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주차장 입구에 쌓여가는 버려진 신발들
지하주차장 입구에 신발들이 하나 둘 쌓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한 켤레, 그다음에는 두 세 켤레. 직원들도 자주 다니는 길이라 분명 누군가 버린 신발일 거라 생각했는데 그 양이 점점 늘어나면서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내가 일하는 건물 지하주차장 입구는 어두컴컴하고 좁은 공간이다. 평소에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도 아니고, CCTV도 일부러 사각지대가 많아 신경 쓰지 않으면 신발들이 쌓인다는 사실도 눈치채기 어렵다. 그런데 이상한 건 그 신발들이 모두 한쪽으로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처음에는 신발이 다름 아닌 버려진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낡고 해진 신발들이라 누가 치우지 않고 그냥 두는 건 줄 알았는데, 나중에 그 신발 중에 새것도 꽤 많다는 걸 알게 됐다. 그것도 분명히 한 켤레씩만 놓여 있었다. 왠지 누군가 일부러 놓고 가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직원 몇 명이 ‘누가 장난 치나 보다’라며 가볍게 넘겼다. 그런데 그 신발들이 쌓이는 속도는 점점 빨라졌다. 매일 아침 출근할 때마다 최소 두세 켤레씩은 더 있었다.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되니까 어느 날 용기를 내서 CCTV 영상을 확인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그 시간대에 지하주차장에 사람이 거의 없다는 거였다. 사람이 다니는 모습 자체가 거의 포착되지 않았다. 그런데 분명 신발은 늘어나는 중이었다. 누군가 보이지 않는 사이에 와서 놓고 간다는 말인가?
그때부터 생각이 꼬이기 시작했다. 버려진 신발이 아니라 “어떤 존재들이 그 신발을 놓고 간다”는 기분이 들었다. 누군가는 ‘귀신이 신발을 모으는 거 아니냐’는 말도 했는데, 평소엔 그런 말도 안 믿던 내가 이상하게 소름이 돋았다.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한 켤레의 신발을 몰래 들고 나와서 집에 가져갔다. 다음 날 아침 출근해서 보니 또 다른 신발이 거기에 있었다. 그 순간부터 그 신발을 들고 다니면 이상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낯선 발걸음 소리와 함께 누군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점점 신발이 하나씩 더 늘어나는 듯한 느낌.
동료들에게 이야기했지만 다들 나를 놀리거나 미친 사람 취급할 뿐이었다. 하지만 나는 확신했다. 그 신발들은 그냥 버려진 게 아니었다는 걸. 그것들은 뭔가를 기다리고, 누군가를 부르고 있는 것 같았다.
얼마 후 그 신발들 중 하나를 주워 보려던 사람이 무심코 신발을 건드리는 순간, 지하주차장 한구석에서 이상한 냄새가 퍼졌다. 그때부터 신발들은 더 이상 쌓이지 않았다. 대신 그 입구 근처엔 아무도 설명할 수 없는 누군가의 발자국만 가끔씩 발견됐다.
그래서 지금도 가끔 그 지하주차장 입구를 지나가면서 뒤돌아보면, 그 쌓여 있던 신발들 사이에서 누군가 나를 지켜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혹시 당신도 한밤중에 그곳을 지나가야 한다면, 신발들을 너무 유심히 보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