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문이 열릴 때마다 바뀌는 층수 표시
회사에서 야근을 하고 있었는데, 23층짜리 건물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갈 때였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층수 표시등이 갑자기 이상하게 바뀌기 시작한 거다.
보통은 위에서 아래로 자연스럽게 숫자가 줄어들거나 멈추지 않나? 근데 그날은 문이 열릴 때마다 층수 표시가 뒤죽박죽으로 변했다.
예를 들어 16층에 서 있었는데 문이 열리고 다시 닫힐 때, 올라가는 듯 19층, 5층, 21층, 3층 이런 식으로 갑자기 숫자가 막 변하는 거다.
처음에는 단순 고장인 줄 알았다. 엘리베이터 안에 몇 명 없었는데 다들 멍하니 그 광경을 지켜봤다. 그런데 이상한 건, 문이 열릴 때마다 숫자가 바뀔 때마다 엘리베이터 내부 공기가 갑자기 차가워졌다가 다시 덥혀졌다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또 어느 순간부터는 층수 표시가 실제 층과 완전히 맞지 않았다. 7층에서 문이 열렸는데 표시등은 12층이었고, 내리고 보니 분명 7층인데 아무도 없고 복도는 낯설었다. 인테리어도 약간 변한 것 같고, 조명도 평소보다 어두웠다.
“뭐지?”하며 다시 탔는데 다시 문이 닫히자마자 표시가 1층, 18층, 3층, 22층 이렇게 순식간에 바뀌었다. 그런데 각 숫자마다 문이 열릴 때마다 그 층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심지어 어떤 층에서는 멀리서 희미한 웃음소리나 속삭임 같은 게 들리기도 했다.
결국 너무 무서워져서 1층 버튼을 눌러서 무조건 내려가려고 했다. 그런데 1층에서 문이 열리니 분명 지하주차장 같았는데 벽에 낡은 포스터들이 붙어있고, 오래된 누군가의 사진이 걸려있었다.
그 사진 속 인물은 나와 닮은 사람이었다. 심장이 멎을 듯 뛰면서 사진을 자세히 봤는데, 사진 밑에 적힌 날짜가 30년 전이라는 걸 알았다. 그때부터 이 엘리베이터에서 무언가가 바뀐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나는 그냥 비상 버튼을 눌러서 가까스로 엘리베이터를 멈추고 옆 계단으로 내려왔다. 그날 이후로는 그 층 엘리베이터를 아무도 타지 않는다.
그 엘리베이터, 문이 열릴 때마다 바뀌는 층수 표시... 누군가의 시간이 교차하는 지점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