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 옆집에서 매일 새벽 들리는 이상한 노랫소리
원룸 옆집에서 매일 새벽 들리는 이상한 노랫소리 때문에 잠을 설쳤다. 처음에는 그냥 이웃이 라디오를 틀어놓고 자나 보다 싶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그 노랫소리는 점점 더 명확해지고 목소리도 사람 같지가 않았다.
처음 들었을 때는 멀리서 부르는 듯 애절한 여자 목소리 같았다. 그런데 새벽 3시쯤이면 꼭 들리는데, 단순한 음악처럼 느껴지지 않고, 뭔가 속삭이는 듯한, 낮은 음의 독백 같았다.
얼마나 신경 쓰였는지 휴대폰 녹음 기능으로 몇 번 녹음을 해봤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녹음에서는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노랫소리 대신 바람 소리 같은 게 잡히는 거다. 그래서 더 궁금해졌다.
궁금증에 참지 못하고 어느 날 새벽, 거실 불을 켜고 옆집 벽 쪽으로 귀를 갖다 댔다. 분명히 노래가 들리는데, 벽을 통해 들리는 게 아니라 집 안 어딘가에서 희미하게 울려 퍼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 순간 갑자기 노랫소리가 뚝 끊기고 주변이 너무 조용해져서 오히려 더 무서웠다.
그 뒤로는 노랫소리와 함께 창문 틈으로 미묘한 한기 같은 게 스며드는 기분이 들었다. 이불을 꽁꽁 싸매도 몸이 계속 오싹했고, 여느 때보다 더 깊은 잠에 들지 못했다.
옆집에 직접 살고 있는 사람을 만날 기회가 생겨서 물어봤다. “혹시 새벽에 노래 같은 거 들리냐?”고 했더니, 돌아온 답변이 “나는 그런 거 못 들었는데, 가끔 집에 없는 날 새벽에 이상한 소리가 난다고 다른 이웃이 말하긴 하더라”는 거였다. 그제야 조금 더 심상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주 후, 다시 한 번 새벽 노랫소리가 시작됐을 때 나는 용기를 내서 한 번 창문을 아주 살짝 열어봤다. 그 순간 바깥에 아무도 없는데도 왜인지 익숙한 노랫말 한 구절이 분명히 들렸다. 이상하게도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그 뒤로도 노랫소리는 끊이지 않고, 심지어 내 꿈에도 가끔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노랫소리는 점점 더 또렷해졌는데, 꿈속에서는 이 노래를 부르던 사람이 누군지 어렴풋이 보였다. 그 사람은 분명히 옆집과 관련된 오래전 이야기 속 인물 같았다.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근처 주민센터에 문의해봤다. 옆집은 몇 년 전에 임대를 하던 사람이 이유도 모르게 갑자기 나갔고, 이후로 아무도 살지 않는 빈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니까, 내가 매일 듣던 노랫소리는 실제 사람이 부르는 게 아닌 셈이었다.
지금도 새벽 3시만 되면 옆집에서 이상한 노랫소리가 들린다. 이젠 차라리 누가 들어봐 달라는 듯한 간절한 목소리라는 생각마저 든다. 그래서 나는 가끔 그 노랫소리를 들으며, 옆집 빈방에 얽힌 이야기를 상상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