믿어야 할까 싶다. 지금도 가끔 혼자 집 앞을 지나갈 때, 그 낯선 군복 차림 남자의 모습이 어른거리곤 한다. 분명 누군가인데, 영원히 누군지는 알 수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