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새벽 손님이 주문한 이상한 조합의 상품들
지난 새벽, 편의점에서 일하는 나한테 정말 이상한 손님이 찾아왔어. 그는 문을 열자마자 아무 말 없이 찬찬히 매대를 훑더니, 갑자기 진열대에서 라면, 우유, 그리고 양초를 한꺼번에 집기 시작하는 거야. 손님이 주문한 그 조합이 너무 생뚱맞아서 순간 내 귀가 의심스러웠다.
평소에도 새벽에 오는 손님들은 특이한 편이었지만, 라면과 우유가 나란히 나온 건 몇 번 본 적 있어도, 양초까지 같이 사가려는 사람은 처음 봤다. 그냥 단순한 조합 자체가 묘하게 불길한 느낌을 줬달까? 나는 그에게 아무렇지 않게 계산을 도와줬는데, 계산대 위에 놓인 상품들이 내 눈길을 계속 붙잡았다.
손님은 조용히 돈을 꺼내 계산하자마자, 무겁게 고개를 숙인 채 ‘감사합니다’라고 한마디 던지고는 서둘러 나갔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뭔가 마음 한쪽이 찜찜했는데, 그 빛이 희미한 새벽 시간대라 그런지 더더욱 신경이 쓰였다.
잠시 후, 내가 정신을 차리고 나서야 계산한 물건들을 다시 한 번 바라봤다. 라면 봉지에는 낯선 글귀가 적혀 있었고, 우유는 유통기한이 이상하게도 며칠 남지 않은 상태였다. 양초는 평범한 게 아니었는데, 희한하게도 촛농 모양이 미묘하게 ‘눈’처럼 보이는 거였다. 기분 탓일 수도 있겠지만.
그날 밤, 편의점에서 근무하다가 휴게실에서 쉬고 있는데, 그 손님이 산 물건들이 계속 생각났다. 라면과 우유가 왜 같이 필요했을까? 양초는 또 왜? 아무래도 그냥 이상한 조합이 아닌 것 같아서 온라인에서 찾아봤다.
검색을 해보니, 몇몇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이 조합이 일종의 ‘의식’에 쓰인다고 했다. 예를 들어, 라면과 우유, 양초를 일정한 순서와 방식으로 사용하면 ‘복잡한 기운’을 정화하거나 ‘어둠을 쫓는’ 목적으로 쓴다는 글들이 있었다. 물론 그게 다 진짜란 보장은 없지만, 뭔가 소름 돋는 건 확실했다.
다음 날, 나는 근처 CCTV를 확인하려고 했는데, 그 손님이 머문 구역 CCTV는 이유도 없이 영상이 몇 분간 끊겨 있었다. 마치 그 시간대에 무언가가 지워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혼자서 괜히 오버하는 건지, 아니면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알 수 없게 됐다.
그 뒤로도 그 손님의 행적이나 정체는 도무지 알 수 없었고, 편의점에선 단 한 번도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날 밤 꺼림칙했던 기분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이상한 상품 조합이 미친 영향인지, 그때부터 새벽 시간 매장 안이 예전 같지 않은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가끔 혼자 매장에 있을 때, 누군가 먼 곳에서 나를 지켜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아마 그 손님이 남긴 기운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직도 그 ‘라면, 우유, 양초’의 조합은 내 머릿속에서 지워지질 않는다.
편의점 새벽 손님이 주문한 이상한 조합의 상품들이 남긴 미스터리, 이렇게 끝나는 게 아니라 나한테는 아직 진행형이다. 호기심에 빠져들면, 그 세계에서 나오기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