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복도에서 본 의문의 하얀옷 여자
퇴근 시간이 다가오던 어느 날, 회사 복도를 걷고 있는데 갑자기 앞에 하얀옷을 입은 여자가 서 있더라고. 사람도 아닌 것 같고, 뭔가 이상해서 멈춰 섰는데 그녀는 고개도 들지 않고 천천히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어.
처음에는 그냥 누군가 실수로 늦게까지 남아있나 싶었는데, 그때 사무실 불은 다 꺼졌고 복도도 텅 비어 있던 상태였거든. 근데 그 하얀옷은 불빛을 받아서인지 거의 빛나는 느낌이었어. 그 상황 자체가 너무 이상해서 얼른 핸드폰을 꺼내서 사진이라도 찍으려 했는데, 이상하게도 카메라가 작동하지 않았어.
조금 떨리는 마음으로 다가가서 말을 걸어보려 했는데, 그 순간 그 여자가 갑자기 천천히 고개를 들며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거야. 눈은 하얀옷보다 더 희고, 표정은 묘하게 슬퍼 보였어. 말 한마디 못 하고 서 있었는데 갑자기 그 모습이 사라졌어.
나는 순간 혼자였나 싶어서 주변을 둘러봤지만 아무도 없었어. 분명히 복도 끝까지 사람이 아무도 없었거든. 머릿속이 하얘질 정도로 당황했는데도 이상하게 무서움보다 슬픔 같은 감정이 짙게 느껴졌어.
그날 이후로도 회사 복도를 지날 때마다 그 여자가 떠오르더라. 동료들에게 말해봤자 웃기다는 반응밖에 없었지만, 이상하게 나만 볼 수 있는 존재인 것 같았어. 게다가 그 하얀옷의 자락 같은 게 바람 한 점 없는 데도 복도 바닥에 가끔씩 보여서 소름 끼쳤어.
또 한 번은 야근하느라 늦게 퇴근하던 중에, 복도 끝에서 그 여자가 다시 나타났어. 이번에는 눈을 감고 조용히 손을 내밀고 있었는데, 뭔가 손길을 느낀 것 같았어. 손이 닿지는 않는데 이상하게 차가운 공기가 손끝에 맴도는 느낌? 나는 숨도 못 쉬고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지.
그날 이후로는 최대한 야근도 피하고, 복도를 혼자 걷는 일도 줄였어. 하지만 가끔씩 사무실에 늦게 남아 있으면 낮에 본 그 여자가 생각나서 계속 신경 쓰이더라고. 인터넷에 찾아보니 하얀 옷을 입은 여자 귀신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긴 한데, 뭔가 내 경험과는 조금 달라서 더 혼란스러웠어.
최근에는 그 여자가 보인 장소 주변에 작은 흰 꽃잎 같은 게 떨어져 있는 걸 목격했어. 분명 누군가가 둔 것도 아니고, 바람도 없었는데 그 꽃잎들은 왜 그곳에 있었을까? 솔직히 말하면 그 여자가 단순한 환영 같은 존재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점점 마음이 무거워지고 있어.
지금도 회사 복도를 지날 때마다 뒤를 돌아볼까 말까 고민하는데, 모두가 퇴근한 텅 빈 복도 한가운데서 문득 그 하얀옷 여자가 나타날까 봐 두려워진다. 어쩌면 나만 보는 게 아니라, 누군가는 이 이야기를 듣고 같은 존재를 봤을지도 모르는 일이지.
누군가는 그 여자가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전하려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아직도 그 뜻을 알 수가 없다. 그리고 오늘도 나는 그 복도를 조심스레 걷는다.